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원팀 ‘폭풍감동’, 다른 멘토들 관전 포인트는?
- ‘위대한 탄생’의 차별성, 멘토와의 이별

[서병기의 트렌드]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멘토 김태원이 네 명의 멘티 중 두 명을 탈락시키는 과정을 방송하면서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확실한 차별점을 부각시켰다.

‘위탄’의 멘토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들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멘토스쿨 입성 후 교습 과정과 탈락자가 결정되는 과정은 아직 김태원팀만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게 했다.

‘위탄’이 강한 극성을 띠는 것은 멘토가 자신이 직접 뽑은 멘티 2명을 직접 떨어뜨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2명이 경쟁에 나서기 때문에 이들의 운명은 ‘위탄’을 끌고가는 멘토의 감정으로 고스란히 이입된다.

자기 새끼를 스스로 탈락시키기 때문에 멘토의 감정이 편할 리 없다. 따뜻한 멘토 김태원도 탈락된 제자를 부활 콘서트 엔딩 무대에 올려준 후 안아주고 눈물을 흘렸다. 방시혁 이은미 신승훈 김윤아도 자신의 멘티 2명과 어떤 식으로 작별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멘토 시스템은 드라마처럼 한사람씩 개성이 드러날 기회를 가지는 데 유리하다. 여기서 김태원은 자신의 주관성이 지나치게 개입돼 독단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여지를 애초에 차단했다. 박칼린을 투입해 객관성을 강화하고 부활의 보컬 박완규에게 독설을 맡겨 자신은 지엽적인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틀을 끌고간다는 느낌을 주었다. 멘토의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되는 멘토 시스템은 누구나 인정할만한 합당성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김태원은 완충장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지혜를 보여줬다.

멘토가 자기 식구 2명을 떨어뜨리는 것인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김태원의 멘티 4명은 박칼린에게 한 번씩 심사를 받고, 부활의 멤버 전원에게 또 한번의 심사를 받을 때는 시청자들도 탈락할 2명을 가려낼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됐다.



방시혁은 김태원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김태원이 따뜻한 멘토라면 방시혁은 차가운 멘토다. 김태원에게는 1등이 목표가 아니라 ‘위탄’ 이후의 삶이 중요하다면 인기가수와 인기곡을 만들어내는 정상급 현역 프로듀서인 방시혁은 1등을 길러내는 게 더 중요한 목표요 과제일지 모른다.
 
방시혁은 가수를 직접 만들어본 프로듀서로서 대중들에게 선택돼 인기스타로 발돋움하는 가수와 대중의 선택을 받지못하고 무대 뒤로 사라지는 가수와의 극명한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댄스 연습 도중 실수가 나와 웃는 표정을 취한 이미소에게 호된 질책을 가하고 독설까지 내뱉는 것만 봐도 그런 점은 감지된다. 방시혁은 이미소를 기획사의 연습생처럼 다루는 점으로 미뤄 방시혁의 멘티들은 음반제작기획사의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방시혁은 11살 꼬마 김정인에게 연신 ‘아빠미소’를 짓고 있지만 한 달간의 집중 지도가 가해진 후 탈락자를 선택해야 할 때는 어떻게 달라질지 의문이다. 데이비드 오의 선한 인상이 조련사 방시혁의 ‘인텐시브 코스’에 들어가면서 어떻게 변할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은미는 초반 ‘1급수’라는 명칭을 붙여줘 캐릭터가 먼저 생긴 김혜리 등 4명의 멘티를 데리고 산사로 들어갔다. 김태원 방시혁과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장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재미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은미는 이미 탈락된 사람중에서 뽑았던 권리세를 어떻게 다룰지도 지켜볼만하다. 벌써 기획사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을 정도의 주목성을 가지고 있지만 부족한 노래실력과 한국어 발음 등을 어떻게 극복해 매력포인트를 만들어낼지가 궁금하고, 만일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멘토는 또 어떤 처방과 결정을 내릴지도 기대된다.

신승훈은 개성이 강한 방시혁과 이은미 두 멘토의 분위기를 중화시키는 역할까지 맡아 이미지가 다소 약해져있다. 하지만 호감도는 매우 높다. 최고의 가창력과 작곡 능력을 지닌데다 호감도도 있는 신승훈에게 멘티 지망자가 많았던 건 당연하다. 노래 실력은 뛰어나지만 별로 개성이 드러나지 않은 황지환을 비롯해 셰인 등에게 딱 맞는 노래 스타일을 찾아 매력을 극대화시켜 줄 것이 기대된다. 신승훈은 또 2명의 멘티와 어떻게 작별할까.

김윤아는 그동안의 심사과정에서 존재감이 가장 약했다. 그래서인지 멘티 확보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김윤아식 지도양성법이 멘티들과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정희주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두 번의 패자부활이라는 무리수 끝에 추가합격해 ‘좀비’라는 별명이 붙은 백새은을 뽑았던 이유도 보여줘야 한다.

‘위대한 탄생’은 멘토와 멘티들이 어울려 ‘꿈’이라는 요소와 ‘진정성’을 얼마나 잘 담아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멘토와 멘티는 기쁨과 슬픔, 조마조마함 등의 감정을 진정으로 함께 나눌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와 감동거리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대중문화전문기자 > wp@heraldm.com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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