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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 이곳에선 바비인형 한채영도 보통사람이 된다
기사입력 :[ 2017-09-14 10:59 ]


‘한끼줍쇼’의 위안,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엔터미디어=정덕현] 연남동 셰어하우스의 그 소녀는 왜 다시 달려와 강호동과 진지희에게 한 끼 식구가 되어주겠다고 했을까. 사실 자기 집도 아니고 함께 사는 하우스메이트들도 있어서 그녀는 선뜻 JTBC 예능 <한끼줍쇼>의 강호동과 진지희를 집으로 들일 수가 없었다. 주인댁에 물어보려 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포기했던 것. 하지만 결국 주인댁에서 선선히 허락을 해주자 그녀는 굳이 다시 이들을 찾아와 같이 한 끼를 하자고 청했다.

<한끼줍쇼>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그 소녀가 보여준 특유의 유쾌함은 강호동과 진지희의 마음까지 녹였다. 하지만 그 집에 들어가자마자 소녀는 전 날 아빠랑 다퉜다는 얘기를 꺼내며 이내 눈물을 보였다. 부산이 고향인 조금은 무뚝뚝한 모녀는 서로 떨어져 있으며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빠가 보낸 문자에는 걱정이 한 가득 묻어 있었고, 딸은 그 문자에 담긴 마음을 읽고는 먹먹해졌다.



꿈이 가수였지만 대학을 가야 한다는 현실에 잠시 꿈을 접어두고 살던 그녀는 결국 이러다가는 그저 현실에 매몰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서울에 와 꿈을 향해 달려보려 했다는 것. 딸과 아빠가 전화로 나누는 대화 속에는 무뚝뚝해도 전해지는 사랑이 느껴졌다. 하지만 어디 현실이 쉽기만 할까. 셰어하우스에서 혼자 챙겨먹는 밥상에는 그녀의 쉽지만은 않은 일상이 묻어났다. 소박한 된장찌개 하나 놓고 마주한 밥상. 어쩌면 혼자 먹는 일이 많았을 그 밥상에 함께 앉아 있는 강호동과 진지희의 모습은 그래서 더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이경규와 한채영에게 문을 열어 준 집은 연남동 토박이로 친정엄마를 여의고 아빠를 모시고 사는 착한 딸과 사위의 ‘가족드라마’ 같은 일상이 묻어났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마침 아이를 가진 아내를 위해 세세하게 마음을 쓰는 남편의 모습이 그랬고, 근처에 함께 살아가는 자매들이 찾아와 늘 서로 느끼던 고마움을 표하는 모습들이 그랬다. 엄마의 빈자리를 자매들은 서로 서로 그 온기로 채워주고 있었다.



<한끼줍쇼>가 보여주는 건 그저 평범한 이들의 일상적인 저녁 풍경이지만, 그것이 주는 위안은 의외로 크다. 저마다 각자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때론 경쟁적인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나와 하등 다르지 않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대학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녀의 모습이나, 그 소녀가 아빠와 나누는 퉁명스럽지만 느껴지는 남다른 애정 같은 것들이 그렇다. 외롭고 힘들어도 옆에 있는 형제자매들이 있고 또 든든한 남편이 있어 살맛이 나는 그 가족의 풍경 속에서 내 옆에 너무 가까이 있어 별 고마움을 의식하지 못했던 이들이 다시금 소중해진다.

이런 우리와 하등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바비인형 한채영도 빵꾸똥꾸 진지희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보통사람이 된다. 한채영은 아들 키우는 이야기로 자매들과 공감대를 갖고, 강호동의 딸 뻘 되는 나이의 진지희는 또래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들이 먹는 밥이나 우리가 먹는 밥이나 다를 것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저마다 사람은 달라보이지만 사는 모습은 비슷비슷하다는 것. <한끼줍쇼>가 주는 위로와 위안은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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