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까지 간 ‘시골경찰3’, 이번 시즌이 특별했던 몇 가지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 사실 MBC 에브리원 <시골경찰>은 어딘지 소소한 느낌이 있다. 경찰이라고 하면 먼저 떠올리는 게 갖가지 사건 사고 현장의 긴박함일 것이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방영되기도 했던 경찰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쇼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물론 나름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시골경찰>은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경험했던 그런 긴박감을 주지는 않는다.

이런 소소함은 <시골경찰>이 관찰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긴장감 넘치는 범죄 현장이 아니라 경찰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네 소소한 일상들과의 접점이다. 그냥 ‘경찰’이 아닌 ‘시골’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굳이 단 이유가 그것이다. <시골경찰>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리얼리티쇼가 가진 다큐와 예능 사이에서 보다 예능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울릉도편은 확실히 <시골경찰>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와 의미를 다양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했다고 보인다. 먼저 울릉도라는 특별한 섬이 가진 풍광이 그렇다. 그저 순찰 중 바라만 봐도 이색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섬. ‘울렁울렁 순찰길’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도로가 구불구불한 지형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섬과 바다의 모습이 가슴을 설레게 해서 그렇기도 하다는 걸 이번 울릉도편은 보여줬다.



경찰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울릉도의 지역 특색이 드러나는 대목도 새롭게 느껴진다. 이 곳의 특산물인 명이나물을 뿌리째 뽑아 가는 ‘불법 채취 단속’에도 나서는 장면이나, 비가 내리자 순찰 중 도로 곳곳에서 보인 낙석들은 울릉도가 아니면 보기 힘든 장면들이었다. 또 늦게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오는 학생을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켜주는 과정을 통해 그 곳에 고등학교가 단 하나뿐이고, 그래서 고등학생들은 모두 동창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이런 점들은 여타의 무수한 여행 예능들이 보여주던 지역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거기에 경찰이라는 지역 주민을 돕고 보호하는 따뜻한 시선이 들어가 있어서다.

이번 울릉도편은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독도까지 찾아갈 수 있게 된 행운도 따랐다. 독도에 발을 디딘 시골경찰들은 그 곳의 신비로운 풍광과 그 곳에서 일하는 독도 경비대, 또 유일한 주민까지 만나며 벅찬 감정에 빠지기도 했다. 그것 역시 관광객의 시선이 아니라 경찰의 시선으로 들여다봤다는 게 이 프로그램이 여타의 여행 예능과는 다르게 다가온 이유였다. 잠시나마 독도 경비대의 일원이 됨으로써, 그들 역시 그 먼 곳을 찾아주는 관광객들에게 느끼는 감사함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시골경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지역에서 실제로 일하는 경찰들과의 교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번에 울릉도에서 찾아간 북면파출소에서는 사람 좋아 보이는 소장님과 은근히 시골경찰들을 챙겨주는 츤데레 경사들과 단 며칠 사이에 돈독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근무를 마치고 헤어지는 그 이별의 순간이 아쉽게 다가온 건 그래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건 지금껏 시즌3를 이어오고 있는 출연자들의 훈훈한 매력이다. <시골경찰>은 굉장한 웃음을 전해주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또 프로그램의 성격상 그래서도 안 된다. 그 시골에서 일하시는 경찰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그 진지함이야말로 그 분들에 대한 예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골경찰>이 주는 웃음은 폭소가 아닌 미소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훈훈함에서 피어나오는 미소.

맏형으로서 또 아이의 아버지로서 지역에서 만나게 되는 현지인들에게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아주는 신현준이나, 묵묵히 진짜 일만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성실함을 보여주는 이정진, 까불대면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고 신현준과 아옹다옹하는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오대환 그리고 새로 막내로 들어와 그 누구보다 섬세하게 경찰로서의 임무에 솔선수범한 이청아까지. 생각해보면 그 누구를 떠올려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아쉬운 시즌3 종료에 시즌4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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