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기획사가 성범죄 온상입니까!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또 충격적 사건이 터졌습니다. 바로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것입니다. 연이어 과거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성상납을 요구받았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 여성 참가자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사람들은 힐난합니다. 연예 기획사는 성범죄 온상이냐구요.

연예기획사는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연예인을 만드는 스타 메이커로서 한국 대중문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한류의 전진기지 기능까지 수행하는 명실상부한 스타 시스템의 핵심적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대중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연예계, 연예기획사, 연예인, 매니저 등에 대한 대중의 뿌리 깊은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심화 시키는 가장 큰 원인 제공자이기도 합니다.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 연예인 꿈을 갖고 지원한 참가자가 197만명에 달하고 2012학년도 수시 1차 평균 경쟁률은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보컬 536.4대 1, 국민대 연극영화과 209.3대 1에 이르는 등 연예인 지망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스타나 연예인들은 엄청난 인기를 바탕으로 상상을 초월한 막대한 부와 명성을 쌓아 사회적 위상이 올라가 대중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연예산업을 이끄는 연예기획사나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중의 선망의 대상이 된 연예인과 연예기획사 등에 대해 넘을 수 없는 대중의 부정적 시선의 벽도 엄존합니다. 앞에서는 스타나 연예인들에 환호를 보내지만 뒤에서 욕하고 멸시하는 이중적 행태들이 여전합니다.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에 대한 대중의 뿌리 깊은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은 한국 연예문화와 연예인, 연예기획사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더욱 더 인식과 편견을 심화시키는 연예기획사와 매니저의 충격적 행태들이 기승을 부립니다.

2009년 3월7일 술접대, 성상납 강요, 폭행 등 한국 연예계 병폐를 적시한 충격적 문건과 함께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는 한 많은 절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장자연의 충격의 여파가 대중의 뇌리에 여전한 가운데 지난 13일 연예인 지망생과 연습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가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 장모씨는 자신의 기획사에 소속된 미성년자 2명 등 10~20대 여자 연습생 6명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13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주부 노래 오디션 <슈퍼디바 2012>에 출연한 이은지 씨는 14년 전 가수로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었지만 소속사 관계자가 성상납을 요구해 힘든 시절을 보냈다는 폭로를 해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장자연의 자살 사건 직후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2009년 9~12월 여성 연기자 111명과 지망생 약 240명, 연예산업 관계자 11명 등을 심층 면접해 조사한 결과 역시 연예기획사나 매니저에 의한 성희롱이나 성폭행과 같은 성적 피해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대상자의 21.5%는 성관계를 요구받았고 6.5%는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응답했으니까요.

연이은 사건과 실태조사에서 드러나듯 일부 연예기획사와 매니저들의 불법적인 행태가 이어지면서 한국 대중문화와 연예산업,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더 견고하고 전면적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부정적인 인식의 폐해 역시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되고 아이돌을 꿈꾸는 지망생과 연습생이라면 대부분 성 상납을 고민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는 한 10대 연예인 지망생의 발언과 “연예계가 험악해 아이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결사적으로 말리는 중입니다”라는 한 어머니의 말은 일부 연예기획사와 매니저에 저질러진 성폭행 등 불법적 행태가 재능 있는 인적자원의 연예계 유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 연습생에 대해 행해진 일부 연예기획사와 매니저의 성폭행 등 범법행위는 연예인, 매니저, 연예기획사, 연예문화 전반에 걸쳐 뿌리 깊은 편견을 확대재생산할 뿐만 이들에 대한 묻지마 비난과 멸시를 초래하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대중사이에서 쉽게 나오는 “딴따라 주제에…”로 시작되는 연예인을 무시하는 편견의 범람은 이러한 악영향의 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리고 성폭행이나 성상납 같은 일부 연예기획사의 범법행위나 매니저의 불법 행태는 무엇보다 연예인과 매니저, 연예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위해 오랜 세월 수많은 연예산업 종사자들이 기울여온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장모씨 사건이후 통화를 하게 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 관계자는 장모씨의 연예기획사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회원사가 아님을 밝힌 뒤 “억장이 무너집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제도와 이미지를 개선해 놓으면 뭐 합니까. 연예기획사(혹은 매니저) 성폭행 보도가 나오면 그동안의 노력과 활동들이 한방에 묻히는걸요”라며 탄식을 하더군요.

그 탄식보다 더 절망적인 것은 대중이 연예기획사에 대해 쏟아내는 비난과 비판, 분노입니다. “연예기획사가 성범죄 온상입니까!”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tvN, 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