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눠먹기식 연예․연기대상 당장 걷어치워라!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쾌도난마]“상이란 어떤 상이건 마땅히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져야지, 공정하지 않으면 그건 그 상을 타는 사람에게도 모욕이며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

12월이 되면서 시청자의 눈길이 KBS, MBC, SBS 방송3사의 연기, 연예대상 시상식에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말이다. 바로 지난 2003년 한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드라마 작가 김수현이 날린 비판이었다.

김수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최근 들어 영화, 음악, 그리고 방송 등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을 보면서“쓰레기 보다 못한 상”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다. 시상식을 바라보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이제 상을 받은 사람마저 당황하고 모욕으로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두부문의 수상자 선정의 문제 차원이 아니다.

대상,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연기상 등 주요부문 수상자 대부분이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그야말로 쓰레기 배급의 대중문화 시상식이 넘쳐나고 있다. 그 문제 많은 시상식중 하나로 KBS, MBC, SBS 방송 3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이 때문에 방송 3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은 없는 게 낫다며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 관련 시상은 문화상품의 흥행으로 대변되는 상업성으로만 치닫는 문제와 부작용을 완화시키며 문화작품의 완성도나 문화적 의미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한 대중성과 인기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는 연예계에서 연기력과 가창력이라는 연기자와 가수의 본원적인 실력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을 만들어 연예계와 대중문화계 그리고 대중문화의 질적 도약을 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대중문화 시상은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음악 등 문화상품과 연예인, 스타의 대한 품질과 실력을 인증(reputation)해주는 기능을 해 대중문화 수용자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의 준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방송 3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은 과연 연기자나 예능인에 대한 명성과 실력에 대한 인증으로서의 기능도, 스타의 재능과 자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공식적인 기준 역할도, 그리고 상업적으로 치닫는 대중문화계와 그리고 이미지 조작으로 스타가 되는 풍토에서 연기력과 가창력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순기능적 역할을 한 것일까. 아니다 . 전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대중문화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상업성의 폐해, 인기의 스타 독식구조, 실력 없는 연예인의 양산 등 폐해만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 때문에 방송사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폐지하라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상의 순기능과 긍정적인 역할을 무력화시키고 폐해만을 심화시키며 쓰레기만도 못한 상으로 전락시키는 방송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의 가장 큰 원인은 수상자 선정의 공정성과 권위의 상실이다. 시상식의 주최자이자 심사를 담당한 방송사는 시상식의 공정성을 추락시키며 상의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 제공자다.

방송사는 그동안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공정하지 못한 수상자 선정 기준과 수상자 선정, 나눠 먹기식 수상, 연기력이나 가창력보다는 시청률과 인기를 고려한 수상작과 수상자 선정, 수상자 선정에 있어 특정 연예기획사의 입김 작용, 자사 공헌도(방송 출연횟수) 만을 고려한 선정, 젊은 신세대 스타들의 자사 방송 출연을 시키기 위한 수단 활용, 공동 수상자 남발과 선심성 시상 신설 등으로 상의 권위와 공정성 추락에 앞장 서 왔다. 바로 방송사가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쓰레기로 전락시켜왔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에 대한 이 같은 문제의 지적과 비판이 쏟아지고 폐지의 요구가 거세지자 방송사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방송사의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은 다른 대중문화 관련시상식과 달리 한해 동안 고생한 연기자나 연예인, 제작진의 노고를 치하하고 자축하는 자리라고. 방송사가 그렇게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에 대한 성격을 규정한다면 시상 자체를 없애야한다. 그리고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이 아닌 ‘연기자 위로잔치’‘예능인 축하 한마당’으로 불러야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으려면 쓰레기 배급 같은 시상식을 당장 걷어치우고 시상식의 공정성과 객관성, 권위를 되찾아 제대로 된 시상식을 시청자에게 보여라.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2010년 MBC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김남주와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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