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연예인과 일반인의 접점에서

[엔터미디어=정덕현] 이효리가 돌아온다. 그 소식만으로도 이미 반응은 뜨겁다. JTBC가 새로 예고한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은 단 하루만에 1만 건이 넘는 신청자들이 몰렸다. 제목 그대로 효리네서 민박을 할 수 있다니 어찌 그렇지 않을까. 채택되는 이들은 무료로 제주에서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꾸려나가는 민박집에서 머물며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연예인들이 리얼리티쇼에 출연한 건 이제 꽤 오래 됐다. 하지만 그래도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건 특별하다. 꽤 오래도록 방송출연을 하지 않았고, 간간히 SNS를 통해 올라오는 사진으로 그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친자연적인 그들의 삶이 주는 편안한 판타지는 그래서 대중들에게는 한층 기대감을 높이는 지점이다.

게다가 이효리와 이상순이라는 실제부부의 삶에 대한 궁금증도 이 프로그램에 대중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제 확실히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식의 가상 리얼리티 시대는 지나갔다. 이미 tvN <신혼일기>가 실제부부인 구혜선과 안재현의 진짜 삶을 고스란히 리얼리티로 보여주는 시대가 아닌가.

다만 이러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약점으로 지목되는 건 자칫 이야기가 단조롭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넓은 관점으로 보면 JTBC의 <한끼줍쇼> 역시 바로 이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들은 진짜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골목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우연들 속에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단조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예인들이 아니라 그들이 만나는 일반인들의 진짜 사는 모습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효리네 민박>에서도 일반인 출연은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초기의 관심은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삶에 집중되겠지만 차츰 이 곳을 찾는 다양한 일반인들의 삶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그런 이야기들과 소통하는 대상으로서 편안한 느낌을 제공하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연예인과 일반인의 접점을 찾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효리네 민박>은 <한끼줍쇼>와 어떤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 다만 그 상황이 정반대일 뿐이다. <한끼줍쇼>가 연예인이 일반인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라면, <효리네 민박>은 일반인이 연예인의 민박집을 방문하는 것이니 말이다.

여기에 최근 <윤식당>을 통해 드러난 대중들의 또 다른 관심거리인 ‘개업’ 혹은 ‘창업’에 대한 이야기도 <효리네 민박>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건 효리네 집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들이 연 민박집에 투숙하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건 엄밀히 말해 새로운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 창업과정이 보여주는 난관이나 설렘 같은 것들 역시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재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리얼리티 예능은 또 다른 진화를 시작하고 있다. 그것은 그저 캐릭터 플레이를 하던 리얼 버라이어티 수준을 넘어서 진짜 리얼리티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고, 그 안에 연예인의 진솔한 삶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삶 또한 녹여내는 것이다. 리얼리티 예능은 그만큼 우리네 일반인들의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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