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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토크쇼의 장막을 걷다
기사입력 :[ 2011-11-30 14:43 ]


- ‘힐링캠프’, 토크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까

[서병기의 대중문화 트렌드] SBS 토크 버라이어티 예능 ‘힐링캠프’가 변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곳에서 방송하던 ‘힐링캠프’의 공간이 매주 바뀌고 있다. 전에는 한 공간에서 낮에는 탁 트인 잔디밭을 거닐고 밤에는 텐트를 치고 모닥불 앞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게스트로 하여금 편안하게 내려놓고 마음을 충전하고 가라는 의미에서 제목에 ‘힐링’(치유)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게스트에 따라 장소와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상황을 던져주고 그 반응을 보면서 게스트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제주에서 오연수에게 지갑을 뺏은 후 특정지점까지 알아서 오라고 하면 오연수라는 사람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지점이 생긴다. 박칼린과는 MC들과 함께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부산으로 여행하면서 그녀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토크쇼에는 변수와 상수가 존재한다. MC와 공간은 정해져 있고 게스트는 항상 변한다. 그래서 토크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이다. 매번 게스트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무릎팍도사’는 점집으로 꾸며 게스트의 고민을 들어준다. 이 점집은 가상의 공간이라 수시로 상상극, 상황극 등이 펼쳐질 수 있어 어느 정도 편하다.
 
‘라디오스타’의 공간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국 부스다. 방송시간이 늘어나자 (고품격) 노래방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이 공간에 따라 이야기도 달라지고 하는 짓도 달라지고 분위기도 달라진다.
 
토크쇼가 대체적으로 한 장소에서 할 수밖에 없다보니 오래 되면 한계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목욕탕이라는 편안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해피투게더’와 ‘유재석 김원희 부부’가 골방으로 손님을 모시는 ‘놀러와’가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음에도 한정된 느낌을 주는 건 그래서다.

‘힐링캠프’는 공간을 조금씩 확장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토크쇼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나오는 공간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 가령, ‘1박2일’에서 멤버들이 유홍준 교수와 함께 갔던 경주 남산이 ‘힐링캠프’에서 게스트와 함께 꾸미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힐링캠프’의 공간은 게스트의 힐링 포인트에 따라 달라진다. 게스트를 힐링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공간과 가는 방법 등을 제공한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박칼린은 “도망가고 싶다”고 했다. 여기서 자신이 초등학교를 다녔던 부산을 공간으로 설정하고, MC들과 함께 KTX를 타고 간다. 기차로 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정해진 공간에서 할 때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연수 하면 연기할 때는 ‘연하남을 사로잡는 우수에 찬 눈빛’이 느껴지고 그냥 겉으로 보면 깍쟁이나 차가워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성격이 급하고 목소리가 크며 남자같은 면도 많다. 이런 사실들을 말로만 풀어나가면 실감이 덜하며 본인으로서도 개운한 힐링이 되지 않는다.
 
한 번도 남편, 두 아이와 떨어져 사적으로 다닌 적이 없는 오연수에게 혼자 여행을 하게 했다. 그것도 지갑을 뺏은 채로. 오연수는 자신을 출연시킨 MC 한혜진에게 화를 내면서도 신애라에게 금전 자동이체를 부탁하고 렌트카를 빌리고, 중간에 바닷가로 빠져 카메라맨에게 1만원을 달라고 한 후 해산물을 사먹는다. MT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그녀가 3명의 MC와 MT 게임을 한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런 오연수를 보며 “저 사람에게 저런 면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고 말한 가수 이승환은 철원 한탄강의 한적한 공간에서 녹화를 했다. 추신수는 음주라는 아킬레스건을 정공법으로 풀었다. 다음주 출연할 이미숙은 당당함이 특징이다. 힐링 포인트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 당당함이 힐링포인트라고 한다. 녹화가 예정돼 있는 최지우는 어떤 힐링 포인트로 접근할지 궁금해진다.

‘힐링캠프’의 MC 이경규는 의외로 게스트에 대한 배려를 잘 해줘 대화를 잘 끌고 간다. ‘남자의 자격’에서는‘날방’(날로 방송하는 느낌)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여기서는 자신의 역할과 비율을 잘 파악하고 있다. 고참이라고 무게 잡지 않고 망가지는 것도 수위를 조절한다. 그렇게 대화를 이끌어가 ‘귀여운 중년’ 느낌이 난다.

그래서 신선함과 가능성을 아울러 지니고 있는 한혜진의 역할이 돋보이는 등 MC들간의 협업이 이뤄진다. 김제동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선임기자 > wp@heraldm.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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