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로는 못 웃기는 김병만, 최고가 된 비결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드디어 김병만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것도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라는 최고 예능스타들을 압도하며 2011년, 올 한해 최고 활약을 보인 예능인으로 선정됐다.

갤럽이 11월 18일부터 12월 6일까지 전국 13세 이상 남녀 1,7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을 빛낸 코미디언·개그맨 여론조사에서 김병만이 42.5%의 지지율을 기록해 국민 예능인 유재석, 강호동을 누르고 최고 예능스타에 등극했다. .

김병만에 이어 유재석이 32.6%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이수근이 24.3%로 3위를 기록했다. KBS ‘개그 콘서트’인기 코너 ‘애매한 걸 정해주는 남자(애정남)’‘사마귀 유치원’으로 공감, 풍자개그 선풍을 일으킨 최효종이 4위(19.7%)에 올랐고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강호동은 세금 문제로 잠정 은퇴한 여파 때문인지 15.1%로 5위로 떨어졌다. 다음은 이경규, 김원효, 박명수 유세윤 안영미 순이었다.

김병만은 2007년 조사에서 0.1%의 지지율로 59위를 기록한 뒤 2008~2009년 9위(2008년 1.9%, 2009년 2.3%), 2010년 4위(15.4%)로 상승세를 보이다 드디어 2011년 올해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

김병만이 국민이 뽑은 최고의 예능스타 자리에 오른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재석 강호동, 두 명의 톱스타가 예능계 판도를 좌우하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 누구도 유재석 , 강호동의 견고한 인기의 철옹성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병만이 극적으로 깼다.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김병만은 어떻게 최고 예능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김병만이 최고 개그맨으로 인정받은 이유를 개그맨으로서 김병만과 인간 김병만, 두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KBS‘개그 콘서트’의 ‘달인’, SBS ‘키스 앤 크라이’ 그리고 ‘정글의 법칙’등 김병만에게 인기를 부여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김병만이 개그맨으로서 성공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7년 12월부터 시작해 지난 11월13일까지 4년 동안 방송된‘달인’은 김병만의 파워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가 진화하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김병만을 위한,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의 코너’라고 불리운 ‘달인’에서 김병만은 매회 상상을 초월한 개인기와 관객반응과 상황에 따른 기막힌 애드립, 허를 찌르는 의외성의 연기로 슬랩스틱 코미디의 본좌를 차지했다. 처절한 노력과 눈물, 땀으로 만든 묘기나 기예에 가까운 놀라운 몸동작을 웃음을 유발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기막히게 승화시키는 김병만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김병만은 ‘키스 앤 크라이’에선 최고의 장점인 몸 개그와 개인기, 기예에 기막힌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김병만은 ‘키스 앤 크라이’에서 피겨스케이팅 미션을 수행하면서 때로는 감동적인 때로는 재밌는 스토리텔링까지 구사해 뛰어난 창작자로서의 코미디언 면모를 보여 ‘달인’에서보다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는 ‘정글의 법칙’에선 김병만은 날 것 그대로의 리얼리티의 진수를 보이면서도 진정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오지에서 생존하기위한 놀라운 기술의 예능화, 그러면서도 멤버들과의 갈등과 조화, 자연과 다른 부족과의 공존 등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뛰어난 예능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물론 이같은 개그맨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김병만은 온몸을 던지며 목숨 걸고 처절한 노력을 했다. “‘달인’‘키스 앤 크라이’‘키스 앤 크라이’‘생존의 법칙’ 등 프로그램에 임할 때 목숨 걸고 치열하게 합니다. 다치는 것 조차 즐겁습니다.”라는 김병만의 말은 그의 코미디의 진화가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김병만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감동의 눈물을 짓기도 한다.

개그맨으로서 김병만은 이처럼 자신의 강점을 원동력 삼아 웃음의 무기들을 확장시키고 발전시켜 독보적인 작가적 개그맨으로 성장해 국민들에게 2011년 올 한해 최고의 개그맨으로 선정됐다.

김병만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인기는 이같은 개그맨으로서의 면모 뿐만 아니라 인간 김병만 자체가 감동적인 성공신화를 구축한 것도 한 몫 한다.

“김병만씨는 말로는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개그를 완성했고 지금은 꽃을 피워 큰 감동을 주는 개그맨이 됐다. 개그도 재미있어서 좋지만 그만의 인생이 담겨 있어 좋다”라는 김소원 SBS 아나운서의 김병만에 대한 찬사에는 김병만이라는 성공 신화를 이해하는 단초가 담겨 있다.



작은 키와 웃길 것 같지 않은 외모에 집안이 가난한 시골아이, 김병만은 늘 기죽어 살았고 내성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던진 말에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너무 행복했고 이후 사람들을 웃기는 것이 너무 좋아 개그맨으로 꿈을 정했다. 김병만은 개그맨이 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해 건물철거, 신문배달, 보조출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개그맨 시험에 올인 했다. 7번의 개그맨 시험을 떨어진 끝에 2002년 꿈에도 그리던 개그맨이 됐지만 출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연출자가 알아주지 않아도 방송출연 기회가 주어주지 않아도 늘 웃길 준비를 했다. 동료 개그맨들이 방송에 나가 웃음을 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에도 무대 뒷편에서 웃음의 무기들을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일용직 노동까지 하며 도전한 개그맨 시험에서 7번, 대학입시에서 6번 떨어졌다. 개그맨이 되서도 신선함이 없다는 이유로 괄시받고 PD가 지나가며 인사해도 누군지 몰라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개그맨은 나의 전부였고 존재의미였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김병만은 좌절에 굴하지 않고 거북이 처럼 우직하게 개그맨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잔꾀부리지 않은 우직한 노력이 김병만을 최고의 예능스타로 부상시킨 것이다. 김병만은 예능 스타로 비상한 뒤에도 그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과 노력을 보였다.

김병만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이같은 성공 신화는 그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 희망과 도전정신을 선사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김병만에 쏟아내는 대중의 찬사와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전 항상 ‘나는 희극인이다’라는 다짐을 합니다.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을 웃기는 희극인으로서 자세와 태도를 잃지 않으려는 겁니다. ‘스타 김병만’이라는 말보다 ‘코미디언 김병만’이라는 표현이 저는 훨씬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김병만에게 대중은 2011년 ‘최고의 스타 코미디언’지위를 부여했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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