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대리해명, 승리의 침묵과 군대로 문제가 사라질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어째서 그룹 빅뱅의 승리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았을까. 결국 이 사건은 승리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렇다면 그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또 직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는 승리가 나서서 해명해야 맞는 일이다. 하지만 공식입장 발표는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대리했다. 양현석은 지난 11월 있었던 폭행사건 당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고,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연달아 폭로된 마약 의혹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인했다.

지난 28일 MBC <뉴스데스크>는 승리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의 CCTV 영상을 통해 클럽 보안요원들이 김모씨를 끌고 나와 넘어뜨리고, 클럽 이사 장모씨가 수차례 폭행을 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김씨는 이 폭행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엉뚱하게도 경찰은 피해자인 김씨에게 수갑을 채웠다. 경찰과 클럽의 유착을 의심하는 목소리 또한 나오게 된 이유다.

여기에 마약논란까지 더해졌다. 보안요원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데리고 나가는 CCTV가 공개됐고, 전 직원들의 폭로가 더해졌다. 1월30일 방송된 KBS <뉴스9>에서는 “VIP룸에서 일부 고객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전 직원의 주장이 보도됐다.

하지만 양현석은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이 벌어지던 날 “승리는 현장에 새벽 3시까지 있었고 해당사고는 새벽 6시가 넘어 일어난 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마약 논란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승리는 얼마 전에도 근거 없는 제보로 인해 압수수색 영장을 동반한 강력한 검찰 조사를 받은 적 있다. 소변, 모발 검사를 통해 조금의 이상도 없음이 밝혀졌다”고 강변했다.



최근 갑자기 승리가 클럽의 이사직을 사임한 걸 두고, 사건이 알려지기 전 사임을 해 일종의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도, 양 대표는 사임의 이유가 군 입대 때문이라며 논란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즉 “승리의 현역 입대가 3-4월로 코앞에 다가오면서 군 복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에 따르면 “군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는 것.

결국 모든 걸 부인했지만 대중들은 해명을 그리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고 양 대표가 대리 해명한 것에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된 건 지금까지 너무 많은 논란과 구설수들이 YG엔터테인먼트에서 끊이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양현석 대표가 나서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곤 했지만 결과적으론 사건이 계속 터져왔기 때문이다. 한 번 깨진 신뢰는 회복하기가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YG는 그 신뢰를 수차례 지속적으로 깨고 있다. 해명이 먹힐 리 있을까.

그것도 항상 사건과 논란의 당사자가 나서서 하기보다는 양현석 대표가 나서서 했던 해명이었다. 물론 소속사 대표로서 책임이 있고, 또 소속 연예인들을 보호하려는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건이 벌어져 논란의 대상이 되어도 유야무야 되곤 하는 과정들을 통해 소속 연예인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혹 문제가 생겨도 언제나 대표가 나서서 해결해줄 거라 믿는 건 아닐까.



무엇보다 승리는 스스로를 사업가로 드러내며 방송에 공공연히 자신의 사업을 홍보해왔던 당사자다. 사업가라면 해당업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도리다. 게다가 승리처럼 방송을 통해 그걸 대중들에게 알려왔던 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갑자기 군대 문제로 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하면 그간 그가 해왔던 말들은 전부 거짓이었단 이야기인가.

본인이 직접 폭행사건에 관련되지 않았어도, 또 마약을 하지 않았어도(이 업체는 이전에도 몇 차례 마약사건으로 법적 처분을 받았던 전적이 있다) 자신이 사업을 하는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책임을 지는 게 도리다. 소속 연예인들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직접 나서서 해명을 하고 사과를 하는 양현석 대표가 그러하듯이.

하지만 워낙 많은 논란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그 때마다 대표의 해명이 반복되어서인지 이런 방식으로 이번에도 문제가 유야무야 될 수 있을 지가 의문이다. 어쩌면 이번에도 그렇게 묻힐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YG의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그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잘못이나 책임이 있을 때 그걸 직접 책임지게 하는 것. 그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지 않을까. 돌아선 대중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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