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들 병역연기에 대한 비판적 시선의 본질은?

[엔터미디어=배국남의 직격탄] 또 한 연예인이 병역문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바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연기자 김무열입니다.

감사원이 지난 6월 21일 병역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01년 3월 징병검사결과 현역입영판정(2급)을 받은 배우A씨(김무열)가 2010년 5월 생계유지 곤란 사유로 병역감면처분(제2국민역)을 받은 것과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배우A씨(김무열)이 병역감면처분을 받을 당시 가족 지출수준, 보유 현금성 재산, 모친이 소설가로 활동하는 점 등 가사 상황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생계곤란자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곧바로 병무청은 22일 김무열의 병역면제 판정에 대한 재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김무열의 병역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병무청의 재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김무열 소속사 프레인의 여준영 대표는 6월 22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감사원이 제기한 김무열의 병역면제판정에 의혹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여준영 대표는 ‘당신이 그에 대해 알아야 할 한 가지(1 thing you should know about him)’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무열이 정당한 근거와 엄격한 심사를 통해 병역을 합법적으로 면제받았고 오히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더 강도 높은 심사를 받았다고 감사원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여준영 대표는 상세하면서도 구구절절하게 김무열의 가정상황과 생활환경을 언급한 뒤 “(김)무열이는 면제당시에 가장이 된 게 아니라 10대 후반부터 ‘생계곤란’ 정도가 아닌 ‘생존불가’ 집안의 가장 이었습니다”라며 면제사유인 생계곤란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자극적인 한 줄로 한 가족의 인생을 모욕하는 뉴스와 그것을 즐기는 집단 관음 속에 혼자 서있는 그 옆에 제가 있어 줄 수 있게 된 걸 기쁘게 생각 합니다”라며 일부매체의 자극적 뉴스 보도 행태와 일부 수용자 태도까지 지적하며 글을 마무리 했습니다.

병역논란의 중심에 선 김무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정적인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감사원의 발표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사원 발표에 의해 촉발된 김무열의 병역논란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그 동안 병역비리하면 연예인이라고 할 정도로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병역비리를 저질러 왔습니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은 권리만 챙긴 채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 병역마저 회피하는 부도덕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심화됐습니다.

관료,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재벌 등 사회 지도층 사람들과 그 아들들이 일반인들과 비교가 안 되는 상상을 초월한 높은 병역면제 비율을 보면서 느꼈던 좌절감과 분노를 대중의 시선의 중앙에 서 있고 특권층으로 인식되는 연예인들에 투영해 비판하는 경향도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와 맥락에서 연예인의 병역문제에 대한 대중의 태도는 그 어떤 문제보다 가혹할 정도로 엄격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합니다.

김무열에 대한 병역 논란은 오로지 병무청이 22일 밝힌 재조사에 의거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합니다. 근거 없는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이나 혹은 동정적 분위기 여론조성으로 문제를 호도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병역 논란의 중앙에 선 김무열에 대한 대중의 비판적 시선의 원인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병역 연기 수단에 관한 부분입니다. 김무열이 2007년 5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실제 응시하거나 재원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직업훈련원 재원 등의 사유로 최대 연기일수인 730일간 입영기일을 연기했다는 감사원의 발표내용은 김무열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비판과 비난을 쏟아내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김무열이 공무원 시험을 병역 연기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에 실망과 함께 비판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4일 대법원으로부터 원심확정 판결을 받은 MC몽 역시 병역연기 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대중의 비판과 비난이 더욱 증폭됐지요. 법원은 MC몽의 고의 발치에 의한 병역 기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내렸지만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의 구실로 6차례나 입대를 연기한 부분에 대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미뤘다고 판단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 유죄선고 했습니다. 대중은 MC몽이 공무원 시험 등을 편법적으로 입영연기의 도구로 악용했다는 사실에 더욱 분노하며 연예계 퇴출을 주장한 것입니다.

지난 2006년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한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서울 한 시내 행정고시 시험장에 한 남자 아이돌 스타가 나타나 응시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활동을 하던 그 남자 아이돌 스타가 보통 몇 년간을 매달려 공부하는 행정고시에 응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내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문제의 아이돌 스타의 행정고시 응시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졌지요.

이것은 바로 소문으로 나돌던 공무원 시험을 병역연기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연예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었고 대중의 연예인에 대한 병역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후 MC몽을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이 공무원 시험을 병역연기의 수단으로 전락시킨 실제 사례가 밝혀지면서 대중은 이들 연예인에 대해 싸늘한 비판의 시선을 보냈지요.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공인적 역할을 감당해야하며 더 나아가서는 규범적 모델 역할까지 수행하기를 강요받습니다. 이것은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대중의 관심권에 놓이는 연예인의 숙명같은 것이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병역연기 악용의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 연예인의 공무원 시험 응시는 대중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옆에 있는 초등학생 조카가 묻습니다. “돈도 잘 벌고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연예인들이 왜 공무원 시험을 보나요? 연예인 그만두고 공무원이 되려고 그러나요?”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KBS, 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