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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과 사업가 사이 백종원의 진심, 진짜 시험대 오르다
기사입력 :[ 2018-01-06 14:21 ]


‘백종원의 골목식당’ 딜레마, 뜻은 알겠는데 공감대 가능할까

[엔터미디어=정덕현] 아마도 진심일 것이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백종원의 애정은. 그래서 SBS가 계속 내놓은 백종원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그램들에는 모두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출연한다. 그 첫 번째는 <3대천왕>이었고, 두 번째는 <푸드트럭>이었다. 이제는 <골목식당>이다. 거기에는 어김없이 자영업자들이 등장한다. ‘천왕’의 칭호를 수여받든, 아니면 “영 기본이 안되어 있다”는 혹평을 받든. 하지만 그 진심은 과연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공감 받고 있을까.

프로그램이 이런 변화를 해올수록 백종원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3대천왕>이야 전국 각지에 있는 맛집을 천거하는 것이니 백종원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그야말로 자영업자들을 춤추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푸드트럭>으로 옮겨가면서 백종원은 장사가 잘 안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콕콕 집어 비판하고, 그걸 개선함으로서 절실한 자영업자들이 재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 했다.

<골목식당>은 이제 ‘골목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라 이름 붙여졌다. 첫 회에 이대 앞 죽어버린 골목 상권에서 라멘집, 소바집 그리고 백반집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음식을 먹어본 백종원은 아예 대놓고 악역을 자처한 듯 꽤 센 비판을 가했다. 특히 노부부가 운영해가는 백반집에서 음식을 먹어보고는 던진 “행주냄새가 난다”는 말은 그들에게는 비수가 됐을 것이다. 결국 그 과정을 지켜본 식당 주인은 눈물을 흘렸다.



물론 그런 자기비판과 성찰의 과정을 거쳐야 문제를 찾아내고 고쳐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백종원이 하는 비판은 “잘 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수용가능한 일이 된다. 하지만 이를 담아내는 방식은 역시 관찰카메라가 갖는 자극적인 틀을 벗어나진 못했다. 식당 주인이 모니터로 보고 있는 와중에 백종원이 그 빈 식당에서 음식을 품평하고 주방 안을 뒤져 문제를 찾아내는 장면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센 느낌이었다.

이런 불편한 지점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골목식당>은 그 취지만을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들어 골목을 중심으로 상권이 재편되고 있는 건, 도로 중심으로 편재된 도시 공간에서 사람냄새가 나는 공간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있다는 뜻이다. 차가운 도시를 따뜻한 정감으로 채우는 건 역시 나란히 걸으면 어깨가 닿을 듯 좁은 골목 같은 공간이 아닐까.



또 낯선 식당을 불쑥 찾아가 함께 상권 되살리기에 동참하자고 제안하는 장면은 방송적인 면에서 봤을 때도 최근의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리얼리티 카메라 트렌드를 가장 잘 구현하는 느낌이다. 마치 JTBC <한끼줍쇼>가 특정 지역을 선정하고 그 동네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한 끼를 먹는 것처럼, <골목식당>도 일단 잘 되기만 한다면 전국의 또 다른 골목으로 확장되어 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백종원이 가진 딜레마다. 백종원은 <3대천왕>에서부터 <푸드트럭> 그리고 <골목식당>까지 일관되게 자영업자들을 돕는 멘토 역할을 자처해왔지만 그럼에도 날 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존재해왔다.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그를 지칭하는 ‘장사의 신’이라는 표현이 가진 이중성 때문이다. 그는 장사의 노하우를 말해주고 있지만, 그럴수록 그가 점점 사업가의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과거 먹방과 쿡방을 했던 시절 백종원은 사업가보다는 음식연구가의 이미지가 강했다. 게다가 쉬운 레시피를 전파하며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요리의 대중화’에 충분히 그는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때도 사업가로서의 백종원은 항상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적 시선들을 만들어왔던 게 사실이다. 프랜차이즈로 크게 성공을 한 그 사업가의 이미지는 자꾸만 진정성을 오해하게 만든다.

백종원은 <골목식당>의 취지에 공감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한 바 있다. 본래 좋은 상권을 갖고 있던 이대에 장사가 잘 되니 집세가 올라가고 그래서 그들이 빠져나가자 사람들도 찾지 않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 그 이야기는 틀린 것이 없지만, 프랜차이즈로 성공한 백종원이 그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는 보는 이에 따라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것은 방송인과 사업가 사이에 놓여진 백종원의 딜레마다. <골목식당>은 그래서 백종원에게도 이 딜레마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아닌가를 가름하는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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