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이유의 영원히 지지 않는 태양의 주인공 안재욱 신성록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노트르담 드 파리>, <십계>와 함께 프랑스의 3대 뮤지컬로 꼽히는 <태양왕>은 17세기 프랑스의 절대군주, 루이14세의 일대기를 다룬다. 루이 14세는 ‘짐은 곧 국가’라고 할 정도로 왕권을 강화한 절대주의 시대의 대표적 전제군주이다. <태양왕>에선 루이14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아름다운 세 여인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루이14세 왕정을 랭스(Reims, 프랑스 북동 샹파뉴 지방 마르느에 있는 도시)부터 베르사이유까지 오가며 인간적인 딜레마와 금지된 사랑, 왕정의 비밀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검토한다.

뮤지컬 <태양왕>는 <십계>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하여 2012년 최고의 화제작 <1789>, 유럽에서만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2011년 고유진▪김호영▪박한근 주연으로 국내 초연 돼 마니아 관객을 확보한 <모차르트 오페라 락> 등 프랑스 최고의 흥행 뮤지컬을 제작한 프로듀서 도브 아티(Dove Attia)와 알버트 코엔(Albert Cohen)이 함께 제작한 작품이다. 2005년 프랑스 초연 당시 주변 국가에서 <태양왕> 관람객을 위한 특별 버스를 운영했을 정도로 유럽 전역에서 사랑을 받았으며, 이후 8년간 총 17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흥행 대작이다.

■ 루이14세의 인생을 뒤 흔든 세 명의 여인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루이14세 역에 안재욱, 신성록 배우가 캐스팅 됐다. 루이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어머니 안느 대비(우현주)와 재상인 마자랭 추기경(김덕환▪박철호)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허수아비 왕 노릇만 할 뿐이다. 권력의 이해관계로 인해 진심으로 사랑했던 첫사랑 마리(임혜영▪정재은)를 놓쳐버린 루이는 진정한 왕이 되어 자신의 여인과 조국을 지키겠노라 다짐하게 된다.

또한 ‘진정한 태양의 군주가 되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어머니의 죽음 이후 왕으로서 자신의 권력을 키울 것을 결심한 루이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선포하며 강력한 왕권을 꿈꾸기 시작한다.

오는 4월 10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태양왕(le Roi Soleil)’이 지난 20일 연습실 현장을 공개했다.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루이 역 안재욱 배우가 부른 넘버는 ‘여기까지 오기 위해’이다. 황금빛 태양 옷을 입고 모두의 앞에서 위압적인 춤과 노래로 절대권력을 선 보이며 절대 군주로 거듭나는 장면이다.



한편, 탐욕스러운 섭정을 펼치다 실각 당한 마자랭 추기경은 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혹적인 몽테스팡 부인(이소정▪구원영)을 접근시켜 루이를 방탕한 사치와 향락의 세계로 이끈다. 몽테스팡은 강렬한 야망을 지닌 루이14세의 정부로 흑 마법까지 동원하여 루이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소유욕 강한 여인이다.

신성록 루이는 ‘손짓만으로’란 넘버를 공개했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악녀 이소정 몽테스팡 부인의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손길이 돋보였다. 이 장면에선 루이의 동생 필립(정원영▪ 김승대)이 함께 등장해 왕족으로서의 권력보다 자유로운 인생을 중요시하는 리드미컬한 손짓과 몸짓을 선보이게 된다. 섭정으로 혼란스러운 프랑스 정세를 안타까워하며 권력에 대항해 시민군을 주도하는 보포르 공작 배우 김성민과 조휘는 ‘모두 일어나’와 ‘하늘과 땅 사이’ 넘버를 시연했다.

순수한 사랑, 강렬한 사랑에 이어 루이에게 찾아온 세 번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다. 자신과 정략결혼을 한 왕비의 시녀였던 프랑소와즈(윤공주▪김소현)의 훌륭한 인품을 눈여겨 보던 루이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춘 그녀에게 점점 이끌리고, 왕으로서 짊어진 형식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진정한 사랑을 향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베르사이유 궁이 완공되고 프랑소와즈에게 청혼을 하면서 부르는 루이의 넘버 ‘인생이 간다’를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 공개 행사가 끝났다.

박인선 연출은 “프랑스 현지 공연이 5000석 이상의 아레나 버전이라면, 뮤지컬 '태양왕' 한국 초연은 프로시엄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될 것이다”며 "원작의 스펙타클은 유지하되 극적인 요소는 최대한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원작자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고 있음“을 전했다.



■ 프랑스 뮤지컬의 결정체가 궁금하다면 <태양왕>을 만날 것

루이14세에게 헌정된 뮤지컬 <태양왕> 한국 초연은 총 7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프랑스 대작 뮤지컬의 위용을 갖췄다. 베르사이유 등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프랑스 왕실을 완벽히 재현할 계획이다. 여타의 여배우 역할이 의상체인지가 많은 것과 달리 사치와 향락을 즐겼던 루이14세는 무대의상만 15벌에 달한다.

이 외에도 300여 벌이 넘는 의상과 웅장한 무대를 바탕으로 프랑스뮤지컬 특유의 감성적인 음악과 절도 있는 군무가 어우러져 방대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특히, 팝적인 요소가 강한 넘버들의 특성에 맞춰 발레, 아크로바틱, 폴댄스까지 현대적인 감각의 안무가 더해져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특히 무대기술팀은 뮤지컬 ‘태양왕’의 화려한 볼거리들 중 단연 압권인 플라잉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더블 브레이크 모터 시스템을 사용하여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였다. ‘태양왕’은 '리프트켓 키네시스(체인모터 시스템의 일종)'와 엘리베이션(모터 오토 컨트롤러) 시스템의 도입으로 각 개별로 모터를 정확히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메모리는 물론 모든 작업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뮤지컬 <태양왕>의 가장 큰 특성은 '음악 전체가 주제, 도입, 전개, 클라이막스가 있는 극적 요소를 포함한 영화 사운드트랙처럼 만들어진 점'이다. 강력한 락 사운드를 바탕으로 클래식, 재즈, R&B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섞어 더욱 웅장한 사운드를 연출해 낸다. 15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달성한 프랑스 뮤지컬 음악의 결정체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반가운 소식이 한 가지 더 있다. 한국 공연에서는 보통 MR(Music Recorded, 반주만 녹음된 음악)로 진행되는 다른 프랑스 뮤지컬과 달리, 원미솔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11명의 연주자가 직접 다양한 사운드를 담은 멀티 트랙을 연주한다.

<태양왕> 한국 공연의 제작사인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와 ㈜이엠케이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는 “뮤지컬 ‘태양왕’은 한 시대를 화려하게 풍미한 루이 14세의 사랑과 인생을 담은 작품”이라며 “프랑스 왕실을 재현하기 위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전문 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허영옥, E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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