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나선 신정환, 부활의 전제조건은?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쾌도난마] 신정환(37)이 교도소 문을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 법무부가 성탄일을 맞아 단행한 모범 장기수형자, 서민경제사범 등 762명 가석방 명단에 포함된 신정환이 형기 1개월여를 남기고 출소한 것입니다.

지난해 8월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신정환을 보면서 어떤 이는 비난을, 어떤 이는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비난과 안타까움 모두 한 때 그를 연예인으로서, 예능스타로 아끼고 좋아해서 나온 반응일 것입니다.

대중매체 아니 대중의 눈을 의식해 취재진을 따돌리며 교도소를 나선 신정환은 신인에서 스타로(From Zero To Hero) 비상하기는 너무 힘들지만 스타에서 바닥으로(From Hero To Zero)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연예계 속성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정환은 연예계 스타가 잘못을 범해 대중의 용서를 받고도 또 똑같은 잘못을 범했을 때 대중의 분노와 실망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신정환은 1994년 룰라, 1998년 컨추리꼬꼬 등의 멤버로 가수로 활동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출중한 예능감을 보여 예능인으로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급기야 무서운 기세로 예능 프로그램 MC로 자리를 잡아 예능스타로 부상했습니다.

신정환은 프로그램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과 적응을 잘했고 특히 게스트와 MC 등 역할에 맞는 캐릭터와 진행능력, 예능감을 보여 가수로서 명성보다는 예능 스타로서 경쟁력을 더 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똑똑하고 잘 나가는 컨셉으로 캐릭터를 잡을 때 신정환은 조금은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의 행동과 멘트를 하며 다른 사람과 기막힌 조화를 이뤘습니다. 대부분 잘생긴 사람이나 빼어난 능력의 사람과 기꺼이 비교대상이 되며 자신을 못난이, 어리숙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 오히려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자주 구사하는 깐죽 멘트마저 밉지 않고 그냥 웃을 수 있는 강점을 발휘했습니다.

남을 잘 속이지 못하고 이내 들통이 나는 어리숙한 캐릭터의 이미지는 그가 지난 2005년 불법 도박혐의로 방송에서 물러나 다시 복귀할 때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시청자들의 상당수가 신정환의 이런 이미지와 뛰어난 예능감 때문에 연민의 감정으로 감싸 안아 무난하게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청아하고 지순한 이미지의 황수정이 이러한 이미지에 정면으로 배신하는 마약투여 혐의로 구속될 대중의 분노와 실망감이 커 쉽게 복귀하지 못한 것과 반대로 신정환은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 때문에 쉽게 복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어리숙하고 순진한 못난이 콘셉은 한 번의 잘못의 용서와 복귀의 원동력으로 작용을 했을 뿐입니다. 신정환이 필리핀으로 가 도박을 하고 그것이 들통 나자 어리숙한 캐릭터 이미지와 정반대로 거짓으로 댕기열 환자 모습을 연출한 것에 대해 대중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했습니다. 신정환의 복귀에 따뜻한 박수로 지지했던 팬들마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 때문에 교도소를 나서는 신정환에게 겨울날 부는 칼바람보다 더 차가운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연예기획사와 스타, 연예인들의 위기관리와 복귀마케팅이 아무리 뛰어난다고 하더라도 연거푸 실망을 안겨준 신정환의 도박행위는 쉽사리 용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정환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나 연예인들의 인기가 오래갈 것 같지만 한순간의 실수나 범법행위가 얼마나 연예인들에게 치명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100번 잘하다 단 한번 잘못하면 곧바로 추락하는 곳이 바로 연예계입니다. 그래서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중의 따뜻한 용서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잘못을 다시 범해 추락한 신정환은 분명 다른 연예인들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했습니다.

신정환은 분명 재능과 끼가 있는 유능한 예능스타입니다. 하지만 그는 연예인의 존재기반인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두 번의 잘못을 범했습니다. 이 때문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신정환의 방송, 연예계 복귀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기간 뼈를 깎는 통렬한 자기반성과 자숙, 중독성이 있다는 도박에 대한 철저한 치료와 자기관리, 그리고 예능감과 예능적인 무기를 개발하고 노력한다면 언제일지 모르지만 분명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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