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2라이프’ 정지훈의 ‘인생극장’, 되돌릴 수 있다면

[엔터미디어=정덕현] 기획의도에 들어가 있듯이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는 과거 <일밤> ‘인생극장’을 떠올리게 한다. 두 개의 선택지가 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서 드는 후회. 그래서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코너.

하지만 <웰컴2라이프>가 다른 점은 그 두 개의 선택을 하게 되는 인물, 이재상(정지훈)이 두 경험을 온전히 다 하게 된다는 점이다. 평행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이재상은 현실에서는 ‘법꾸라지들’을 돕는 속물 변호사. 그는 자신이 일하는 율객 로펌의 에이스로서 재벌가 홍우식품 일가의 범법행위들을 막아주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는 그런 변호의 기회가 당연히 의뢰인에게 부여된 권리이고 그래서 자신은 그 일을 해주는 것뿐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홍우식품 재벌3세 석경민(김태훈)이 대학에서 성추행을 하려는 것을 막은 오영식(최우성)을 폭행은 물론 그 영상을 찍어 유포한 행위를 그는 교묘한 방식으로 피해가게 해준다. 여성을 회유해 사실은 그가 석경민과 사귀는 관계였다고 말하게 함으로써 오영식의 개입을 3각관계로 몰아넣고, 석경민의 폭행 또한 우울증 약 부작용을 들어 심신미약상태에서 벌어진 일로 변호한 것.

이 변호를 통해 이재상은 율객 로펌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지만, 그런 그에게 한때 연인이었던 라시온(임지연)은 분노한다. 그래서 툭하면 나타나 욕을 하고 그를 때려눕힌다. 그런데 변호사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이재상에게 더 이상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는 일이 발생한다. 홍우식품 회장의 비서 서영주(이다현)가 회장 사모 신정혜(서이숙)의 사주로 납치되어 끔찍하게 살해당한 걸 목격한 것. 그런 짓으로 저지르고도 다른 이를 대신 살해범으로 잡아넣으라고 지시하는 신정혜 앞에서 이재상은 각성한다. 하지만 그렇게 경찰서로 라시온을 찾아가는 와중에 그는 신정혜의 명령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현실세계에서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고한 이가 살해되는 걸 경험했던 이재상은 그러나 깨어나면서 평행세계 속으로 들어온다. 그 곳에서 이재상은 라시온과 결혼해 부부로 살아가는 인물이고 변호사가 아니라 검사다. 결국 이 홍우식품과 관련된 범죄를 경험했던 이재상이 이 평행세계에서 그 범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이 바로 <웰컴2라이프>다.

잘못된 선택 때문에 생겨난 결과에 대해 후회하는 건 어쩌면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일들일 게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 <웰컴2라이프>는 바로 이 지점의 판타지를 파고든다. 만일 평행세계가 있어 그 잘못된 선택을 되돌려 결과도 바꿀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여기에 이 현실과 평행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인물이 변호사와 검사를 오간다는 사실은 이 선택의 문제가 ‘정의’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말해준다. 돈과 권력이 있어 부정한 일들을 저지르는 세력들이 있고, 어쩌다 그들의 부정을 돕게 되는 선택을 하게 됐던 인물이 다른 선택으로 정의를 구현해가는 이야기. 장르물과 판타지가 섞여져 만들어내는 카타르시스가 그 이야기 구조 속에 들어가 있다.

과연 이재상은 평행세계를 통해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수 있을까. 라시온이라는 현실에서는 옛 연인이었고 평행세계에서는 부부인 그 인물과 함께 만들어갈 사랑과 정의의 판타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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