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지영의 MC몽 발언, 왜 비난받나?
- ‘욕 끊은’ 백지영, 욕먹는 이유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최근 신곡 ‘굿보이’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 백지영이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행한 하나의 발언으로 인해 시청자와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백지영에 대한 대중의 비판과 비난의 진원지는 바로 5월 22일 방송된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에서 MC몽에 대한 걱정과 위로를 건네는 말이었습니다. <승승장구>에서 백지영은 스캔들로 인한 아픔과 절망, 극복 그리고 동료 연예인 정석원과의 열애, 음악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백지영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들이 이겨냈으면 좋겠다. 지금 누구보다 내가 마음 아픈 친구가 있는데 MC몽이다. 저는 그 친구가 무슨 잘잘못을 했는지 솔직히 따지고 뭐고 하고 싶지도 않다. 늘 전화해서 ‘여자도 이겨내는데 넌 할 수 있다’며 위로한다. 지금 너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데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MC몽에 대한 격려의 말을 했습니다.

방송직후 상당수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법원으로부터 병역연기의 불법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MC몽에 대한 백지영의 발언이 공적인 자리인 방송에서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발언 내용 중 “그 친구가 무슨 잘잘못을 했는지 솔직히 따지고 뭐고 하고 싶지도 않다”는 말은 범법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묻지마 옹호로 비쳐줘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백지영의 이 말은 정치지도자, 국회의원, 관료와 그 자제, 재벌과 그 아들들, 연예인 등 일부 특권층 사람들의 병역 면제비율이 일반인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사실과 병역비리를 저지른 특권층의 행태에 분노하는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며 비판을 초래했습니다.

동료로서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MC몽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백지영의 마음은 물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MC몽을 만나는 사적인 자리로 국한됐어야합니다.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적인 자리이며 이 때문에 방송에서 한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파장을 일으키는 공적인 성격을 지니게 됩니다.



다수의 대중은 병역연기 과정에의 불법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MC몽에 대해 백지영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승승장구>에서의 백지영의 MC몽에 대한 발언은 공사구분 없이 문제 있는 일부 연예인들의 묻지마 동료 감싸기 문화의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료라는 이유로 그리고 친하다는 이유로 공적인 방송에서 불법을 저지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행태에 대해 묻지마 감싸기로 일관해 대중의 비판과 분노를 초래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패거리 문화의 병폐의 한 단면입니다.

최근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고영욱에 대해 이상민은 5월 17일 방송된 Mnet <음악의 신>에서 전 룰라 멤버 채리나와 함께 하는 장면에서 “진실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던 우리는 17년을 함께 한 식구니까 (고영욱을) 믿어줘야 한다. 고영욱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와 통화를 하셨는데 ‘살기 싫다’고 하셨다더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상민의 고영욱에 대한 언급 역시 방송에서 해서는 안 될 매우 부적절한 말이었습니다. 만약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미성년자들의 심경과 고영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수사진행인 상황을 조금만 생각 했다면 이런 말을 방송에선 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 2006년 12월 15일 KBS를 통해 생중계된 27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영화최다관객상 시상자로 나선 원로 배우 윤정희는 시상식의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뇌물수수혐의로 복역중이던 신성일에 대한 개념없는 발언으로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윤정희는 “내년 고희와 결혼 50주년을 맞는 신성일 씨가 아직 의정부교도소에 있다. 영화인 식구들이 내년에 신성일 영화 회고전을 열 계획이다.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린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에 사회자 정준호는 “우리는 신성일 선배님을 화면에서 뵙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시상식 직후 “방송에서 중계되는 시상식 자리에서 범법행위로 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을 구명하다니 개념없는 문제 있는 행태” “윤정희 발언은 연예인 패거리 문화의 병폐가 몸에 배인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등 비난이 홍수를 이뤘습니다.

이처럼 일부 연예인들이 불법을 저지르거나 잘못된 행태를 범한 연예인에 대해 동료라는 이유로, 친하다는 이유로 사석이 아닌 공적인 방송에 나와 공사구분 없이 묻지마 감싸기를 행하는 행태와 발언은 연예인과 연예계,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인식심화 등 악영향을 끼칩니다.

불법과 문제 있는 연예인의 행태에 대한 건강한 비판 없이 동료의 묻지마 감싸기 발언은 연예인의 무개념성을 노출시키며 대중의 시선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연예인의 사회적 위상마저 추락시킵니다. 또한 대중에게 잘못된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심어주는 폐해도 남깁니다. 무엇보다 우리사회에 만연된 문제 있는 패거리 문화의 병폐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백지영 씨, 앞으로 힘들어하는 MC몽에 대한 격려와 위로는 방송 아닌 사석에서 하는 것이 진정 MC몽을 돕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일부 연예인의 고질적인 패거리 문화의 병폐를 조금이나마 개선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Mnet]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