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복귀 정세진·배현진 극과 극 반응, 왜?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뉴스 앵커의 책임감과 신뢰 더욱 단단히 쌓아가겠습니다.”(5월11일 MBC 배현진 아나운서)“또 2년만에 뉴스에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아나운서 정세진입니다”(4월26일 KBS 정세진 아나운서)

파업 103일만에 MBC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 앵커에 전격 복귀한 배현진 아나운서와 지난 3월부터 파업에 돌입한 KBS 새노동조합(이하 새노조)이 제작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리셋 KBS 뉴스9’를 4월26일부터 진행하는 정세진 아나운서에 대한 시청자와 방송인들의 반응이 극과 극입니다.

MBC노조는 지난 1월30일부터 공정방송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KBS 새노조는 지난 3월6일부터 공정보도와 김인규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각각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노조원인 배현진 아나운서와 정세진 아나운서 역시 파업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배현진 아나운서는 지난 5월 11일 노조를 탈퇴하고 ‘뉴스 데스크’ 에 전격적으로 복귀를 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정세진 아나운서는 파업에 계속 참여하며 지난 4월 26일부터 염경철 기자 뒤를 이어 민간인 불법사찰 뉴스 보도 등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한국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방송학회가 주는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비롯해 각종 언론상을 수상한 KBS 새노조의 ‘리셋 KBS뉴스9’(이하 리셋뉴스) 앵커석을 지키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정세진과 배현진 아나운서가 복귀한 뉴스 프로그램의 종류와 성격, 뉴스 복귀 이유와 명분, 파장과 영향력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게 향후 내려질 수 있는 사측과 시청자의 처분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세진 아나운서의 ‘리셋뉴스’진행과 배현진 아나운서의 ‘뉴스데스크’복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MBC와 KBS 등 방송사의 파업에 대한 본질, 그리고 언론인의 역할과 소명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신의 신념과 상황, 언론의 역할과 언론인의 사명의식에 대한 이해의 시선에 따라 파업 참여 혹은 불참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개인의 선택에 대한 방송인과 시청자의 반응과 영향은 첨예하게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세진과 배현진 아나운서, 두 사람은 각각 성격이 전혀 다른 뉴스 프로그램에 복귀한 이유와 파업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혔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5월11일 MBC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보도 제작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 책임도 있었기에 그저 묵묵히 지켜봐 왔다. 그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파업참가 심경을 밝힌 뒤 “그렇게 100여일이나 흘렀고 처음으로 거취에 대한 선택을 한다.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 오늘(11일) 내 일터로 돌아 간다”고 했다.



반면 정세진 아나운서는 노조행사, 기자간담회, 그리고 일부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셋뉴스’앵커 복귀 소감에서부터 파업참여 이유, 그리고 현재 방송의 문제점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의 징계우려가 높은 ‘리셋뉴스’ 앵커수락에 대한 부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세진 아나운서는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함께 힘을 보태자는 마음이었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한다고 이런 말들을 하지만, 제 마음이 따를 때가 있다. 제가 신뢰하는 동료들이 맞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리셋뉴스’ 참여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정세진 아나운서는 “뉴스는 사회권력층에 대한 감시가 기본인데 과거보다 사회 기득권에 대한 고발과 감시가 빠져있기 때문에 KBS 뉴스를 5분 정도 밖에 안 보게 된다. 기득권과 강자를 감시하는 KBS 역할이 부실하다고 대부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서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현재의 방송 상황과 언론인으로서 바람과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배현진과 정세진 아나운서가 밝힌 뉴스 앵커로서의 복귀에 대한 입장과 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시각차가 현재의 방송사의 파업의 본질과 이유를 직접적으로 그리고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언론과 언론인에게 주어진 가장 큰 의무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감시와 비판 역할을 충실히 해 건강한 사회를 견인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의 안내견 더 나아가 권력의 응원단이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해야한다는 것이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 내린 국민들의 엄중한 명령입니다. 하지만 최근 방송은 그렇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방송이 진실을 말하고 문제 있는 정치권력과 자본 권력의 감시와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제도, 특정세력, 관계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시청자와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MBC, KBS 파업은 바로 진실을 말하고 권력을 비판 감시하라는 방송에 내린 시청자의 엄중한 명령을 지키지 못한 반성이자 문제점 개선에 대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11월 MBC아나운서로 입사해 2010년 6월부터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뒤 2011년 4월부터 ‘뉴스데스크’앵커를 맡은 배현진 아나운서와 1997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KBS‘뉴스9’를 진행한 정세진 아나운서의 성격이 전혀 다른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로서의 복귀의 차이는 바로 이같은 언론과 언론인의 본질 파악의 차이와 입장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세진과 배현진 앵커에 대한 시청자와 방송인의 양극단의 반응은 뉴스 앵커를 비롯한 방송인의 신뢰와 책임감은 문제 있는 방송을 내보내는데 참여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문제 있는 방송을 개선하고 공정한 방송을 내보내기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는지 여부에 대한 차이에서 유발된 것입니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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