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독일친구들과는 달랐던 인도친구들의 매력은

[엔터미디어=정덕현] 이상한 끌림이다.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인도친구들, 그 중에서도 비크람에 대해 이 방송의 패널들은 “탐나는 친구”라고 했다. 특히 딘딘은 비크람과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그가 하는 행동과 말에 웃음을 터트렸고, 다른 패널들도 그 기상천외한 면면들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비크람은 인천공항에 내리던 그 첫 날부터 놀라운 친화력과 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태원에서 소주를 마시며 엄지를 추켜올리던 그는 옆 테이블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이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소통하기도 했다. 사실 낯선 곳에 여행을 하며 그렇게 낯선 이들과 허물없이 어우러진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비크람은 특유의 ‘흥부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토록 흥에 넘치던 비크람은 다음 날 아침 다리가 아프다며 오전 스케줄을 접고 호텔에서 몸조리를 했다. 그 사이 친구들은 한옥마을을 돌아보고 한복 체험을 하며 박구람, 서상구, 강씨라는 한국이름을 얻었다. 오후에 회복된 모습으로 경복궁에 나타난 비크람은 또 놀라운 친화력을 보여주며 한복을 입은 처음 보는 이들과 연실 사진을 찍었다.

흥에 넘치고 낯가림이나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어딘지 허술한 매력이 있는 친구였다. 뭐든 잘 잃어버린다는 친구들의 증언처럼 그날 길거리에서 산 모자를 식당에 놓고 나와 다시 혼자 그걸 찾으러 가는 비크람의 그 허당기 있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국에서 21년을 지낸 럭키가 가이드해서 떠난 양평으로의 글램핑 여행에서도 비크람의 독특한 매력발산은 계속 됐다. 든든하게 돼지갈비와 장어로 배를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타본 레일 바이크에서 연실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하는 인도 친구들 속에서 비크람은 다리가 아프다며 혼자 패달을 돌리지 않았고, 이후에도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계속 대며 친구들을 시켜먹는 악동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럭키가 가져온 삼선슬리퍼에 눈독을 들이더니 결국 슬쩍 그 슬리퍼를 자신이 신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들을 시켜먹거나, 잘 잃어버리고 때론 남의 물건을 은근슬쩍 자신이 갖다 쓰는 이런 행동들은 불쾌하다기보다는 귀여운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너무 친해서 할 수 있는 행동들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그들의 친밀함을 드러내줬던 것.



비크람의 행동 하나하나는 마치 이 나이든 아재들의 나이를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해왔던 그 시절로 되돌려주었다. 오랜 친구들을 나이 들어 만났을 때 가장 좋은 건 바로 그 시절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비크람의 아이 같은 천진한 행동들이 이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줬을 거라 여겨진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수 있었던 건 독일친구들의 공이 컸다. 그들의 진지한 여행이 주는 의미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친구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마치 악동들 같은 천진난만한 시절로 돌아가 맘껏 한국을 즐기는 모습이 주는 흐뭇함이다. 손이 많이 가는 친구 비크람 같은 인물이 있어 더더욱 즐거운.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에브리원, 럭키 인스타그램]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