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차태현! 그의 예능 경쟁력은?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역시다. KBS ‘1박2일’에 투입된 새로운 멤버 차태현의 예능의 경쟁력은 기대 이상이다.

‘1박2일’은 남녀노소 전국민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멤버중 이승기 은지원이 빠지고 나영석PD, 이우정 작가 등 5년간 ‘1박2일’을 이끌어왔던 제작진도 최재형PD를 비롯한 새 제작진으로 교체됐다. ‘1박2일’이 타이틀과 포맷, 일부 멤버를 유지한 채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 등 새로운 4명의 멤버를 영입해 지난 4일부터 새 출발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멤버로 진용이 짜인 ‘1박2일’에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1박2일’의 고정 멤버로 투입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험이고 부담이다. 앞으로 포맷의 변화와 함께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적응하면 제대로 된 평가가 내려지겠지만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멤버들의 ‘1박2일’안팎의 일거수 일투족, 말 한마디, 예능감 하나 하나가 시시각각 화제가 되고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강호동을 비롯한 기존 멤버들의 ‘1박2일’이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높은 상황에서 시작됐지만 4일, 11일 2회분 방송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데에는 새로운 멤버로 투입된 차태현이라는 걸출한 웃음 메이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청자의 새로운 ‘1박2일’에 대한 우려를 기대로 전환시킨 주역도 차태현이었다.

“차태현은 예능계의 아인슈타인”(김종민) “차태현은 천재인 것 같다. (‘1박2일’의) 최고의 섭외인 것 같다”(성시경) “‘1박2일’은 차태현을 위한 프로그램 같다. 보면서 많이 웃었다”(엄태웅)…첫 녹화를 마치고 지난 2월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출연 멤버들이 차태현에게 날린 찬사가 허언이 아님이 방송 2회만에 입증됐다.

그렇다면 차태현의 예능 경쟁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지난 1995년 KBS슈퍼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가수, MC, DJ 등 다양한 연예 분야에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기량을 다졌다. 여기에 밝고 낙천적인 성격까지 가지고 있다. 이같은 경험과 성격, 재능이 밑바탕이 돼 ‘1박2일’의 핵심 멤버로 우뚝 설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1박2일’ 차태현이 보인 예능 경쟁력의 가장 큰 무기는 카멜레온 카리스마다. 여러명이 고정 출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 멤버 역할을 하면서도 모든 멤버를 유기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보이는 강호동이나 유재석 같은 진행자 겸 멤버가 있어야한다. 강력한 장악력과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멤버들을 이끄는 강호동이나 배려와 겸손, 성실로 멤버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유재석 처럼 한 멤버이면서 멤버들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멤버들이 따로 놀게 되고 프로그램이 산만하게 전개돼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새롭게 진용을 짠 ‘1박2일’의 경우 중요한 이 같은 핵심 멤버가 없는 상황이다. 이수근이 4,11일 방송에서 그 역할을 했지만 한계를 드러냈다. 프로그램과 멤버들의 장악력, 그리고 특유의 카리스마 부족 때문이었다. 진행과 함께 멤버 역할을 하면서 기존의 이수근의 장기마저 약화되는 문제를 야기했다. 그렇다고 아직은 예능 초보이며 능수능란한 예능 개인기를 갖추지 못한 큰형 김승우에게 이런 역할을 기대하기도 곤란하다.



이런 상황에서 차태현은 한 멤버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도 각 멤버들의 특성에 맞게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때로는 강렬하게 대응해 멤버들의 조화를 이끌며 구심적 역할을 했다. 어리버리 한 김종민에게는 재미와 자상한 선배로, 예능초보 주원에게는 밑받침을 해주는 조력자로, 웃음의 고수 이수근에게는 웃음을 폭발시켜주는 소재와 리액션 제공자로 그리고 신중하고 내성적인 김승우에게는 힘을 내고 격려하는 분위기 메이커로 멤버별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강호동과 유재석과 구분되는 차태현의 카멜로온식 카리스마는 예능의 경쟁력의 원천이자 앞으로 ‘1박2일’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량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차태현의 예능의 경쟁력의 강력한 무기는 팔색조 예능감과 개인기다. 차태현은 여러 연예분야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웃음의 무기를 갖췄다. 애드립에서부터 몸개그에 이르기까지 상황과 분위기, 사람들에 따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는 개인기와 예능감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찬물로 등목을 하며 뛰어가다가 염소를 만나 놀라서 도망치는 장면이나 머리를 감는 김종민에게 찬물과 온수를 번갈아가며 부어주는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한 것은 이러한 차태현의 다양한 웃음의 무기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차태현은 무엇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청자 반응과 화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 조성력과 멤버들간의 관계 구성력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예능 경쟁력중 하나다. 제작진의 노력이나 시청자의 호명 등으로 멤버들의 캐릭터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멤버들의 활약여하에 따라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캐릭터가 구축되기도 한다. 차태현은 자신의 캐릭터 구축은 물론 다른 멤버들의 캐릭터 조성자와 멤버들의 재밌는 관계형성자로서 가능성을 2회 방송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물론 차태현의 약점도 있다. 예능의 승패를 좌우하는 진정성과 스토리텔링 부분에 보완할 부분도 있다. 요즘 예능의 화두와 승부수는 진정성이다. 차태현은 성격이나 태도 등으로 웃음의 진정성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상황, 에피소드, 인물에 대한 일회성 웃음을 유발하는 데에는 출중한 능력을 보이는데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며 웃음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은 부족한 편이다.

새로운 ‘1박2일’은 시작됐다.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쏟아진다.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이전의‘1박2일’과의 비교도 숙명적으로 뒤따른다. 그래도 새로운 ‘1박2일’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다양한 예능의 경쟁력으로 무장한 차태현이라는 출중한 멤버가 있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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