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환 시구 논란에 담긴 연예인 가족을 보는 불편한 시선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FT아일랜드의 최민환이 ‘시구 논란’에 휩싸였다. 대전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 카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전 시구로 나선 최민환이 갓 돌이 지난 아들 재율군을 띠로 안은 채 마운드에 올랐던 것.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재율군의 목이 심하게 젖혀지는 아찔한 광경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이제 목도 가누기 어려운 갓 돌이 지난 아기를 안고 시구를 한다는 건 그 자체로 무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을 던지는 동작 자체가 순간적인 힘을 내기 위해 다이내믹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칫 아기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논란이 터졌고 최민환은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시구하는 과정에 있어 아기가 위험할 수도 있었을 부분에 대해 걱정을 끼친 많은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시구하러 올라가기 전까지도 어떤 방법으로 시구를 하는 것이 가장 이 자리에 어울리면서도 안전할까 연습도 많이 하고 이런저런 고민도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가 위험할 수 있었고, 이런 일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짱이를 사랑하는 아빠로서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논란을 일으킨 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최민환의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이런 무리한 시구로 나선 일이나, 이를 요청한 구단 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특히 야구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위험요소가 많은 곳이라는 점은 구단이나 최민환 양측이 모두 너무나 부주의했다는 지적이다. 이 논란은 엉뚱하게도 과거 이휘재가 쌍둥이인 서언, 서준을 앞뒤로 안고 시구를 했다가 일부 논란이 됐던 사실을 다시금 끄집어내기도 했다.



그런데 주목되는 건 이번 논란에서 연예인들이 가족을 동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불똥이 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민환은 지난 2017년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공개연애를 했고 결혼했다. 지난해 5월 아들 재율을 낳은 이들 부부는 12월부터 KBS <살림하는 남자들2>에 출연 중이다.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게 되면서 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도 나서게 됐던 것.

대중들은 이번 논란을 통해 일부 연예인들이 자식들과 함께 방송은 물론 연예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을 출연시켜 그 인기에 힘입어 부모가 주목을 받는 상황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관점의 논란까지 함께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면 이번 최민환 시구 논란이 생각보다 거센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는 연예인 가족이 방송이나 행사에 나오는 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불편한 시선이 더해져 있다. 마치 최민환이 아기를 안고 시구를 하는 장면이 연예인들이 인기를 위해 가족을 동원하는 상황들을 상징하는 장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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