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동, 어떻게 ‘1박2일’을 국민예능으로 만들었나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이제 한국 예능사에 기록될 하나의 예능 신화가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바로 2월 26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KBS ‘1박2일’이다. 지난 2월 10,11일 전북 정읍 등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친 ‘1박2일’은 앞으로 2월 19,26일 2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국민의 예능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4년 넘게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으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시청률의 철옹성을 쌓은 ‘1박2일’이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종영을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1박2일’은 막을 내리지만 그 존재는 한국 방송사에, 그리고 시청자의 뇌리 속에 예능신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지난 2007년 8월 5일 충북 영동편을 시작으로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대한민국 전국 각지를 누비며 1박2일 동안 다양한 체험을 한 ‘1박2일’은 2월 26일 232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MBC ‘무한도전’의 아류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초라하게 출발했지만 얼마 안돼 모든 국민이 가장 즐겨보는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한국 예능사와 시청자의 가슴에 길이 남을 예능 신화가 됐다.

‘1박2일’이 ‘무한도전’ 아류라는 비난을 받으며 초라한 시청률의 프로그램에서 남녀노소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서며 새로운 예능 신화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 강호동이라는 불세출의 예능 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1박2일’의 포맷의 독창성과 진화, 눈길끄는 스토리텔링과 연예인의 탈신비화의 일상성의 극대화, 날것(리얼리티)의 진정성 등 프로그램의 성격, 이승기 이수근 등 출연 멤버들의 맹활약, 나영석PD, 이우정 작가 등 제작진의 부단한 노력 등 다양한 인기 원인이 있지만 오늘의 ‘1박2일’ 신화는 강호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강호동은 ‘1박2일’의 포맷과 성격을 규정하는 뛰어난 MC였고 다른 멤버를 밀어주고 이끌어 주며 웃음을 증폭시키는 남다른 멤버였고 스토리텔링과 내용을 꾸며가는 출중한 작가였으며 김C, MC몽 등 멤버의 퇴진 등으로 인해 야기된 프로그램 위기를 구원한 진정한 해결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1박2일’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인기를 주도적으로 견인한 예능스타였다.

강호동은 2007년 8월5일 첫 방송부터 세금문제로 인한 연예계 잠정은퇴선언으로 하차한 2011년 9월 25일까지 4년 1개월 동안 ‘1박2일’을 이끌며 이 같은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1박2일’의 이명한 전PD와 나영석 PD는 “‘1박2일’의 성공은 강호동이라고 최고의 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단언했고 이승기 이수근은 “오늘의‘1박2일’의 일등공신은 강호동 선배다”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대다수 시청자 역시 이 같은 평가에 동조하고 있다.

강호동은 5~7명의 멤버들이 전국 각지를 찾아 게임을 하거나 현지의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등에 대처하며 웃음을 주는 정형화된 포맷으로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1박2일’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며 맹활약을 펼쳤다.



강호동은 야생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성이자 시청자의 반응을 결정짓는 날것(리얼리티)을 배가시키기 위해 겨울바다 입수에서부터 까나리 액젓 마시는 것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던졌고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또한 이수근부터 이승기에 이르기까지 다른 멤버들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약점을 보완해줄 뿐만 아니라 각 멤버들이 뛰어난 예능감과 개인기를 최대한 발현할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줬다. 그리고 고정된 멤버들의 인기를 좌우하는 캐릭터화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시켰다.

강호동은 ‘1박2일’의 한 멤버로서의 웃음의 전령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다른 멤버들을 경영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진행자로서 역할도 능수능란하게 수행한 것이다. 또한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프로그램 장악력과 친근감, 그리고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공감능력으로 ‘시청자 특집’ ‘여배우특집’ ‘박찬호특집’ 등 특집편의 존재의미를 극대화시키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아울러 강호동은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다. 최근 들어 예능 프로그램의 승패를 좌우하는 스토리텔링을 기막히게 해낸 것이다. 강호동은 전국 각지를 다니며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구사해 시청자들에게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1박2일’ 인기를 견인하는 원동력이 바로 강호동이다. 강호동은 ‘1박2일’ 인기 원인중 하나인 물화와 신비화된 연예인들을 탈신비화 작업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강호동은 이승기 등 연예인 멤버와 최지우 김하늘 박찬호 등 스타 게스트 등 신비화된 연예인을 탈신비화 작업을 전개해 일상성을 노출시켜 시청자에게 친근감을 갖게 했다. 또한 프로그램에서 6~8멤버 역할을 하며 기존 멤버들이 보이지 못한 신선하고 의외적인 모습을 보여 인기의 한축을 담당했던 일반인들이 ‘1박2일’에서 원 없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진솔한 일상 그대로를 보일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했던 것도 강호동이다.

강호동의 ‘1박2일’에서 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C하차, MC몽 퇴진 등 멤버들이 하차할 때 정말 위기였고 힘들었다”는 나영석PD의 말처럼 ‘1박2일’은 어려운 위기와 힘든 상황이 있었다. 그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강호동이었다. 김C하차, 병역문제와 관련한 MC몽의 퇴출 등 ‘1박2일’의 최대위기 상황에서 강호동은 놀라운 집중력과 활약으로 위기를 돌파한 것이다.

이러한 강호동이었기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1박2일’ 신화의 진정한 영웅으로 강호동을 꼽는 것이다. 전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 행복을 선사했던 ‘1박2일’의 예능신화는 2월26일 끝이 난다. 수많은 시청자들은 신화의 마지막을 함께 못했지만 ‘1박2일’ 신화의 진정한 주역인 강호동이라는 예능영웅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