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의 기자화가 미코 김유미에 미친 영향?
- 누군가는 스타의 진실과 과거를 알고 있다!

[엔터미디어=배국남의 눈] 미스코리아,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미스춘향, 감귤아가씨, 고추아가씨 등 1,00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미인대회의 폐해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성형 수술 광풍의 병폐에 대한 지적을 하고자 함도 아니다.

‘역대 최고 미모의 미스코리아’ ‘독보적 미모’ ‘타의 추종 외모’… 외모에 관련된 평가와 판단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장으로 점철된 일부 매체의 수선스러운 보도에 눈길을 준 것이 바로 ‘2012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된 김유미다.

지난 7월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56회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김유미가 미스코리아 진을 차지하자 인터넷 매체 등 수많은 매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역대 최고 미모의 미스코리아라며 미모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미스코리아 진 김유미는 순식간에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중매체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그야말로 김유미의 상품성이 일순간에 치솟았다.

하지만 김유미에 대한 관심과 반응은 미스코리아 왕관의 화려한 빛이 발하기도 전에 급반전됐다. 일부 대중의 열띤 관심과 반응은 이내 조소와 비아냥으로 바뀌었다. “역대 최고 미모의 미스코리아”라며 일부 매체들의 눈길끌기용 과장의 수식어 약발도 금세 사라졌다. 오히려 그렇게 보도한 매체에 대해 질타와 조롱이 이어졌다.

2012 미스코리아 진 김유미의 대중의 열띤 관심이 비아냥으로 급전환되고 매체의 미모에 대한 무한찬사가 냉소적 시선으로 돌아선 논조의 급변의 진원지는 바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김유미가 미스코리아 진으로 호명되며 인터넷 매체, 신문 등 일부 매체들이 미모 찬사로 일관한 기사를 쏟아낸 직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스코리아 진 김유미의 졸업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속속 사진들이 올라왔다. 김유미의 고교 졸업앨범 사진 등 김유미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 모습까지라고 주장하는 갖가지 사진이 시시각각 올라왔다.

‘친구들의 배신’ ‘동창들의 배신’ ‘김유미의 과거 사진’ ‘김유미의 과거 사진 추가’ 등의 제목으로 김유미의 과거 모습이라고 추정되는 사진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량 유통됐고 인터넷 매체 등 일부 매체들은 중계방송을 하듯 새로운 사진이 등장할 때마다 ‘김유미의 과거’라며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대량유통 시켰다. 금세 김유미의 연관검색어의 주류는 ‘미스코리아’에서 ‘김유미의 과거모습’, ‘김유미의 과거사진’ ‘동창들 배신’ 등으로 변모했다.

상당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환호에서 무시와 비난으로의 반응 전환과 일부 대중매체의 묻지마 찬사적 보도에서 냉소적 기사로의 전환은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된 현재의 모습과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매체에 소개된 사진 속 과거의 모습이 너무나 확연히 차아기 나기 때문이다.

김유미의 과거 모습이라고 추정되는 사진을 접한 일부 대중과 대중매체는 김유미의 미모가 성형수술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을 쏟아냈고 “미스코리아 대회는 미스성형 선발대회로 개명하라”는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크게 감소하고 우리 사회에 성형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데도 미스코리아 김유미에 대한 이 같은 반응은 외모지상주의의 폐해, 성형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 미스코리아대회와 입상자들은 성형에 의한 인공적인 미보다는 자연적인 미여야한다는 상당수 사람들의 당위적 인식과 성형수술 참가자들의 급증이라는 현실간의 갭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또한 미스코리아 진으로 인증된 김유미 외모에 대한 부러움과 동시에 과거 사진을 통한 인증된 외모의 또 다른 실체 공개를 통한 냉소와 무시 등 엇갈리는 일부 대중의 감정과 반응도 한몫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김유미의 과거 사진이라고 주장되는 사진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의 공개와 대중매체의 이에 대한 보도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인대회인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최고의 미모로 인정받은 김유미의 상품성과 외모적 가치를 일시에 추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1990년 초중반만해도 성형수술을 한 참가자가 종종 미인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정보를 독점하고 유통시키는 주체인 대중매체가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대중매체가 보도하지 않는다고 대중에게 특정 사실이 공개되지 않을 수 없는 미디어 상황이 됐다. 디지털 기기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편화는 전국민의 기자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중매체가 정보 유통을 독점하던 시대는 종언을 고한 것이다. 대중에게 알려진 연예인이나 유명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대중매체가 아닌 동창을 비롯한 지인이나 일반국민에 의해 인터넷을 통해 대량 유통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연예인들이 요즘 대중매체에 나와 앞 다퉈 공개하는 성형수술에 대한 것들도 전국민의 기자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유미가 미스코리아 진으로 호명되는 순간 친구들에 의해, 동창들에 의해,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김유미의 졸업사진 등 과거의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대량 유통된 것처럼 만약 성형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가는 성형이전의 정보를 갖고 있는 네티즌들에 의해 곧바로 들통이 나기 때문에 성형 연예인들이 어쩔 수 없이 성형수술에 관한 것을 방송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일부 연예인들은 성형수술 뿐만 아니라 학력, 나이, 경력, 열애, 이혼 등에 대한 조작과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다 사실이 공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중 상당부분이 대중매체의 취재보도에 의한 것이 아닌 기자화 된 일반인에 의한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개에 의한 것이다.

인터넷의 보편화와 전국민의 기자화로 인해 무분별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잘못된 사실이나 허위정보의 대량 유통에 의한 마녀사냥, 특정인과 단체, 사회에 피해 초래 등 부정적인 현상도 발생하지만 진실과 사실의 유통을 더욱 배가시켜 우리사회의 투명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한 일부 대중매체의 여론 왜곡까지 막을 수 있는 긍정적인 기능이 훨씬 크다.

인터넷의 보편화와 전국민의 기자화는 연예계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매체의 특정 연예인에 대한 여론조작의 원천봉쇄부터 일부기획사와 연예인이 유통시킨 사생활에 대한 잘못된 사적정보의 올바른 적시까지 다양한 순기능을 하는 것이다.

노래를 못한 가수와 연기를 지독히 못하는 연기자가 기획사의 마케팅과 일부 매체의 묻지마 옹호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로 부상할 수 있지만 그 스타의 연기력 실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하는 기자화 된 대중에 의해 상품성과 인기가 추락하는 일은 이제 일상화된 풍경이다. ‘김유미, 역대 최고의 미스코리아 미모’라는 일부 매체의 기사는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제공 된 단 몇 장의 사진 앞에 설자리를 잃은 것은 전국민의 기자화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전국민의 기자화는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에게 ‘최고의 마케팅은 정직’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연예매체의 힘은 ‘사실과 진실을 보도하는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서 나온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중문화전문기자 배국남 knbae@entermedia.co.kr


[사진=tvN,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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