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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김유빈, 막장을 시트콤으로 바꾸다
기사입력 :[ 2011-11-04 17:00 ]


- ‘애정만만세’ 김유빈, 너 때문에 본다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몇 차례 방영 시간을 놓치고 나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워 그 드라마 보기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MBC <애정만만세>는 결코 그럴 염려가 없다. 현재 32회까지 진도가 나갔지만 극 초반에 봤던 사람이 지금 와 다시 접한다한들 바로 적응 못할 까닭이 없는 드라마니까. 그럼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말해보자,

‘한 남자(천호진)가 바람이 나 아내(배종옥)를 배신했다. 그리고 재혼했으나 행복하지 않다. 그의 딸(이보영) 역시 엄마와 똑 같은 전철을 밟는다. 조강지처만한 여자가 없다고 깨닫게 된 남자는 결국 이혼을 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까지 얻게 된다. 딸을 버린 남자(진이한) 또한 행복하지 않음은 물론, 하루라도 빨리 새 아내(한여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딸은 다행히 사랑하는 남자(이태성)가 생겼다. 하지만 얽히고설킨 혈연관계 때문에 앞날이 순탄치가 않다’ 이때껏 달려온 이야기가 이게 전부다. 그새 새로운 인물 몇몇이 추가되었지만 그래봤자 딱히 달라진 전개는 없다. 별 생각 없이 봐도 되고 난생 처음 보는 사람도 금세 이해가 되니 어쩌면 친절한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변화가 있다면 극의 중심이 젊은 주인공 커플(이보영, 이태성)에서 중년(배종욱, 천호진) 쪽으로 넘어갔다는 정도랄까? 젊은 커플이 처한 현재 상황은 요즘 유행하는 연상연하 커플들과 별 다를 바 없는 모양새이지만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든 말든 관심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차별이 된다. 지난 회만 해도 동우(이태성 분)의 어머니(김수미 뷴)가 재미(이보영 분)가 이혼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극적인 장면에서 끝이 났으나 이어질 이야기가 그다지 기다려지지도 기대도 되지 않으니 뭔 조화 속인지 모르겠다. 반면 돈도 명예도 지위도 다 잃고 병에 걸려 돌아온 늙은 남편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를 두고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서는 종종 갑론을박이 이는 실정이라고 하니 중심축이 옮겨 갔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지 않겠나.








이처럼 겉으론 복잡하기 짝이 없지만 알고 보면 초단순 모드의 이 드라마에도 다행히 전혀 다른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이름만큼이나 남다른 남다름(김유빈 분)네 이야기다. “오메 어쩐디야. 팔자에도 없는 필리핀 말 하게 생겼구먼.” 아빠 남대문(안상태)을 닮아 곱슬머리가 귀여운 다름이의 관심사는 여느 아이들처럼 장난감이나 만화영화가 아니라 오직 아빠의 결혼이다. 홀로 자신을 키워온 아빠가 고맙고 안쓰러워 아내를 만들어줄 생각에 직접 엄마 감 물색에 나서기까지 하는데, 잘 되나 싶었던 오영심(윤현숙 분)과 아빠의 만남이 영심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틀어지고 말자 이젠 필리핀에서라도 엄마 감을 데려와야 되는 게 아니냐며 신세한탄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름이의 눈물겨운 호소와 갖가지 노력 덕에 두 사람의 분위기는 급반전,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지지고 볶는 막장 코드의 드라마 한 편에 유쾌한 시트콤 하나가 껴있는 셈인데 대놓고 다름이 때문에 챙겨 본다는 시청자들도 꽤 많다고 하니 제작진은 김유빈에게 보너스라도 지급해야 옳지 싶다. 이 같은 여론 덕인지 차차 다름이의 출연 분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다름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감이 가지 않는, 어른들이 바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일 뿐이지 않을까? 이렇게 뭘 사달라고 조르길 하나 투정 한번 부리길 하나, 새엄마 들어오는 게 싫어 훼방을 놓을 법도 한데 오히려 새엄마를 구하려고 불철주야 애를 쓰는 어린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사람들이 다름이에게 빠져드는 건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기 때문이 다름이 역의 아역배우 김유빈의 천연덕스러운 연기 덕일 게다.

2005년생, 올해로 일곱 살이라는데 어찌 그리 사투리 연기가 자연스러운지,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KBS <공주의 남자>에서도 주인공 박시후의 조카 아강이로 등장해 앙증맞은 연기를 펼쳤던 김유빈을 지난 주 수요일 재방송된 단막극 ‘나야 할머니’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다. 눈물이면 눈물, 귀여움이면 귀여움, 전천후 연기가 가능한 타고난 배우 김유빈의 미래가 진정 기대된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그림 정덕주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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