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과 사과를 반복하는 조혜련

[서병기의 대중문화 트렌드] 조혜련이 지난 23일 소속사를 통해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개사해 일본어 교육 교재용 노래 ‘히라가나송’으로 제작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히라가나송’ 동영상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2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모두 나의 실수와 부주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네티즌들의 지적과 비판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가 경험부족이나 열심히 하려는 과정에서 나왔다면 사과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개그 한류의 주인공인 조혜련은 계속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며 일본과 관련된 일로 매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쯤 되면 자신의 의식 수준을 점검해야 할 듯하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는 일본과 영토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 땅을 수호하려는 의지를 담은 노래다. 한 네티즌은 이 노래 가사를 한국인의 일본어 교육용으로 바꾼 건 “명성황후 분장하고 일본홍보하고, 윤동주 시를 개사해 일본홍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상업적인 계산도 좋지만 좀 더 생각을 하고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조혜련은 그동안 일본 방송에 출연해 수많은 설화를 불러왔다. 하지만 한국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예능인이 힘들게 한류에 도전한다는 그 칠전팔기 정신에 좋은 의미를 부여해주는 등 칭찬 일색이었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그녀의 도전 자체가 아름답다고 보기도 했다. 성실과 노력, 도전정신으로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 이미지로 조혜련은 기업과 대학에서 멘토형 특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조혜련이 일본 방송에서 했던 말과 행동은 인터넷상에서는 큰 파장을 몰고 다녔다. 한류 관련 사이트에 가면 조혜련이 일본 방송에 나와 한국을 희화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질타하는 글들로 넘쳐났다.
 
한국을 비하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발언들이 일본 방송에서 여과없이 나가 언젠가는 사고칠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한류 관련 사이트에는 조혜련이 일본 방송에서 사고 친 발언들이 어록으로 묶여 돌아다니고 있다.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은 재료를 씻지도 않고 그냥 넣는다”라고 말한 건 애교 정도로 봐주어야 한다. 요리프로그램에서 그라탕을 잘 못만들어 엉망이 되자 사회자가 무엇을 만든 겁니까 라고 하자 “죄송합니다. 한국인이라서 그랬습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내가 아는 한국의 아나운서 친구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려고 아나운서를 한다” “한국 남자들이 여자를 많이 때린다. 그래서 이혼을 많이 한다” “한국에서 제가 하는 방송이 이 프로그램을 표절했어요” 등 일본 방송에서의 한국 비하 발언도 적지 않다. 본인은 모르고 한 행동이었지만,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기미가요를 듣고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혜련은 “일본의 쇼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다 보니 말을 해야 하고, 행동을 해야하고, 표정을 지어야 했다”면서 “K팝가수와는 달리 예능은 그 나라에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왜 이봉원 선배와 홍렬 선배, 경규 선배가 일본에 가서 방송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조혜련은 “그때 방송을 하며 간과했던 부분들이 인터넷상으로 돌아다녀 솔직히 나를 힘들게 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조혜련은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이미 지난 7월 일본 소속사인 ‘호리프로’와의 계약관계를 끝내고 일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일본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혜련은 요즘 친동생인 중국어 강사에게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국에 진출하면 또 무슨 사고를 칠까 하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다른 나라지만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조혜련 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이제부터는 거창한 도전이나 목적 보다는 수단과 방법,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삶의 자세를 전환하기를 바란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선임기자 > wp@heraldm.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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