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는 역시 예능의 ‘고수’였다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쾌도난마] 역시 KBS는 예능의 고수(?)였습니다. 올 한해 예능 프로그램을 총결산하는 2011 KBS연예대상 시상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비웃음을요.

방송사들이 연말 연예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별짓을 다하다 이제 방송사가 발표한 대상후보를 제쳐두고 후보에도 없는 팀에게 대상을 수여하는 전대미문의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연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12월 21일 KBS는 ‘2011 KBS 연예대상’이라는 이름의 보도자료를 통해 연예대상 후보로는 ‘개그콘서트’와 ‘가족의 탄생’ 김병만, ‘안녕하세요’와 ‘자유선언토요일-불후의 명곡2’의 신동엽, ‘해피투게더 시즌3’ 유재석, ‘남자의 자격’ 이경규, ‘1박 2일’ 이승기 등 총 5명이 그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2월24일 연예대상 시상식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2011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후보에 없던 ‘1박2일’팀이 단체로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대상 수상자도 어안이 없어 벙벙하고 안방에 있던 시청자들은 분노와 실망을 넘어 비웃음을 쏟아냈습니다.

방송사는 그동안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공정하지 못한 수상자 선정 기준과 수상자 선정, 나눠 먹기식 수상, 연기력이나 완성도 보다는 시청률과 인기를 고려한 수상작과 수상자 선정, 수상자 선정에 있어 특정 연예기획사의 입김 작용, 자사 공헌도(방송 출연횟수) 만을 고려한 선정, 젊은 신세대 스타들의 자사 방송 출연을 시키기 위한 수단 활용, 공동 수상자 남발과 선심성 시상 신설 등으로 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무력화시켜 시상식을 조롱거리로 전락시켰습니다.

KBS 2011 연예대상 시상식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시청자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우롱하기라도 하듯 비웃음을 유발하는 기상천외한 시상식 아이템을 하나 더 추가했으니까요.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바로 대상후보에도 없던 ‘1박2일’팀 단체가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2011 KBS 연예대상에서 그동안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활약한 공로로 연예대상을 수상하고 ‘1박2일’멤버들이 각종 상을 받았지만 팀이 대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활약과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1박2일’은 강호동의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하차에도 불구하고 최고 인기를 누리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KBS 스스로가 버젓이 발표한 연예대상 후보 명단에도 없는 ‘1박2일’팀에게 대상을 준 것입니다. ‘1박2일’팀에게 대상을 주고 싶으면 연예대상 후보를 따로 발표하지 말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와 출연진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제시하던지 아니면 ‘1박2일’팀을 대상 후보로 포함시키던지 했어야했습니다.

대상후보에도 없는 ‘1박2일’팀에게 대상을 수상한 것은 시상식 존립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방송사가 후보자를 발표하는 순간 성립되는‘대상은 발표후보 안에서 나온다’라는 시청자와의 중요한 약속을 저버리는 행태입니다. 더 나아가 시청자가 내는 소중한 시청료로 제작되는 시상식을 쓰레기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예대상 후보에 오른 후보자를 조롱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시청자를 우롱한 것이었습니다.

2011 KBS연예대상은 정말 웃기는 짬뽕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KBS 연예대상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시청자의 상상 그 이상의 기상천외한 비웃음을 유발할 시상식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를 말입니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