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배정남에 대한 반응 양세형과는 달랐지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아마도 지금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상황을 일컫는 가장 적확한 말이 아닐까. 어느새 <무한도전>은 제작진도 또 방송사도 함부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프로그램이 되었다. 특히 멤버 구성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래서 누군가 연달아 출연하거나 하면 ‘고정인가?’하는 질문이 던져지고, 그 때부터는 일종의 팬들의 ‘자격심사’가 이어진다.

최근 배정남의 경우가 단적이다. 지난 ‘미래예능연구소’ 특집에서 얼굴을 보인 배정남은 그 후 이효리와 제주에서 함께 찍은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에도 합류했다. 배정남은 또 김수현 특집에도 참여했고 나아가 2박3일간 진행되는 관광특집에도 함께한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그러자 ‘반고정이냐’는 이야기나 나왔고 그건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실 이런 의문이 제기된 건 양세형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양세형은 처음부터 고정출연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최근까지도 계속 그랬다. 최근 방영된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에서 이효리가 “고정이냐?”고 묻자 난감해하며 손사래를 치던 양세형의 모습은 그래서 그가 어떤 자세로 이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줬다. 그는 사실상 고정이지만 진심으로 고정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김태호 PD는 양세형이 <무한도전>의 고정출연이라는 걸 명백히 밝혔다. 그래서 지금 포털사이트에서 <무한도전>을 검색하면 그 출연자 명단에 양세형을 확실히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무한도전>의 고정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자리지만 양세형을 그걸 너끈히 견뎌냈고, 팬들 역시 그가 고정에 앉을 만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일종의 자격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그렇지만 배정남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양세형처럼 스스로 어떤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기보다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캐릭터를 부여한 면이 더 많았다. 그러니 어딘가 부족하다 느껴졌고, 그러는 와중에 ‘고정’ 이야기가 나오니 <무한도전>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태호 PD가 교통정리를 위해 직접 나섰다. 양세형은 고정이 맞지만 배정남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현재의 5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고 그 인원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그 때 그 때 도움을 주는 게스트로 채워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 들고 나는 멤버들이 잦아진 <무한도전> 찾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아닐 수 없다.

고정이 아니고 ‘도움을 주는 게스트’라는 입장으로 들여다보면 사실 이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출연하는 이들이 모두 고마운 이들이다. 어쨌든 <무한도전>이라는 꽤 무거운 왕관을 쓰지 않고도 옆에서 그걸 쓴 이들을 빛나게 해주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이들에 대한 느낌은 이렇게 달라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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