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열렬히 갈망하지만 한없이 두려운 여인 ‘카르멘’
기사입력 :[ 2013-11-25 18:29 ]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지난 23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카르멘>은 2인 2색 카르멘과 돈 호세, 미카엘라를 만나는 기쁨을 선사한 오페라였다. 지난해 11월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무대화한 <카르멘>을 국립극장 2013 시즌공연으로 다시 한 번 선보인 것.

2012년 공연은 물론 "이 시대의 카르멘"으로 오페라 전문 언론인 샌프란 시스코 센티넬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는 메조소프라노 케이트 올드리치가 첫날 무대에 올랐다. 새로운 카르멘은 2008년 국립오페라단 <카르멘>으로 관객과 만난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이었다. 최근 폴란드 브로츠와프국립오페라극장에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제작 오페라 <카르멘>의 주역으로 호평을 받았던 가수이다. 올드리치가 맑은 톤 칼라로 유연하게 소리를 뽑아내며 뇌쇄적인 매력을 뽐냈다면, 백재은은 보다 저음의 디테일을 살리며 자유로운 사랑을 갈구하는 카르멘을 창조했다. 객석 끝까지 뻗어나가는 소리의 진폭은 백재은이 더 훌륭했다.

19세기 프랑스 오페라의 대표작인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엔 운명적 여인 ‘카르멘’을 위해 평온의 굴레를 벗어 던지는 군인 호세가 등장한다. 진지하고 신념이 강한 한 남자가 집시 여자를 향한 열렬한 사랑으로 불법과 범죄에 빠져 탈영병에 이어 밀수업자, 살인자가 되는 뜨겁고 처절한 비극이 담겨있다.

<카르멘>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비극적인 줄거리, 친숙한 아리아 명곡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고양문화재단이 선보이는 오페라 <카르멘>은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감각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 될 예정. 양정웅 연출은 “캠핑카를 타는 카르멘과 보디가드와 함께 아이돌처럼 등장하는 에스카미요는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면, “사랑해요 에스카미요”란 플래카드를 든 합창단과 연기자들도 만날 수 있다“고 말해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 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카르멘>에서 메르세데스로 분해 좋은 평을 받았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추희명과 함께 주역으로 나선다. 단단한 다이믹한 앙상블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이병욱 지휘자와 TIMF앙상블오케스트라의 연주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벨기에 태생의 연출가 폴 에밀 푸흐니가 연출하고 손영주가 재연출한 오페라 <카르멘>은 공중에 떠 있는 뿔 달린 황소 장치가 사라진 것 외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초연과 마찬가지로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군인이란 신분에 억눌린 돈 호세의 심경변화, 한 여자를 향한 광기와 집착이 어떻게 일탈과 파국으로 이어지게 되는지에 집중했다.

음악성이 뛰어난 테너 김재형은 다채로운 음색과 고음의 테크닉을 구사하며 극 전체를 잘 이끌고 갔으나, 돈 호세의 내면을 깊이 있게 끌어내는 데 있어서는 다소 힘이 부치는 인상이었다. 또 다른 돈 호세 정의근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고지식한 하사관이 평온한 일상을 깨고 왜 대중의 적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체화시켰다.

사랑과 죽음이 공존하는 원형 경기장 안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최종 결투가 벌어지는 오페라다. 회전하는 투우장, 뾰족한 성당 첨탑과 창살로 사회의 도덕률과 인물들의 심리가 충돌하고 있음을 드러낸 무대 위에 릴라스 파스티아 선술집이 등장하고, 담배공장 여공들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노란색 원형 무대와 노란색 의상을 입은 군인들의 불안한 기운 또한 캐릭터의 심리 및 행동과 맥을 함께 했다.



오페라 <카르멘>에서 청각적 기쁨을 선사한 성악가는 ‘더 이상의 미카엘라는 없다’고 말 할 정도로 황홀한 소리를 선사한 소프라노 이세진이었다. 발성의 소리 트임이 유연해 맑고 안정된 고음을 뽑아냄은 물론 연기 역시 매끄러워 관객을 집중시켰다. 이렇듯 떠오르는 스타를 찾는 것은 언제나 기쁨을 준다. 단카이로 역 테너 민경환, 주니가 역 베이스 박준혁의 매력적인 소리도 귓가를 사로 잡았다. 에스카미오 역 바리톤 이응광은 첫날 공연 보다는 마지막 날 공연에서 강약을 살려 호방한 투우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다만 고음부에서 뒤가 좀 더 열렸음 더 좋겠다.

박태영이 지휘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전주곡에선 화려하고 활력 넘치는 선율, 플루트와 하프의 조화가 일품인 3막 전주곡의 묘미를 잘 살려냈다. 의정부시립합창단. CBS 소년 소녀 합창단 또한 큰 갈채를 받을 만했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국립오페라단]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