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대상’, 백종원 무관·이승기 대상 과연 납득할만했나

[엔터미디어=정덕현] <2018 SBS 연예대상>은 이승기에게 대상을 안겼다. <집사부일체>에서 그의 활약에 후한 점수를 준 것. 물론 이승기가 괜찮은 인물이고 <집사부일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사부일체>라는 프로그램이나, 그 프로그램의 일원인 이승기가 대상감이었는가 하는 점은 아마도 시청자들이 납득하기가 쉽지 않을 게다.

이승기도 수상소감에서 밝힌 것처럼 <집사부일체>는 고정 출연자들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출연하는 사부들이 핵심인 프로그램이다. 물론 여러 상황들이 겹쳐진 결과겠지만, 누가 사부로 나오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는 사실이 이런 프로그램의 특징이 잘 말해준다. 어느 때는 12%까지 치솟은 시청률은 어느 때는 7%까지 떨어진다. 한 마디로 말해 고정 출연자들의 안정적인 매력 때문에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승기의 대상은 상징적일 수 있지만, <집사부일체>가 대상을 받을 만큼 화제가 뛰어났는가는 의문이다. 올해 SBS 예능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화제성이 뜨거웠던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누구나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거론하는데, 백종원이 대상은커녕 그 흔한 공로상 같은 것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은 <집사부일체> 이승기가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한 만만찮은 후폭풍을 만들고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5% 대에서 시작했지만 금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시간대를 옮기면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최고시청률 9.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크고 작은 잡음들이 있었지만 그것조차 화제성으로 끌고 갔다. 포방터 시장 같은 경우에는 이 프로그램이 애초부터 하고 싶었던 실제 상권을 180도 바꿔놓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물론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을 갖고 있어 제작진에 의지하는 면이 크지만, 그래도 백종원이라는 인물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내놓는 솔루션이나 실제 상황에서 보이는 진심어린 충고 같은 것들이 있어 크고 작은 잡음들도 모두 넘어설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또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지금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창업에 대한 문제를 건드렸고, 골목상권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 또한 반영해낸 프로그램이었다. 2018년 한 해를 읽어내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충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공로에 대한 치하는 버라이어티부문 우수상을 받은 조보아와 베스트MC상을 받은 김성주가 다였다. 정작 백종원은 무관이었다.



하지만 연말 연예대상이 그러하듯이 상이라는 것은 합당하게 돌아갔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상은 독이 든 성배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매년 봐오지 않았던가. 이승기가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한 축하의 목소리보다 백종원이 무관인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 큰 건 그래서다. 방송사는 이승기에게 대상을 주었지만 무관이 되어 시청자들의 지지를 더 얻게 된 백종원이 결국은 승자인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