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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손석희는 왜 그 사람의 책임을 거론했을까
기사입력 :[ 2017-09-15 11:30 ]


블랙리스트, MBC 사태, 책임 없다 말하는 그 사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지난 11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공개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좌파 연예인 대응 TF’에 작성된 블랙리스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다. 거기에는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은 물론이고, 그간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문성근, 명계남 같은 배우들 그리고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양희은 같은 인물들을 포함해 총 82명의 명단이 들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이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한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의 합성 사진은 그런 짓을 국가가 나서서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두 사람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침대에 함께 누워 있는 선정적인 합성 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것. JTBC <뉴스룸>에 문성근은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정신이 없었다. 김여진은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예전에 언뜻 본 기억이 있다. 수준이 너무 저급해 일베 같은 사이트에서 만들 거라 생각했지 국정원에서 했을 거라 생각도 못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문성근은 또 오랜만에 드라마를 함께 찍은 유준상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유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그것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강제 철거된 당일 유준상이 대검찰청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 올린 글이 그 이유였다. 그는 게시판에 “하물며 우리 국민의 어른이셨다. 육두문자가 입 앞까지 나온다. 이건 아니다. 국민의 소리를 듣고 이 게시글들을 다 봐라. 그리고 부끄러워하라. 반성하고 사과하라. 정치하는 분들 참 부끄럽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님 명복을 빈다. 죄송하다. 편안히 잠드세요.”라고 올린 바 있다.



사실 업계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블랙리스트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들이었다. 윤도현이 갑자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김제동이 방송보다는 토크콘서트에 더 자주 얼굴을 보이고, 김미화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잘 나가던 방송에서 하차했다. 문성근은 무슨 일인지 방송에서도 영화에서도 그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다. 혹자들은 그것이 그저 방송사가 결정한 일이라고 치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는 것이 이번 블랙리스트 공개에서 드러난 것.

이 블랙리스트 파문은 정부가 문화계에 노골적으로 재갈을 물리려 했다는 걸 드러내는 일이며, 또한 국가가 개인의 발언이나 활동까지 조직적으로 막으려 했다는 데서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문화라는 것이 결국은 세상에 대한 어떤 균형 있는 비판이나 풍자를 동반한다는 건 그만큼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런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시대착오적인 반문화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자꾸만 거론되고 있는 이름이 있다. 바로 블랙리스트 앞에 붙어 있는 ‘MB’로 지칭되는 전 대통령의 이름이다. 그리고 또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언론 적폐 청산의 목소리에서도 또한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MBC와 KBS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그 사태의 진원지를 따라가 보면 거기서 발견되는 그 이름.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고 있는 <공범자들>을 검색하면 그 출연자들이라고 적혀 있는 김재철, 김장겸, 고대영의 맨 앞에 들어 있는 이름 역시 바로 그다. 영화 속에서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인 최승호 기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한다. “제가 MBC 출신입니다. 김재철 사장이 와서 MBC를 많이 망가뜨렸거든요.” 그러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건 그 사람한테 물어봐야지”하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미국의 전 대통령 해리 트루먼의 연설 속의 한 마디를 인용했다. “책임질 수 없으면 책임을 맡지도 말라.” 그러면서 최승호 기자가 던진 질문에 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다시 뜯어보면, “그는 그래도 지금의 공영방송의 처지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들린다”며 “최 감독은 적어도 질문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 언론, 문화 농단에 자꾸만 오르는 그 이름. 그는 과연 책임이 없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영화 <공범자들>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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