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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문전성시에 파리 날리는 ‘라스’·‘한끼줍쇼’·‘유퀴즈’
기사입력 :[ 2018-10-04 16:33 ]


유재석·강호동·김구라가 백종원을 당해내지 못하는 까닭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예전 박지성 선수가 전성기를 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요즘 화제다. 비단 박지성 선수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프로 스포츠구단 가치 평가에서 올해도 2위를 기록할 만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팀이다. 그런데 10년 전 자칭 ‘스페셜 원’이라 부르며 영국의 EPL을 평정했던 호세 무리뉴 감독을 모셔왔으나 최근 스타 선수들과 불화를 빚고, 시대에 뒤떨어진 수비적인 전술 패턴을 고집하며 성적이 급 하락해 문제가 되고 있다.

축구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때는 맞았으나, 지금은 아닌 경우의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예능으로 시선을 돌려서, 세월을 이겨내고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예능이 되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흐름을 파악하고 적절히 변화를 도모하는 시도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로운 예능 격전지로 떠오른 수요일 밤 예능의 판도를 보면서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10년간 수요일의 왕좌는 언제나 MBC <라디오스타>의 차지였다. 그런데 그 영예는 KBS2 <살림남>에 내줬고, 동시간대에서도 금요일 밤에서 수요일로 옮겨온 도전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게도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줬다. 화제성 지수의 경우는 편성을 옮겨온 이후 줄곧 우위를 점해왔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골목식당>은 4~7%대를 오가던 금요일 밤에서 수요일로 이사 온 이후 5%대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라디오스타>는 게스트에 따라 회차마다 꽤나 격차가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오랜 세월 동안 시청자들에게 습관을 남겼기 때문이다. 변동 폭이 큰 시청률과 화제성 감소는 점진적 이탈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게스트보다 MC진을 내세우며 기존 토크쇼의 관습을 허물었던 <라디오스타>는 윤종신과 김구라가 주고받는 만담이란 너무나도 익숙한 기본 패턴 속에서 <해피투게더>, <놀러와> 등 점점 게스트 의존도가 높아지는 장수 쇼 프로그램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한 프로그램은 따로 있다. 수요일에 예능이 몰리면서 JTBC <한끼줍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경규와 강호동의 흥미로운 관계와 이웃들의 집을 방문해 밥을 청한다는 패턴이 일상처럼 익숙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볼거리들이 늘어나자 즉각적으로 고정 시청자층이 이탈했다. 한때 5~6%대를 오가던 시청률은 점진적으로 떨어져 올 여름 4%대로 내려앉더니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달부터는 3%대에 머물고 있다. <한끼줍쇼>는 오늘날 예능에 기대되는 따스함, 가족이란 정서와 타인의 삶을 엿보는 즐거움, 최고 레벨의 강호동과 이경규의 입담이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단조로운 패턴이 변함없이 계속되는 데다 캐스팅도 어떤 콘셉트보다는 홍보성 출연으로 점철되면서 신선함을 많이 잃었다.



유재석과 조세호의 퀴즈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의 경우 새롭게 편성된 신규 예능이지만 힘을 전혀 못 쓰고 있다. 1회 시청률 1.9%가 최고 시청률이며, 그것도 진행될수록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채널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예능의 감수성을 더한 시사 프로그램인 KBS1 <오늘밤 김제동>보다 낮다.

<유퀴즈 온 더 블록>는 너무나 익숙한 패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퀴즈를 내세운 것도 그렇고 유재석이 모처럼 길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토크를 만들어내지만 전용 샌드백 역할을 맡은 조세호와 이루는 합은 유재석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패턴이며, 구성이나 방식은 <무한도전>에서 맛보던 거다. 그렇다면 그 많은 <무한도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야 하지만 <무한도전>으로부터 이어진다는 정서적 교감도 없는 데다 재미 만드는 차원에서의 새로움도 없다보니 굳이 찾아볼 필요가 들지 않는 착하지만 궁금하진 않은 예능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들과 결이 다르다. 결과 값이 일정하게 도출되는 패턴을 가진 경쟁작들에 비해 다음이 궁금해지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살아 숨 쉬는 이야기와 갈등이 있다. 방송 내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요식업자들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공분을 일으키고, 솔루션을 받아들이고 개과천선하는 일종의 성장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그 양상에 매번 출연자의 성향과 사정에 따라 다르다. 따뜻함을 기획한 <한끼줍쇼>나 <유퀴즈>와 달리 자극적인 맛이 첨가됐다.

게다가 실제로 영업하는 업소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아 나도 가서 한번 먹어보고 싶다”와 같은 현실 접점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이중으로 자극한다. 어느 출연자가 재기했던 악마의 편집 논란이나 최근 다시 불붙은 음식 평론가 황교익의 저격과 시청자들의 반격까지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슈가 돌아간다. 이번 주 시청률이 지난주보다 높아진 데는 이런 논란을 통한 관심과 환기가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다. 물론, <골목식당>도 지속되다보면 일종의 ‘빌런’ 위주로 방송을 만들어가는 방식부터 점차 드라마틱한 변화가 줄고 있는 솔루션까지 익숙해질 여지가 있지만 아직까진 질릴 정도는 아니다.



수요일 밤, 대폭 넓어진 선택지를 받아들고 있지만 어디에 정착할지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예능 제작 편수가 늘고, 장수 예능도 예전에 비해 많아졌지만 기존 성공 공식을 넘어선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오늘날 예능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MBC, 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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