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관찰카메라의 욕망, 이미지 메이킹이 만드는 반작용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인기를 얻게 된 개그맨 이승윤의 매니저 강현석은 25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채무관계 관련 내용’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 사이트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4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60만 원을 빌려갔고 약속 날짜가 지났지만 수차례 기한을 미뤄 돈을 갚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피해자는 소송까지 걸었지만 “처음 빌려줄 때 언제까지 갚으라고 말은 했냐. 민사 넣느라 고생했고 결과 나오면 알려달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이 글에서 피해자는 강현석은 카드 대금 명목으로 돈을 빌렸고, 당시 자신은 25살, 강현석은 24살이었기 때문에 6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었다고 했다. 소송까지 진행되며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는 피해자는 그 후로도 연락이 되지 않아 강현석의 집을 찾아가 부모님을 만난 이후 돈을 받게 됐지만 당사자인 강현석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게 강현석에 의해 인정되면서 <전지적 참견 시점>을 봐온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방송에서 그가 보여준 이미지가 너무나 바르고 반듯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승윤을 위해 직접 방송 PD들을 일일이 찾아다녀 여러 방송 출연의 기회를 얻게 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아니던가.



<전지적 참견 시점>을 둘러싼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출연한 몇몇 연예인들의 매니저와의 지나친 수직적 관계가 보기 불편하다는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불편한 지점들을 상당 부분 희석시켜줬던 출연자가 바로 박성광과 매니저 임송이었지만, 지나친 관심으로 임송 매니저는 SM C&C 퇴사와 박성광과 함께 방송 하차를 결정했다. 그 후로 다양한 게스트들을 출연시키며 빈자리를 채워보려 했지만 시청률은 뚝뚝 떨어졌고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사실 생각해보면 <전지적 참견 시점>은 굉장히 많은 논란들을 쏟아낸 프로그램이었다. 시작부터 미투 논란에 휩싸인 김생민이 하차했고, 곧바로 이영자의 어묵 먹방 장면에 세월호 참사 속보를 편집해 넣는 사건으로 잠시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황광희의 신입 매니저 유시종의 일진설이 불거져 매니저는 퇴사하고 광희는 방송에서 하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승윤 매니저 강현석의 논란까지 등장하게 된 것.

무엇이 <전지적 참견 시점>에 이토록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이미지 메이킹’ 경향에서 부추겨진 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강현석 논란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방송을 통해 너무 반듯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모습을 보며 피해자는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과도 안했는데 최근 방송에 훈훈한 매니저로 등장했다”는 것.



연예인 관찰카메라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전지적 참견 시점>은 보다 세세한 연예인과 매니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어떤 이미지와 콘셉트를 포착해내는 것이 주된 스토리텔링이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여러모로 그 관계나 개개인의 이미지들이 과잉되게 포장되는 경우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또한 재미와 웃음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편집을 하다 세월호 참사 장면을 집어넣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 이러한 과잉된 이미지 메이킹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래서 이미지 메이킹 자체가 불편함을 주게 되는 경우, 방송이 보여주지 않던 진짜 모습이 폭로되는 상황을 반복되게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이것은 아마 <전지적 참견 시점>만이 아니라 연예인 관찰카메라를 표방하는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