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으로 드러난 박유천 눈물의 기자회견, 충격 더 큰 까닭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그는 정말 거짓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기자회견까지 하며 절대 마약은 하지 않았다던 박유천의 말은 일견 진짜처럼 절실하게 들렸다. “나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한 사람이 되는 건가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거다 하는 공포가 찾아왔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더라도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면 은퇴하겠다는 말까지 내놨다.

하지만 이런 기자회견이 사실상 그의 ‘인생 연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과수에서 진행한 간이 소변검사와 머리카락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다리털 체모 검사에서 필로폰 성분 양성 판정이 나옴으로써 마약 투약 사실이 밝혀진 것. 이로써 그가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과 행동들은 하나의 쇼였다는 게 드러났다.

물론 음성 판정이 나왔을 때도 제모와 염색, 탈색 등이 이를 은폐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또 마약을 구입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CCTV와 손등에 남은 상처 등이 마약 투약 의혹이 계속 불거지게 했다. 지난 17일 마약수사대에 출석하면서 보인 여유와 미소는 그가 진짜 결백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국과수의 검사결과가 마약 양성 반응으로 나오면서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이미 과거 부적절한 사생활 문제가 노출되며 세간의 질타를 받아왔던 박유천은 사실 자숙하며 지내도 연예계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약 투약 사실이 밝혀지고, 거기에 더해 거짓말까지 한 상황이 드러난 지금은 ‘은퇴’라는 말도 과분한 상황이 됐다. 실망과 분노에 가득한 팬들은 “퇴출”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할 정도다.

사실 연예계에서 갖가지 논란이나 심지어 범죄 사실보다 더 대중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주는 건 거짓말이다. 유승준과 신정환이 대표적이다. 병역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 장담했지만 갑자기 출국 후 국적을 바꿔버린 유승준은 결국 한국 입국이 영영 금지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너무 과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거짓말에 대한 대중들의 좋지 않은 정서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신정환의 경우도 두 차례에 걸친 원정 도박도 문제였지만 그 사실을 숨기려고 댕기열에 걸린 것처럼 위장해 보도를 냈다가 들통이 나면서 문제는 더더욱 악화됐다. 거짓말의 여파로 그는 꽤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슬쩍 복귀했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대중적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거짓말이 범죄 사실보다 더 대중들을 분노케 하는 건 이 직업의 특성 때문이다. 연예인은 결국 대중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 존재가 입증되는 직업이다. 그러니 거짓말로 깨져버린 신뢰는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 심지어 버젓이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했던 호소가 거짓으로 드러났을 때 느껴질 배신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은퇴라는 말도 과분하다는 이야기가 공감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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