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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되살린 ‘무도’, 그럼 광희 자리엔 누가 들어올까
기사입력 :[ 2017-03-20 13:14 ]


성공적으로 돌아온 ‘무도’, 관심 갖고 보게 될 또 하나의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7주 만에 돌아온 <무도>는 예상 밖의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기대하거나 그렸던 모습과 달랐다. 지난 2~3년 사이 판을 키운 ‘특집’의 빈도가 엄청나게 늘어난 데다, 연초에 정준하 대상 수상 프로젝트를 맥거핀으로 삼아 대형 특집을 여럿 예고한 상황에서 10년만의 휴가 이후 첫 출근지가 PC방이라니 다소 놀라웠다.

주간 편성 프로그램이 무려 7주간이나 휴식을 취한 초유의 사건은, TV화면으로도 전해질 만큼 에너지가 고갈된 멤버들과 의미가 점점 커지는 만큼 재미는 줄어드는 대형 특집을 봐야만 했던 시청자들이 제작진의 강력한 기획력 탈진 호소에 동참하면서 가능했다. 그런데 <무도>는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되, 늘 그랬듯 세간의 염려나 예측, 이런저런 설들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대신 허를 찌르고 한 수 앞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해석이 분분하고, PPL 논란도 있지만 이번 방송은 일종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이른바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리뉴얼이다. 이번 휴가를 계기로 기존에 쌓아온 것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

PC방과 오락실, 볼링, 부르마블로 이어지는 멤버들 간의 일련의 대결들은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한 몸풀기용 잔 펀치가 아니다. 그간 <무도>가 힘겨워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쇼의 에너지가 사라졌다는 데 있었다. 멤버들이 어울려서 왁자지껄 노는 모습이 ‘진짜 친구들’처럼 리얼하지 않게 다가왔다. 서로 주고받는 관계는 도식화되며 굳어졌다. 과거의 생기가 사라지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아니라 방송을 시청하는 기분이 든 지 꽤 됐다.

그런데 멤버들이 3대 3으로 편을 나눠먹고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며 대결하는 그림은 지난 2006년 스튜디오로 들어와 ‘쌍박’을 터트리며 캐릭터쇼의 기반을 다졌던 시절의 향수를 다시금 되살렸다. 다 큰 어른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몰려다니며 시덥잖은 대결에 열성을 다하는 모습은 웃음으로 승화됐다. 이런 순수함은 예능에서 말하는 호감의 근간이다.



그 결과 정준하, 박명수는 기존 캐릭터에 선명함을 더했고, 양세형은 정형돈의 이탈 이후 빈 보조 진행자 역할과 모든 캐릭터와 관계 맺는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유재석은 유느님이 아니라 어떤 동네나 어떤 친구들 모임에나 꼭 한 명씩 있다는 실력에 비해 성격이 안 좋은 형이란 새로운 이미지를 얻고 캐릭터쇼를 굴러가게 만드는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다. 즉, 캐릭터쇼의 핵심인 개성과 관계망을 새로이 재구성한 것이다.

멤버들은 방송 중간 중간, 녹화가 없을 때도 자주 뭉쳤음을 알렸다. 방송이 없는 기간 동안 함께 있는 모습을 SNS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이런 노출은 시청자들에게 지금 보고 있는 장면들이 단순한 방송 촬영이 아니라 실제 일상과 방송이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연장선상에서 나오는 순도 높은 리얼한 상황임을 은연중에 암시한 것이다. 이는 방전된 이 캐릭터쇼의 에너지가 이제 충전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시그널과 같다.



그래서일까 가장 재밌었던 PC방은 여러 의미가 담긴 매우 전략적인 장소로 느껴졌다. 누군가에겐 일상의 공간이겠지만 어느덧 30대 후반, 40대 후반에 육박한 중년들에겐 신세계다. 낯선 시스템과 전략 게임이란 새로운 세계는 멤버들이 다시 한 번 평균 이하인 ‘어른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주문과 같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줄 몰라 당황하는 연예인을 귀엽게 지켜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재미였다.

함께 나이가 들면서 근래 PC방을 가본 적 없는 시청자들은 멤버들이 겪는 당혹감에 십분 동감하며 웃을 수 있었고, 한 시간 동안 로그인조차 할 줄 몰라 멘붕에 빠지는 모자란 모습은 오늘날 TV와 멀어진 젊은 세대들에게도 손을 내미는 즐거운 볼거리였다. 한국에도 방문한 적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이 게임에 능통한 스텝에게 한 수 배우는 ‘클루리스 게이머’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번 특집 이름이 ‘하나마나’다. 하나마나 특집은 스튜디오 캐릭터쇼로 극강의 인기를 누리던 <무도>가 방송 스튜디오를 벗어나 시청자의 곁으로 다가간 본격 리얼버라이어티쇼의 시작점이자, 시청자와 방송 프로그램의 관계를 넘어선 친구 같은 관계로 뛰어오르게 만든 트램펄린이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멤버들끼리 이런저런 대결을 펼치는 초기 캐릭터쇼가 이어졌다. 그러니 이 작명엔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돌아온 <무도>는 캐릭터쇼의 근간을 다잡는 매우 적절한 진단으로부터 출발했다. 누구나 말하는 초심을 올 리모델링 수준의 재정비를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하나마나라는 오늘날 <무도>의 원형이 된 브랜드 이름을 굳이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함께 만들고 성장한 시청자 입장에서 새로 쌓으려는 다음 벽돌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캐릭터쇼부터 다잡고 간다면 그 벽돌은 ‘누구’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잠시 쉬고 돌아왔지만 오히려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될 또 하나의 이유가 더 늘어났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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