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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규현이 떠난 자리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기사입력 :[ 2017-05-25 13:29 ]


‘라스’, 규현의 빈자리를 노리는 연예인이 갖출 조건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장수예능 <라디오스타>가 불가피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5년 반을 함께했던 MC 규현이 5월 25일 군입대를 하면서 공고했던 MC진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합류 당시 규현이 이렇게 오래 이 자리에 있을 줄 아무도 몰랐다. 당시 그는 별다른 발송활동이 없었던 인물이었다. 아무리 슈퍼주니어의 자리고, 임시직이라고 해도 김구라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앙무대’ MC를 맡기엔 체급이 안 맞아 보였다.

그러나 규현은 이런 의구심을 불식시키며, <라스>의 중흥기를 함께한 중추로 성장했다. 그리고 입대가 임박해서도 촬영장에 나와 10주년 특집방송 녹화를 마치는 책임감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입소문이 날 만한 유명 게스트가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시청률은 다시 한 번 오름세를 기록하며 오랜 염원인 두 자릿수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단독 편성에 이어 1,2부로 나눠서 방영 중인 <라스>는 더 이상 변방의 이종 토크쇼가 아니다. 김구라와 신정환의 좌우 원투펀치에 윤종신이 리시브를 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의 요순시대를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 과거 <라스>는 게스트가 누구든, 그들이 어떤 에피소드를 갖고 있든 상관없이 MC진들의 수다와 물고 물어뜯으며, 문답으로 이뤄지는 기존 토크쇼를 껍데기처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신선함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성장해 대중적으로 성공한 힙합 MC들처럼 점차 유하게 다듬어지고 기존 시스템에 녹아들었다. 축구에서도 더 이상 과르디올라의 티키타카가 최신의 전술이 아니듯 확대 편성된 이후 <라스> 또한, 김구라, 윤종신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티키타카 대신 게스트와 공감할 줄 아는 윤종신과 전혀 그렇지 못한 김구라.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규현이 게스트에게서 사전에 준비된 에피소드를 이끌어내고 살을 붙이는 전통적인 토크쇼 형태로 변화한 지 오래다.

사전 조율 과정을 거치는 에피소드 나열식의 토크쇼로 변모하면서 독한 토크도 사라졌다. 과거에는 게스트들이 <라스>에 나가기 두려웠다는 식으로 찬사를 보냈지만, 이번 주 신동욱의 말처럼 MC들은 게스트를 놀리고 당황하게 만들기보다 편하게 잘 대해주고, 준비한 토크를 잘 이끌어내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쓴다. 단도직입적인 질문, 방송에선 절대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민감한 질문, 허를 찌르는 이야기와 놀리기 등은 이제 <라스>의 문법이 아니다.



이런 나름의 상황 때문에 5년 반 만에 체제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지만, <라스>가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중의 핵심인 김구라가 잠시 이탈했을 때도 무탈했던 만큼, 또 앞에서 언급한 이유 등으로 MC진의 교체가 대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규현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그의 역할이 부족하고 존재감이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쇼에서 4명의 MC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예전처럼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정환으로 상징되는 과거에 비해서 하는 말이다. 규현이 맡았던 자리는 마냥 쉬운 자리가 아니다. <라스>에서 MC진의 조합의 중요성과 합이 과거에 비해 많이 덜해졌다고 해도, 요구되는 수준이 까다롭다. 40~50대의 중년 선배 MC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그보다 훨씬 어린 게스트 및 시청자들과의 연령대도 맞춰야 한다. 세대의 가교이자, 다른 MC진과는 다른 전문 분야와 역할이 있어야 한다.



규현의 경우 요즘 젊은이다운 검색의 생활화, 아이돌과 뮤지컬 세계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었다. 이를 통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냈다. 그리고 다른 MC들에 비해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대타로 들어서서 안타를 때려낼 줄 아는 높은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결정적으로 다른 MC들은 이미 대중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물들이고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드러나 있는 만큼, 의외성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일종의 성장스토리 혹은 호기심을 갖게 할 인물이어야 한다. 규현은 이런 역할과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았고, 쇼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라스>는 중앙무대다. 규현은 <라스>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고 자신의 활동영역이 넓어졌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예능 고정출연 자리 중 손에 꼽을 만큼 적은 30대 이하 TO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자리다. 노리는 사람도 많고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도 하나둘 나타나지만, 규현이 했던 역할을 되짚어보니 그 빈자리를 채울 사람을 찾기가 마냥 쉬워 보이지 않는다. 나서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은 은은하게 발산해야 하고, 다른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 혹은 대중에게 알려진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자기만의 색깔을 입힐 것이고, 쇼는 계속되겠지만, 지난 5년 반 동안 <라스>의 윤활유였던 규현의 빈자리는 종종 그리고 문득 생각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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