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사이, ‘범인은 바로 너’의 관전 포인트

[엔터미디어=정덕현] 과연 넷플릭스에서 오는 4일 공개하는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는 성공할 수 있을까. 기대도 많지만 우려 역시 적지 않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가진 가능성과 100% 사전 제작이 갖는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또 다른 <런닝맨>의 하나로서 실제와 가상이 엮어진 스토리가 어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범인은 바로 너>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런닝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효진 PD가 연출을 맡았고, 그 주역이었던 유재석과 이광수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른바 ‘게임 예능’이라는 틀을 갖고 있어 <범인은 바로 너>가 <런닝맨>의 연장선에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TV라는 플랫폼과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차별점들이다.

사실 우리에게 예능 프로그램은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는 형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물론 최근에야 시즌제라는 게 도입되면서 시작과 끝을 갖게 되었지만, 지금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매주 그 시간이면 방영되는 프로그램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무한도전>이 시즌1을 13년 간 해왔다는 사실은 웃지 못 할 우리네 예능 프로그램이 가진 중대한 한계를 보여준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범인은 바로 너>는 10부작으로 이미 몇 달 전 제작이 완료되었다는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도 어떤 완결성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추리 장르를 가져온 <범인은 바로 너>가 첫 회에 마지막 회의 어떤 장면을 보여주고 플래시백 하는 스토리가 가능한 건 시작과 끝이 확실하게 나와 있는 100% 사전 제작이라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이 그저 그 시간대를 채워 즐거움을 주는 정도의 콘텐츠로 여겨져 왔다면, 이러한 완결성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이 된다.

이러한 가능성과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또한 <범인은 바로 너>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그것은 이 예능 프로그램이 가진 현실과 가상을 뒤섞은 롤플레잉 게임적인 요소가 주는 낯설음 때문이다. 즉 이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익숙할 수 있는 RPG게임을 현실로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특정한 상황들이 제작진에 의해 세팅되어 있고, 출연진들은 사전지식 없이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 게임을 하듯 추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범인은 바로 너>에는 7명의 허당 탐정단이 투입되고 특정 상황을 부여하기 위한 조연배우들이 등장한다. 박해진 같은 배우들이 들어가는 건 탐정단들에게 상황에 대한 몰입을 주기 위한 것이다. 추리를 해가는 과정은 리얼이지만, 그 상황은 가상이다. 바로 이점은 게임을 즐겨하는 세대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어색함은 물론 예능적인 코드를 통해 웃으며 넘길 수 있겠지만, 그래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면은 어쩔 수 없다.



관건은 역시 바로 이 어색한 지점을 출연자들이 어떻게 예능적으로 잘 풀어나가는가 하는 데 있다고 보인다. 그나마 기대되는 건 <런닝맨>을 통해 유재석이나 이광수 같은 출연자들이 이런 상황에 어느 정도는 연습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른 출연자들과 합을 맞춰가야 하는 면을 생각해보면 초반의 적응기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할 것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완결성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시도라는 점에서 그 성패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크다. 또한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이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낯선 형식을 대중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과연 어떨까. 내일부터 그 도전이 시작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