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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슬2’, 부둥켜안고 울었지만 결국 제 갈 길 갈 텐데..
기사입력 :[ 2017-05-27 13:50 ]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과연 성공한 시리즈인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KBS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2>가 종영했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따뜻함은 품었던 예능인만큼 평가가 엇갈린다.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완수한 감동 스토리였다는 찬사부터, 저조한 시청률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평과 신선함이 너무 떨어져서 관심조차 없었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성적을 보면 헷갈릴 만하다. 2기 언니쓰의 신곡 ‘맞지?’는 멜론을 비롯한 주요 음원사이트 8곳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이른바 실시간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핫샷 데뷔했고, 또다른 곡 ‘랄랄라 송’도 10위권 안에 동시에 랭크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2일 <뮤직뱅크>에 출연하면서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했었다. 반면, 시청률과 화제성은 지난 시즌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시즌1 시청률도 별반 좋지 않은 4~7% 선이었는데 시즌2 시청률은 평균 3%초반, 최대 5%대 초반이었고 시즌2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뮤직뱅크> 무대 전후를 담은 15회의 시청률은 소폭이나마 전주 대비 하락했다.

시즌1의 출발은 각자의 소원을 멤버들이 힘을 합쳐 도와주는 일종의 꿈 실현 공동체였다. 그러던 중 아이돌 연습생으로 시작했지만 꿈을 접고 배우로 전향했던 민효린의 오랜 꿈인 걸그룹 데뷔가 빅히트를 치면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기사회생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던 정대만이 다시 체육관을 찾은 것과 같은 모멘텀의 전환이었다. 평균 4%대의 시청률은 7%대로 치솟았고, 당시 <뮤직뱅크> 출연 분이나 음원차트, 뮤직비디오 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올랐다. 하지만 뜨거웠던 성장스토리가 막을 내리자 관심도 솜사탕처럼 사라졌다. 절정의 성장스토리가 끝난 뒤 시청률은 2%대로 폭삭 내려앉으며 막을 내렸다.



시즌2는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든 것처럼, 시즌1에서 가장 성공한 부분을 정형해 평균 34세의 여성 방송인들의 걸그룹 도전기를 준비했다. 시청자들은 예능 방송사상 최악의 우려내기였던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었지만 실제 합숙하고 팀을 이루면서 월말 평가를 받는 보다 체계적인 16부작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로 돌아왔다.

JYP 대신 김형석 프로듀서가 합류하고, 보컬 안무 선생님도 코치 직함으로 적극적으로 방송에 참여했다. 아이돌 연습생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변화가 있긴 했지만 신선함, 긴장감, 목표의식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우선 이미 한번 맛 본 스토리라서 전개에 있어서의 궁금증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행사의 여왕 홍진영, 피 말리는 서바이벌쇼의 우승자 전소미, 가요계의 최정상에 섰던 YG 출신의 공민지 등이 다시 오디션을 보고, 어려움을 극복하려 부단히 노력하고, <뮤직뱅크> 무대를 앞두고 긴장감을 호소하는 데 감정이입을 하긴 어려웠다. 게다가 아이돌 연습생의 세계는 이미 서바이벌 쇼와 다큐 등을 통해 대중에게 많이 노출된 부분이다.



시즌1에서는 가수가 되기 위해 소속사에 들어갔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민효린의 꿈을 멤버들의 도움으로 이룬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은 몰입의 동기가 되었고, 라미란처럼 기대를 넘어서는 엑스펙터가 존재했다. 어떤 식의 그림이 그려질지 얼마나 완성도를 갖출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미지의 요소가 있었다.

그런데 시즌2는 출발선부터 목표 지점까지 앞서 걸었던 스토리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한채영과 강예원의 이미지 변신 과정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성장스토리가 있긴 했지만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과 방송 촬영을 위해 설정한 목표는 리얼함과 감정이입의 정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덧붙여 김숙과 홍진경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웃음을 담당하는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는 등 의외성을 선사한 멤버는 없었다. 이미 이룩한 목표는 다소 시시하게 다가왔다. 내부 공문과 협의로 출연을 조율할 수 있는 음악방송 사전녹화 무대가 한 번 더 도전할 만한 ‘꿈의 무대’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승패가 일찌감치 결정된 가비지 게임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데뷔 전날 밤 홍진영은 “혼자 무대에 섰던 것과 다르다. 떨리다”고 고백했고, 한 차례 경험이 있는 김숙은 “1위는 생각하지 않지만 음원을 공개하고 칭찬 받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음원 순위를 확인한 홍진경은 “5위 안에 들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울먹였다. 이러한 긴장감 주조와 성공적인 결말을 맞이하며 흘리는 눈물까지 시즌1과 오버랩된다. 참고로, 그때도 앞으로 다들 함께하자고 서로 부둥켜안았지만 결국 제 갈 길을 갔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온기를 품은 예능이다. 출연자들의 노력으로 빛을 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흥미 있는 콘텐츠냐는 물음에는 시청률을 바라보고 끄덕이게 된다. 청춘영화의 풋기와 싱그러움은 처음 겪는 상황을 관통하는 힘에서 나온다. 성장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감동도 마찬가지다. 이미 성공이 정해져 있고, 어떻게 해서 그 골에 도달하는지 미리 알면 이보다 더 심각한 스포일러가 없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이미 기획의도 자체가 스포일러다. 따뜻함이나 노력의 여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당장은 성공 공식이 눈에 보이고, 아쉬움의 박수가 크게 들리겠지만 예전 합창단이 그랬듯 시즌이 반복될수록 그 박수 소리의 데시벨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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