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아의 스타일은 오빠들을 설레게 할 줄 안다

[엔터미디어=김봉법의 스타일 나우] 아이돌은 그룹의 형태로 알려진 후 개인의 매력을 어필하며 일종의 진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현아다. 그녀는 <포미닛>이란 그룹의 브랜드를 스스로 이끌었다. 물론 원더걸스를 탈퇴한 뒤 포미닛에 합류했다는 뉴스를 통해 다른 멤버에 비해 주목받기 쉬웠던 것도 사실이나 이유는 결코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오빠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그녀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면이 다른 아이돌과 다른 것일까?. 현아와 이름도 비슷한 <소녀시대>의 윤아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제아를 비교해보면 쉽게 파악이 된다. 윤아는 예쁘고 다방면에 재주가 있지만 오빠에겐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향수다. 이번 <더 보이즈>는 독한 노래였지만 여전히 윤아는 바비 인형같은 드레스가 잘 어울렸다.

제아는 정반대다. 그녀는 아이돌 중 유일무이한 가창력을 가진 싱어다. 오빠들에게 제아는 속시원한 술친구다. 확실히 예뻐졌지만 밀리터리 룩이 누구보다잘 어울리고, <강심장> 등에서 친한 친구들과의 일화를 늘어놓는 것이 무엇보다 친근하다.

그렇다면 현아는 어떤가. 그녀는 바로 2011년 동시대를 살아가는 오빠들의 방에 달력 모델로 걸어놓고 싶은 <핀업 걸>이자 아무리 피곤해도 입 벌리고 멍 때리며 보게 되는 <드림 걸>이다.

심지어 포스트 이효리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현아의 파워가 급성장한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열정적인 댄스와 퍼포먼스, 또 그와 상반되는 다소 맹한 말투와 태도가 이유도 되겠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스타일에 오빠들을 긴장시키는 '흘리는 섹시함'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포미닛> 그룹 안에서 현아는 중도를 유지한다. 투애니원과는 또 달랐던 청키한 스트리트 패션을 선보인 데뷔곡, <핫이슈>와 블링블링한 룩을 선보인 <뮤직>, 섹시한 디바를 연상시켰던 최근 곡 <거울아 거울아>까지 현아는 타 멤버와 비교했을 때 스타일에서 결코 막 튀지 않는다.

전체적인 메인 컨셉트 안에서 그녀는 발톱을 잔뜩 숨겨놓은 고양이 마냥 엄청난 끼는 숨겼지만 애써 오버하지 않는다. 심지어 블랙 컬러로 염색을 하거나 배꼽티를 타 멤버에게 양보하는 등 오히려 자신의 튀는 퍼포먼스를 아는 탓인지 스타일면에서는 얌전을 뺐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현아가 오빠들에게 알려진 솔로 활동에서는 전혀 다르다. <체인지>는 오빠들이 편의점이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나고 싶어하는 걸스 힙합룩의 정석을 선보였다. 데님이란 소재는 오빠가 알기에 어렵지 않았고, 체인지라는 노랫말의 어감에서 연상되는 듯한 체인을 레이어드한 연출은 오빠들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본능을 옥죄어오는 듯한 긴장감을 주었다.



미국의 팝 문화가 마돈나를 넘어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틴에이저로 전이되어 발전하던 1990년대의 성공 방식을 한국식으로 영리하게 반영한 패션이었다. 그리고 노래보다 더 이슈가 되었던 패션을 선보인 <버블팝>은 영화 <브링 잇 온>과 야구에 열광하는 오빠들을 위한 귀엽고 섹시한 <치어 걸>로의 완벽한 변장이었다.

컬러 TV가 처음나오던 시대를 연상시키는 비비드한 컬러감도 돋보였지만 여기서 현아가 가장 잘한 것은 바로 실루엣이다. 풍성하고 루즈한 피트의 상의에 아찔한 길이의 마이크로 쇼츠는 결코 약해보이지만은 않는 당당하고도 세련된 현대판 치어 걸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것. 여하튼 이 곡을 통해 현아는 섹시 아이콘은 갖기 힘든(퇴폐적 이미지가 강하므로) 건강한 이미지를 더하며 오빠들의 확실한 비타민이 되고 있다.

그리고 현아는 최근 장현승과 함께 발표한 듀엣 곳 <트러블 메이커>를 통해 화룡정점을 찍고 있다. 둘이 함께 추는 춤은 연신 화제가 되고 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스타일 역시 틴에이저를 상대로 한 캐주얼 룩을 벗어나 본격적인 성인 룩, 즉 모드mode를 입기 시작한 것.

패셔니스타인 김민희 신민아 공효진 등이 즐겨 입는 지방시의 컬렉션을 입고 뮤직 비디오에 등장하고, 리한나나 입을 것 같은 실크 소재의 드레스도 소화해낸다. 이것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진화이며, 오빠들에게 현아를 보다 현실성있게 보게 만드는 효과를 주고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강력한 원조 그룹들을 누르고 당당히 음악프로 1위를 차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현아는 오빠를 안다. 현아의 스타일은 오빠를 설레게 한다. 이것은 다른 아이돌의 구애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현아는 재미있고 기대가 된다. 이래서 현아는 십대에 머물지 않고 3,40대 오빠들의 술자리에서도 이야기가 되고 있는 뉴스 메이커이자 <퍼펙트 걸>이 된 것이다. 걸에서 퀸으로 도약하는 현아의 스타일에 응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같은 오빠니까.




패션칼럼니스트 김봉법 zenc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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