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핫이슈] 젊은 남녀가 사귀다 헤어지는 게 이상할 건 없다. 단 연예인들이 만나고 헤어질 때는 뉴스가 될 뿐이다. 대중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다. 스타들이 헤어지고 나면 항상 뒷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누가 먼저 찼고, 누가 채였고... 본인들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정확한 결별 사유를 모르면서도 억지로 이유를 추측한다.

현빈-송혜교 결별도 소속사 측이 각자의 드라마와 영화 촬영과 해외활동 등이 관계가 소원해지는 원인이 됐다면서 “주위의 지나친 관심도 부담이었고 근거 없는 결별설도 스트레스였다. 이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 조차 부족했고, 서로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고 결별 이유를 전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중국의 일부 매체들까지 나서 현빈과 송혜교의 결별이 탕웨이의 개입 때문이라는 뜬금 없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빈-송혜교의 결별은 여느 스타의 헤어짐과는 조금 다르게 소비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어떻게 다른지 한번 보자.

스타끼리 사귀다 결별할 때는 헤어지는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김민종이 이승연과 사귀다 헤어진 사실이 당시 스포츠신문을 통해 알려졌을 때는 이미 헤어지고 난 뒤였다. 서로 적절한 타이밍을 살피다가 결별사실을 알리고 그 사실이 보도될 때 김민종은 동해안 모처로 잠수를 탔었다.

반면 현빈과 송혜교의 결별 발표는 지나치게 현빈 중심으로 이뤄진 감이 있다. 발표 시점을 현빈 입대 다음날로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빈이 ‘시크릿가든’으로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고, 올들어 2달동안 찍은 6개의 광고 수익만도 40억 정도에 달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연희가 현빈과 입대전 마지막 CF인 화이트맥주 CF를 찍은 사실을 두고는 “전생에 무슨 복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 정도라면 송혜교와 결별하고도 그 사실을 발표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결별 소식은 지난 연말부터 기자들 사이에서 이미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크릿가든’을 한창 촬영하던 중 현빈이 해병대에 가겠다는 기사가 나오자마자 나는 현빈 소속사에 이 문제를 송혜교와 상의했는지를 현빈에게 한번 물어봐달라고 요청했다.

연인 사이라면 군대, 그것도 해병대에 자원하는 문제며 군대가는 시점에 대해 당연히 여자친구와 상의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속사측에서는 그런 걸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현빈측은 결별 사실을 비밀로 붙여 질질 끌고, 결별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입대 하루 후 결별 사실을 발표했다. 송혜교는 현빈 페이스대로 진행된 결별 발표 후의 상황을 홀로 감내하고 있다. 현빈은 군대로 가버리고 송혜교는 밖에서 모든 화살을 맞아야 하는 형국이다. 한 매체는 이를 “온 몸으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현빈이 이기적이라거나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현빈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정상에 올랐으나 그 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못내놓고 있다가 ‘시크릿가든’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현빈에 대한 ‘주원앓이’가 너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빈의 결별발표를 송혜교가 동조해주었겠다고 예측해볼 수 있겠지만 현빈은 최근 작품을 통해 너무 잘나가고 있는 반면 송혜교는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이 이와 무관해야할 이들의 결별발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연애와 작품활동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연애과정도 작품 활동이 잘되는 사람 위주로 풀어가고, 잘 안되는 사람은 여기에 동조해줄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대중문화전문기자 > 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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