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나는 연기자다’ 1위는?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진정성을 갖고 무대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줘 너무 감동적이다. 연기자도 이들처럼 최선을 다해야 시청자도 감동하며 연기자 스스로도 발전 한다.” 출중한 연기력으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중견 연기자 김영애의 말이다.

김영애의 말처럼 올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MBC ‘나는 가수다’를 꼽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의 노래가 감동과 전율을 안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11년 올 한해 각종 드라마를 통해 ‘나는 연기자다’ 경쟁을 펼쳐 시청자의 마음에 감동의 파장을 진하게 일으킨 최고의 연기자는 누구일까.

2011년 올 한해 단막극을 제외한 미니시리즈와 주말극과 일일극 등 연속극은 60여편에 달한다. 60여편의 각종 드라마에는 이순재 나문희 고두심 등 이 시대의 최고의 중견 연기자에서부터 김태희 송승헌 정우성를 비롯한 톱스타, 수지 아이유 정용화 최강창민 등 아이돌스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기자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길잡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2011년은 어느 해보다 대중성이나 스타성의 연기자보다는 연기력의 힘과 진정성을 보여준 연기자가 시청자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 올 한해 드라마를 통해 ‘나는 연기자다’의 연기력 경쟁을 벌인 연기자 중 최고의 연기자는 누구일까.

KBS ‘브레인’의 신하균, ‘공주의 남자’의 김영철 MBC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 ‘로열 패밀리’의 염정아 김영애, ‘반짝 반짝 빛나는’의 고두심, SBS ‘싸인’의 박신양, ‘마이더스’의 김희애, ‘뿌리 깊은 나무’의 한석규 등 상당수 연기자들이 빼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다면 이중에서 최고의 연기자는 누구일까.

연기력은 전문가들에 따라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에 있어 차이가 있고 매체 즉 영화, 연극, 텔레비전 드라마 연기 스타일이 차이가 있다. 또한 캐릭터를 드러내는 연기 스타일은 연기자가 결코 캐릭터 속에서 자신을 잊어버려서는 안 되며 연기를 타인의 관찰이나 전통적인 기술에 기초하는 연기자가 있는가 하면 연기하는 캐릭터로 완전히 살아야 하고 내면을 체화해 연기하는 스타일의 연기자가 있다.

이러한 연기 스타일이나 매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문화평론가 D.믹슨이 ‘연기자 이론’에서 주장한 “배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배역에서도 자신을 맞출 수 있어야하며 모든 행동을 믿을만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미를 연기 속에서 살려내는 연기자가 좋은 연기자임에 틀림없다. 뛰어난 캐릭터의 내적 확신과 지식을 브라운관 혹은 스크린이라는 장벽을 넘어 시청자나 관객의 의식 속에 직접 도달시키는 배우가 좋은 연기자인 것이다.

‘스타’의 저자 리처드 다이어의 지적처럼 연기는 캐릭터의 창조(Creation)과 재현(Representation)에 관련된 것으로 캐릭터를 창조하고 재현을 표정, 목소리, 몸짓, 신체의 자세, 신체의 운동 같은 연기 기호로 드러내게 된다. 이 때문에 코클랭 같은 연기론 전문가는 연기의 기본 요소로 대사의 전달을 위한 발성, 진실 되고 자연스러운 어조, 배우의 매력 그리고 배우의 좋은 눈을 꼽았다.



이러한 연기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진정성 있는 캐릭터 창조와 재현, 그리고 좋은 연기자의 조건, 연기를 평가하는 기본요소의 측면에서 살펴볼 때 카메라, 조명, 음악 및 음향 등의 도움 없이 연기력만으로 수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준 연기자로 ‘뿌리 깊은 나무’의 한석규의 ‘브레인’의 신하균, 두 사람을 꼽을 수 있다.

한석규와 신하균, 두 사람 모두 쉽지 않은 캐릭터를 진정성 있고 살아 숨 쉬는 인물로 창조하고 재현해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한석규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와 사뭇 다른 인간의 얼굴을 한 세종의 모습을 그리면서 권력의 근원인 문자 즉 한글창제를 둘러싸고 사대부와 집요한 싸움을 벌이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기막히게 창조해냈다.

신하균 역시 ‘브레인’에서 30대 초반 신경외과 전임의로 가난한 집안, 내세울 것 없는 가족, 그리고 아버지 죽음을 둘러싼 트라우마, 탐욕의 의사들과 경쟁속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 등이 어우러진 상황을 이강훈이라는 캐릭터에 잘 살려냈다.

연기력을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발성에선 천부적인 능력과 실력을 갖춘 한석규가 신하균을 한 수위였지만 한석규나 신하균 모두 진실 되고 자연스러운 어조로 연기를 했다. 한석규는 미세한 눈 움직임 하나에도 감정을 전달하는 정교한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신하균은 배우로서 좋은 눈을 가져 카멜레온적인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리고 한석규, 신하균 두 사람 모두 사건의 갈등과 대립적인 인물과의 대결의 폭이 큰데도 감정의 고저를 잘 조절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한석규와 신하균은 이처럼 2011년 최고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설렘 그리고 여운을 진하게 남겼다. 이 때문에 두 사람 중 어느 누가 2011년 ‘나는 연기자다’ 1위를 차지해도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SBS, 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