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KBS, MBC, SBS 연기대상 주인공은 누구?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2011년 올 한해 수많은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났다. 올해는 시청률 50%를 넘는 초대박 드라마는 없는 대신 나름의 드라마적 성과와 의미, 완성도를 갖춘 몇 편의 드라마가 시청자와 전문가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근초고왕’‘계백’등 전통 사극은 약세를 면치 못했고 대신‘뿌리 깊은 나무’‘공주의 남자’등 팩션 사극이 높은 인기를 누렸으며‘최고의 사랑’을 비롯한 로맨틱 코미디의 홍수와 강세, 그리고 근래 들어 맹위를 떨쳤던 막장 드라마의 하향세가 서서히 드러났다.

상반기에는 ‘마이 프린세스’‘로열 패밀리’‘최고의 사랑’등으로 MBC가 드라마 주도권을 잡았고 하반기에는‘뿌리 깊은 나무’‘천일의 약속’등으로 SBS가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해 일일극, 주말극, 미니시리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MBC와 SBS를 압도했던 KBS는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이 때문에 SBS와 KBS는 올해 연기대상 경쟁이 치열하고 KBS는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드라마 감소로 대상 수상 후보의 경쟁이 도토리 키 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1년 올해 연기대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SBS다. 규모의 드라마로 승부한 ‘아테나’차승원 수애, 실험성과 독창성이 돋보인‘싸인’박신양 전광렬, 금융가의 탐욕을 소재로 한 ‘마이더스’김희애, 김수현 작가의 저력이 돋보인‘천일의 약속’수애, 그리고 팩션 사극의 새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와 다양한 의미를 던져 준 ‘뿌리 깊은 나무’의 한석규 등 대상을 받을만한 연기자로 꼽힌다. 이중에서 누가 받아도 대상의 권위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에서 이들 연기자의 활약이 대단했다.

그래도 이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연기대상 후보는 바로 ‘뿌리 깊은 나무’에서 빼어난 캐릭터 창출력과 출중한 연기력으로 시청자에게 감동과 전율 등 다양한 문양의 감정을 선사한 한석규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만약 방송3사 통합 연기대상 시상식이 있다면 대상은 한석규 것이라고. 그 정도로 한석규는 그의 연기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한석규는 만난 연기자 중 최고의 연기자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뿌리 깊은 나무’박상연 작가의 말처럼 한석규는 16년만에 안방 드라마에 복귀했음에도 오랜 공백이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해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그의 연기의 진정성을 충분히 전달했다.

‘뿌리 깊은 나무’의 이도는 역사 교과서나 위인전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진 완벽한 세종대왕과 차이가 있기에 자칫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상황인데도 한석규는 왕으로서의 고뇌를 드러낼 때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때, 그리고 웃음을 유발하는 엉뚱한 분위기를 유발할 때, 대립세력간과의 치열한 대결을 벌일 때 자로 잰 듯한 정교하고 세밀한 그러면서도 생명력과 진정성 있는 연기력으로 잘 드러내 초반부터 연기대상 1순위라는 찬사를 받았다.



MBC는‘마이 프린세스’‘로열 패밀리’‘최고의 사랑’등 미니 시리즈로 상반기에 드라마 흐름을 주도했다. 또한 장기간 침체했던 일일극에서 ‘불굴의 며느리’로 관심을 증폭시켰고 참패를 거듭했던 주말극에서도 ‘반짝 반짝 빛나는’으로 인기를 회복하는 성과를 거뒀다.

MBC 올해 연기대상은 강력한 두 후보의 대결로 압축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장을 열며 로맨틱 코미디 신드롬 진원지 역할을 했던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과 초반부터 종반까지 유지되는 긴장감과 완성도 높은 서스펜스와 반전,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주제 전달 등으로 한국 드라마를 한 차원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로열 패밀리’의 염정아가 MBC 연기대상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인기와 화제면에선 차승원이, 작품성과 연기력면에선 염정아가 높은 점수를 얻는다.

차승원은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진 내공이 강한 로맨틱 코미디 연기의 만개한 모습을 ‘최고의 사랑’에서 유감없이 보였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성격의 스타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출했다. 반면 염정아는 ‘로얄 패밀리’에서 천사와 악마성을 모두 드러내는 양극단의 강렬한 연기를 기막히게 펼쳐내 염정아라는 연기자를 시청자들로 하여금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2011 MBC 연기대상은 차승원과 염정아 두 사람 중 누가 받아도 시청자들은 대상을 받을 만 하다는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추노’‘성균관 스캔들’ 등 수작 드라마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을 많이 내보낸 KBS는 올해 일일극이나 주말극에서 지난해 만큼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으나 40%대를 기록한 ‘웃어라 동해야’로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미니시리즈는 고전을 면치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작품성이나 완성도 그리고 대중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KBS는 최근 2011 연기대상 남녀 6명씩 12명의 연기대상 후보를 발표했다.‘공주의 남자’의 김영철 박시후 문채원, ‘영광의 재인’의 천정명 박민영, ‘브레인’의 신하균, ‘광개토태왕’의 이태곤, ‘동안미녀’의 장나라, ‘오작교 형제들’의 김자옥이 올해 KBS연기대상 후보들이다. 하지만 이들 12명의 후보는 대부분 한부분이 부족한 대상후보들로 압도적인 후보가 아니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44%라는 올 한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일일극‘웃어라 동해야’의 경우,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고 전통사극의 침체 속에 그나마 체면유지를 한‘광개토태왕’의 경우, 이태곤의 연기력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엔 상당히 부족하다. 이처럼 12명의 후보가 대상을 수상하기에는 부족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12명의 후보 중 그나마 대상에 근접한 후보로는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 속에서도 ‘웃어라 동해야’에서 지적 장애인 역할을 잘 연기해 시청자의 찬사와 높은 반응을 이끌어 낸 도지원과 ‘공주의 남자’에서 중후하고 강렬한 수양대군의 역할을 농익은 사극 연기로 소화해낸 김영철, 그리고‘브레인’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드라마 자체의 품질을 향상시킨 신하균을 꼽을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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