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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는 원래 그랬는데 왜 이번엔 유독 반발 거셀까
기사입력 :[ 2017-09-01 17:17 ]


‘라스’ 논란, 어쩌다 폐지 청원까지 나오게 됐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거센 반발을 만들었을까. MBC 예능 <라디오 스타>가 방영한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은 출연자였던 ‘김생민 조롱 논란’으로 시작하더니, ‘김구라’의 무례한 태도와 발언 논란으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여기에 대해 김구라도 또 제작진도 사과했고 또 재섭외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퇴출과 폐지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

사실 출연자들에 대해 센 질문들을 던지는 이런 방식의 토크가 이번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어째서 이번 방송이 이토록 큰 대중들의 질타를 받게 됐는가가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합되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이 특집이 내건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라는 콘셉트가 갖는 불편함이다. ‘염전’과 ‘욜로’. 그래서 섭외한 인물들이 염전으로서의 김응수, 김생민이고 욜로로서의 조민기, 손미나였다. 방송은 웃음 포인트로 이들의 비교점을 잡았다.



즉 조민기가 콜렉터로서 여러 대의 클래식카와 바이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마치 욜로족으로서의 부러운 삶처럼 꺼내놓은 후, 그 비교점으로서 여름휴가에 돈을 아끼기 위해 부산의 처제네 집으로 가는 김생민의 이야기를 붙여 넣고, 후배들에게 술을 사기 위해 20여만 원을 쓴 김지훈의 영수증을 보여주고는, 김생민이 자신은 9만원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닭하고 맥주로 해결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붙이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돈 자랑이 마치 ‘욜로’인 양 포장되고, 절약하는 것이 ‘염전’으로 매도되는 것으로 ‘웃음 포인트’를 삼으려한 무리수였다. 진정한 욜로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또한 왜 서민들이 그토록 절약을 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정서도 읽지 못했다. 따라서 이 콘셉트 자체가 불편했을 수밖에 없고, 거기서 특히 센 발언을 주도적으로 하는 김구라는 더욱 불편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라디오 스타>라는 토크쇼가 가진 공격적인 스타일이 지금의 달라진 예능 환경 속에서 과연 여전히 유효한가 하는 지점이다. 한때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그들의 이야기를 탈탈 터는 <라디오 스타>의 방식이 시청자들이 알고픈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으로서 지지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나와 그들끼리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토크쇼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김생민 조롱 논란이 벌어진 지점에서도 이런 정서적 분위기는 포착된다. 즉 그는 <라디오 스타> 같은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했고 그래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자신은 ‘스타급 연예인’이 아니라는 것. 즉 김구라 같은 스타급 MC들은 <라디오 스타> 같은 방송에서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김생민이 매일같이 새벽에 나가 하는 아침방송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번다. 김생민은 자신이 한 달 동안 뛰어다녀야 벌 수 있는 출연료가 김구라의 30분 출연료라고 말했다.



대중들이 김생민의 ‘영수증’에 그토록 열광하고 지지하는 건 그 서민적인 공감대 때문이다. 누군들 마음껏 사고 싶은 걸 사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처지다. 그러니 저들이 ‘욜로’라고 외치는 그런 상황에도 ‘염전’으로서의 삶을 살며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방송을 틀기만 하면 어디서든 나오는 김구라가, 서민적인 공감대를 가진 김생민의 처지와 부딪치는 지점에서 더 비화되었다. 여기에는 <라디오스타> 같은 연예인들이 말로 큰돈을 벌어가는 토크쇼에 대한 정서적 불편함 또한 깃들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대중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시대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욜로를 마치 사고 싶은 걸 사는 문화처럼 호도하지만 그럴수록 짠 내 나는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서민들의 불편함은 더 커진다. <라디오 스타>의 이번 특집은 그 기획 포인트 자체가 그것을 촉발시켰다. 거기에 김구라와 김생민이라는 어찌 보면 극과 극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가진 자와 없는 자의 대변인처럼 그려짐으로써 문제를 더욱 비화시켰다. 그리고 결국 이것은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유효성에 대한 질문까지 나가게 만들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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