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먹3’ 이연복, 미국에서도 먹혔지만 먹방의 피로감은

[엔터미디어=정덕현] 이연복 셰프의 짜장면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먹혔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에서 첫 오픈한 이연복 셰프의 푸드트럭 ‘복스푸드’는 시작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물론 처음에는 낯설어 했지만 일단 맛을 보고 난 후 미국인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짜장면을 먹는 미국인을 본 적이 없다”며 궁금하면서도 또한 긴장하기도 했던 이연복 셰프는 첫 손님들이 만족해하는 걸 보며 미소가 피어났다. 이연복 셰프는 역시 베테랑답게 새우나 오징어를 빼달라거나 채식으로 만들어달라는 미국인들 특유의 주문에도 척척 맞춤 음식을 내놓는데 막힘이 없었고, 새로 합류한 에릭은 역시 <삼시세끼>에서 보여줬던 음식 실력을 기반으로 이연복의 든든한 보조역할을 해줬다.



무엇보다 새로 합류한 존박은 홀 매니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아 영어로 손님들을 응대하는 게 너무나 익숙했고, 또 필요한 게 뭔지 정확히 파악해 챙겨주는 친절함과 배려가 눈에 띄었다. 짜장면 한 그릇을 놓고 젓가락질이 익숙치 않은 두 사람이 힘겹게 먹는 걸 보고는 그릇 하나를 더 챙겨주고 “미리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이 주는 훈훈함.

사실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은 시작 전부터 악재들이 겹쳤다. 함께 출연했던 정준영이 성관계 몰카 촬영, 유포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전체 분량에서 통편집을 해야 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지만, 워낙 논란 연예인들의 통편집이 많아 이젠 그만한 노하우가 축적된 모양이었다. 정준영의 모습은 말끔히 지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분에서 이런 통편집의 흔적 자체를 지우긴 어려웠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 운전은 존박이 하고 조수석은 비어있는데 뒷좌석에 이연복, 에릭, 허경환이 끼어 앉아 있는 장면 같은 것이 그렇다. 미루어 짐작컨대 조수석에 정준영이 앉아 있었을 거라 여겨지는 대목이다. 물론 흔적은 남았지만 이우형 PD 말대로 프로그램에 그리 큰 지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밖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은 이밖에도 ‘한국인 차별 논란’을 겪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촉발된 이 논란은, 촬영장에서 한국 사람들을 제외시켜 나온 문제였다. 이우형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 논란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한국의 유명셰프가 한국음식을 접해보지 못한 타지에서 현지인들의 입맛에 도전하는 것”이라 “한국분들에게 부득이하게 양해을 구했다”며 “그 과정에서 불편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 첫 회 시청률이 3.9%(닐슨 코리아). 중국편 첫 회 시청률보다 높은 수치다. 그만큼 관심이 높았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다. 섣불리 장담할 순 없지만 첫 회의 분위기만 보면 현지에서 이연복 셰프의 짜장면이 먹힌 것처럼, 프로그램도 먹힌 걸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 흐름대로 계속 흘러갈 수 있을까.

악재들 속에서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은 확실히 선전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는 가장 큰 숙제가 있다. 그것은 ‘먹방의 피로감’이다. 처음이야 미국인이 짜장면을 먹는 장면만으로도 신기하게 다가오지만 이런 먹방만 반복되다 보면 느껴질 수 있는 피로감.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가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에게 남겨진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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