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떠나는 독일친구들, 또 오라는 시청자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역대급이다. 이런 반응은. MBC 에브리원에서 지금껏 만들었던 프로그램 중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만한 반향을 일으킨 프로그램이 있을까. 시청률은 MBC 에브리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화제성은 웬만한 지상파,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들을 훌쩍 넘어섰다.

반응은 프로그램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기 출연했던 독일친구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다니엘 린데만이야 워낙 JTBC <비정상회담> 때부터 잘 알려져 있던 터라 그 관심이야 놀라울 것이 없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겨우 4박5일 한국에서 머물며 지낸 모습이 나왔을 뿐이지만, 반응은 다니엘 린데만 만큼 뜨겁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걸까.

역사 선생인 마리오는 타문화에 대한 존중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음식을 접할 때나 아픈 역사가 담긴 곳을 찾을 때나 또 그저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봐도 그는 항상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한국 맥주를 마시고는 페터가 자신에게는 조금 싱겁다고 말하자, “그렇게 말하면 안돼. 다를 뿐이야.”라고 한 말 속에는 그가 얼마나 타국의 문화를 존중하고 또 그것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갖고 있는가가 느껴졌다.



반편 숙소에서도 자신감 넘치게(?) 속옷 차림으로 다니곤 했던 페터는 특유의 솔직함이 매력이었다. 특히 좋은 것을 대할 때면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놀라워하는 반응은 이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귀여운 면이 있었다. 처음 호텔에 들어가 비데를 발견하고 “엉덩이 바람 너무 좋아”라고 했던 천진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친구 다니엘은 초딩 입맛 때문에 버거워 하면서도 또 그렇게 맛보는 한국음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적응이 다른 친구들보다 쉽지 않았어도 그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체험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다니엘이 외국인으로서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이는 음식을 도전하고 거기에 좋은 반응을 보일 때면 그건 정말 좋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처럼 다니엘과 독일친구들은 그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다니엘 린데만이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면 마리오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를, 페터는 잘 적응하면서도 솔직한 반응을, 친구 다니엘은 적응하기 쉽지 않으면서도 경험해보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니 전체적인 여행의 합은 균형 있는 외국인들의 시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이 독일친구들에게 푹 빠졌던 진짜 이유는 그렇게 저마다 성격도 성향도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이 똑같이 우리 문화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우리도 해외를 여행할 때면 낯선 문화들에 편견과 선입견을 갖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 낯선 문화의 불편함을 뛰어넘는 건 그들에 대한 존중이라는 걸 이들은 보여줬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네 시청자들은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었다.

게다가 학창시절 만났던 친구들의 재회는 그 시절로 그들을 되돌려 놓아 순수했던 모습들을 그대로 끄집어내주었다. 학창시절의 앨범을 가져와 그 때의 사진을 다시 꺼내보며 깔깔 웃는 그 모습은 어쩌면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만 같았으니까.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에, 똑같이 보여주는 존중, 그리고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순수의 시간들이 주는 국적을 뛰어넘는 공감대까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이만큼의 반응을 일으킨 건 그저 우연이 아니었다.

이제 그들을 한국을 떠났고 독일로 돌아간 그들은 그 먼 곳에서 영상편지를 보냈다. 마리오는 꼭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했고 특히 제주도는 꼭 가보고 싶다 했다.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그들이 다시 한국을 방문해 제주도를 여행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머지않아 다시 제주도에서 그들을 볼 수 있기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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