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정은 <고쇼>의 처음이자 끝!”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 인터뷰]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여전하다. 말도 행동도 거침없다. 가식이나 내숭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SBS <고쇼>(4월 6일 첫방송) 진행자 고현정이다. 기자간담회장에서의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이 없다. 그 거침없음은 말을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감없이 속내 이야기를 그대로 건네는 고현정 특유의 직설의 스타일이다. 그녀는 우회의 언어를 사용할 줄 모른다. 이날 기자간담회장에서도 질문을 한 기자가 답변 할 때 보지 않는 것에 대해 “얼굴 좀 들고 보시라”고 직설을 날린다. 고현정의 직설은 철저히 원칙에 입각한 것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그녀를 향한 비난과 공격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1시간여 진행된 기자간담회장의 고현정을 지켜본 뒤 따로 만나 인터뷰를 했다.

기자 간담회장에서 모습에 대해 “역시 고현정 답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랬더니 이내 걱정되는 표정으로 “제가 오늘도 말을 막 했지요. 어쩌지요”라고 답한다. 연기자가 아닌 고현정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현정하면 연기자의 모습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녀는 1990~1992년 <쇼 토요 특급> <토요대행진> 등 예능 프로그램 MC로도 활약을 했다. 그것도 성공적인 진행자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그녀가 예능의 꽃이자 예능인들의 꿈이기도 한 토크쇼의 진행자라는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나려 하고 있다.

고현정 토크쇼에 대한 이야기와 소문은 1년전 부터 꾸준히 나돌았다. 그리고 드디어 4월6일 모습을 드러낸다. 왜 토크쇼냐고 물었다. “토크쇼를 해보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을 뵙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겨 하게 됐다. 첫 녹화를 마쳤는데 영화와 드라마가 가장 힘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능 하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첫 녹화를 마치고 선택을 잘 못 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행복한 1년이 될 것 같다”라고 말하는 고현정은 “토크쇼를 막상 준비하고 녹화를 하면서 우울증이 생길 정도였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라며 반문한다.

토크쇼의 승패는 네 가지 요소 즉 MC, 게스트, 토크의 내용, 토크의 전달방식에 의해 좌우된다. <고쇼>는 성격과 스타일이 다른 윤종신, 김영철, 정형돈 등 3명이 고현정과 함께 MC로 나서고 게스트로 주로 연예인 출연자들이 나와 하나의 작품(토크의 주제)을 위한 오디션 방식으로 300명의 방청객 앞에서 진행하는 공개 시추에이션 토크쇼다. 일단 포맷이 신선하고 MC 구성이 흥미롭다. 앞으로 방송이 진행되면서 게스트와 토크의 빛깔은 드러날 것이다.

토크쇼 제목에서 드러나듯 <고쇼>는 고현정의 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쇼> 연출자 서혜진PD가 “<고쇼>는 고현정이 처음이자 끝이다. 16개의 TV토크쇼가 있지만 고현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쇼>는 다른 토크쇼와 차별점을 이룬다”고 말 할 정도로 <고쇼>는 MC인 고현정의 존재감과 스타일이 잘 드러나고 고현정의 활약여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토크쇼다. 고현정이라는 퍼스낼러티가 드러날 수 밖에 없는 토크쇼인 것이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대중이 아는 고현정의 이미지와 실제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고현정을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다. <고쇼>가 성공하기위해서는 대중 뿐만 아니라 동료 연예인들도 알고 있는 고현정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강한 이미지와 고현정의 실제 털털하고 꾸밈없는 모습을 잘 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전 편하게 하고 싶어요. 토크쇼가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자리인데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하는지 그 수위를 잘 모르겠어요. 가식 없이 그냥 솔직담백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마침 옆에 앉아있던 김영철과 정형돈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고현정과 함께 작업하기 전과 후에 느낌이 어떠냐고. 정형돈은 “고현정 누나가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정말 세다. 토크쇼에서 세게 나갔으면 한다. 그것은 어떤 스타도 흉내 낼 수 없는 매력이다”고 했고 김영철은 “고현정과 작업전후의 느낌은 비슷하다. 원칙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 용서를 하지 않지만 다른 면은 허술하기 그지 없다. 토크쇼에서도 그런 면이 잘 드러 난다”고 했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그녀의 사적인 영역에서 대중매체에 전달된 정보로 구축된 고현정의 이미지는 분명 강렬하다. 이것이 때로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가 그렇게 센가요. 전혀 그렇지 않는데…속에 없는 말을 못해요. 자제하자 하는 생각을 하는데 어느 사이 입에서 말이 나와 버려요”라는 고현정의 실제 모습은 너무 솔직하고 여리다. 이러한 이미지와 실제가 보여 질‘고쇼’에 대해 시청자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다.

기자간담회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망가지거나 그동안 쌓아놓은 여배우로서 이미지가 추락하는 우려는 없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하며 “MC를 맡아 털털하고 솔직한 면을 보인다고 배우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분들도 분야별(드라마와 예능)로 구분해서 즐길 줄 아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이부분에 대해 부연 설명을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걸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다. 제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까불고 망가져도 되지 않을까.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자유스럽고 재밌는 그러면서 솔직한 고현정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대중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고쇼>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의 높낮이를 결정할 출연 게스트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서혜진PD는 당분간 연예인으로 한정할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현정은 입장이 조금 달랐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이슈나 화제가 되는 사람들, 그리고 매회 주제가 달라지니 주제에 부합한 인물이라면 누구나 초대하고 싶다. 빅뱅 2PM 박유천 같은 아이돌 스타뿐만 아니라 주병진 등 토크쇼의 진행자들, 김어준씨 같은 사람도 초대하고 싶다.”



고현정은 옆에 있던 MC 정형돈과 김영철 그리고 녹화일정으로 기자간담회장을 빨리 떠난 윤종신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세 사람이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보완해주고 약점을 장점으로 전환시켜주고 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첫 녹화에서 예능 경험이 많은 세 사람이 정확한 지점을 집어줬다.”

1964년 감독, 배우 등 영화인들이 나와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KBS <스크린 야설>로 시작된 한국 TV토크쇼는 1989년 <자니윤쇼>로 예능 토크쇼의 일대 전환점을 맞이했고 1990년대 중후반 토크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시청자와 만나고 있지만 신변잡기 나열, 홍보쇼, 재탕 삼탕의 연예인 사생활 전시장으로 전락해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토크쇼의 귀재라는 주병진도 많은 기대 속에 토크쇼로 복귀했지만 흥행면에서나 완성도면에서 참패하고 있다.

토크쇼의 침체국면에서 <고쇼>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바로 <고쇼> 제작진을 격려하기위해 인터뷰장을 찾은 이남기 SBS 미디어 홀딩스 대표에게. 이남기 대표는 <자니윤쇼>을 기획 연출해 한국 방송 토크쇼에 한 획을 그은 스타PD 출신이다. 이남기 대표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고현정씨는 토크쇼 진행자로 한 획을 그을 것이다. 스타성, 진행능력, 이미지 등 토크쇼 진행자로서 성공할 자질을 누구보다 잘 갖췄을 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승부사 기질이 남다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똑같은 질문을 고현정에게 던졌다.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하려구요. 정말 열심히 하려구요. 걱정돼요. 시청자분들이 재밌고 편안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강렬한 개성과 이미지, 그리고 솔직담백하면서도 털털한 실제 모습의 고현정이 타인의 마음까지 열게 하는 따뜻한 시선과 진실 된 마음으로 토크쇼에 임한다면 분명 TV화면 너머의 시청자들의 눈과 가슴을 사로 잡아 <고쇼>가 한국 토크쇼에 하나의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보그,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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