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밴드’가 시즌2로 올 때 반드시 보완해야할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의 초대 우승자는 호피폴라가 됐다. 루시는 2위, 퍼플레인은 3위 그리고 모네가 4위였다. 이 순위는 결선 1,2차전 점수와 온라인 사전 투표, 생방송 문자 투표를 합산한 결과였다. 결선 1,2차전의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무대에서 펼쳐진 문자 투표가 우승팀의 향방을 갈랐다.

항상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마지막 결과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결국 우승은 한 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그러니 다른 팀을 응원했던 팬들의 아쉬움이 어찌 없을까. 게다가 늘 생방송으로 치러지는 파이널 무대는 라이브라는 점 때문에 음향에 대한 아쉬움 또한 남는다. 음향에 대한 보정 없이 듣는 음악은 날 것의 묘미가 있긴 하지만, 그간 스튜디오에서 녹화해 정제된 음악에 비교해 거칠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의 파이널 무대가 아쉬움을 남긴다는 걸 잘 알면서도 <슈퍼밴드> 파이널은 그 아쉬움이 유독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마지막 무대에 오른 네 팀 모두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실력 있는 팀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생방송 문자 투표에 우승의 향방을 온전히 맡겨버리는 일은 ‘시청자들이 뽑는다’는 의미에는 합당하지만, 여러모로 결과에 대한 다양한 의구심을 남기기 마련이다.

결국 그건 팬덤에 좌우되는 일이고, 그것도 파이널 무대에 얼마나 더 많은 팬들이 결집되었는가가 가른 결과일 수밖에 없다. 생방송 문자투표에 참여한 25만 표에 담기는 의미는 온전히 음악적인 것일 수는 없다. 팬심이란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여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팬심에 의한 결정이 잘못됐다 보긴 어렵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결국 내놓는 순위는 팬덤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기 마련이다.



실력은 이 팀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어째서 저 팀이 우승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건 바로 이 팬덤으로 나온 결과를 마치 실력을 가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오디션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다. 특히 <슈퍼밴드>는 매번 팀 구성을 새롭게 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호흡을 맞춰보는 과정을 통해 오디션이 보여주는 경쟁보다는 하모니에 더 집중하게 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그 일련의 과정은 너무나 즐겁고 흥미롭지만, 한두 명씩 탈락자가 생기고 한두 팀이 떨어지며 나중에는 한 팀으로 우승자가 결정되는 순간이 오면 그 즐거움은 아쉬움을 동반하게 된다. 하모니에서 경쟁으로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윤종신 프로듀서는 <슈퍼밴드>의 파이널 무대에 대한 감격을 소회로 내놓으며 이것이 밴드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네 음악에서 첫발을 내딛는 초석이 될 것이라 말했고, 향후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밴드 음악들이 소개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프로그램 내내 음악을 통해 즐거움과 위안, 위로를 주었던 <슈퍼밴드>의 시청자들이 가진 마음도 마찬가지일 게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슈퍼밴드>는 이번 시즌의 파이널로 가면서 생기게 된 많은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오디션이라는 형식이 어디까지 효과적일 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고, 반드시 한 팀의 우승자를 뽑는 일이 요즘 같은 취향의 시대에 더 이상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지점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형식적 틀로 보여주곤 했던 결과에만 집중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과정을 즐기는 시대다. 그렇다면 이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식 또한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반드시 시즌2로 돌아오길 바라고, 또한 오디션 형식의 한계 또한 뛰어넘을 수 있는 형식 도전도 성취해내길 바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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