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3’, 박정현 노래하던 베로나편은 어디로?

[엔터미디어=정덕현] 잘 나가던 프로그램에 그 누가 재를 뿌린 걸까. JTBC 예능 <비긴어게인3>는 갑자기 서울 버스킹 2탄을 내보냈다. 명분이야 충분했다.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시청자들을 위한 서울 버스킹을 먼저 했던 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2탄으로 다시금 서울 버스킹을 한다는 것.

하지만 이 서울 버스킹 2탄에는 새로운 게스트로 갑자기 정해인과 김고은이 합류했다. 워낙 핫한 배우들이고 노래 실력도 어느 정도 있는 인물들이라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문제는 이게 영화 홍보라는 점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정지우 감독의 <유열의 음악앨범>에 맞춰진 이벤트.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 영화 홍보성 게스트를 출연시키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많은 토크쇼에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영화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경우가 그렇고,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했다. 그러니 <비긴어게인3>가 <유열의 음악앨범> 개봉에 맞춰 정해인과 김고은을 출연시키고, 그들과 함께 하는 버스킹을 기획한 게 뭐 그리 특별한 잘못일 수 있을까.



하지만 지난주 <비긴어게인3>가 예고편으로 내보냈던 걸 떠올려 보면 이번 한 편을 통째로 정해인과 김고은이 중심이 되는 서울 버스킹으로만 채운 건 무리수였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예고편에서는 이탈리아편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동부 베로나에서 펼쳐질 감동적인 버스킹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상들이 소개된 바 있다.

특히 베로나에서 박정현이 부르는 시아(Sia)의 ‘샹들리에(chandelier)’는 모두를 전율시킬 감동의 무대를 예견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에 박정현이 아델(Adele)의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를 불러 놀라운 감동을 줬던 그런 장면이 또 다시 연출될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게다가 베로나가 가진 또 다른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펼쳐질 음악이 줄 힐링 또한.



이런 기대를 가졌던 시청자들은 이번 편이 온전히 정해인과 김고은이 출연해 만든 서울 버스킹 편으로만 채워진 것에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맥이 끊기는 갑작스런 이벤트라는 건 이 서울 버스킹이 누가 봐도 영화 개봉시기와 맞춰진 홍보성 이벤트라는 걸 알아차리게 만들었다. 물론 그 버스킹 역시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만, 무리한 홍보의 느낌에 시청자들은 불편함과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주 예고편에 나왔던 베로나편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편 말미에 예고편으로도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독일 베르린,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편으로 이어질 다음 출연자들 소개가 이어졌을 뿐이다. 거기에는 이적, 태연, 적재, 폴킴, 김현우 같은 기대되는 가수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지난주 예고편에 나왔던 베로나 버스킹에 대한 아쉬움과 의문은 지울 수 없었다.



<비긴 어게인3>에 무리하게 들어온 홍보성 이벤트는 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오히려 만들고 있다. 이날의 과도한 홍보로 인해 영화에 대한 반감까지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이런 무리한 이벤트를 하게 된 걸까. 지난주 예고편으로 나왔던 베로나편을 제대로 보여주고 일부 서울 버스킹을 채워도 충분했지 않았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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