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준 겹치기 출연, 제작진들은 당혹스럽겠지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배우 손호준에게 난데없는 ‘겹치기 출연’ 논란이 터졌다. 오는 30일부터 첫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 촬영에 참여한 손호준이 tvN <삼시세끼>에 합류하게 되면서 나온 논란이다.

사실 장근석이 하차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하지만 세금 논란으로 장근석이 하차하면서 <삼시세끼>는 커다란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마침 게스트로 촬영했던 손호준이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성실하고 착하고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그는 최근 예능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대주가 됐다.

손호준이 이렇게 주목된 것은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컸지만, 그것이 인연이 되어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에 합류하고 이어서 <삼시세끼>에 게스트로 연달아 출연하면서 생겨난 독특한 그의 매력 덕분이다. 그는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과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기서 느껴지는 순수함과 선함은 손호준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모습에서조차 호감을 이끌어냈다.

어찌 보면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그래서 손호준이라는 괜찮은 인물의 성장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다. 신원호 PD에 발굴되어 한 식구라고 할 수 있는 나영석, 신효정 PD로 이어지게 된 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최근 방송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예능’에 적합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에 손호준이 합류하게 된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 금요일 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정글의 법칙> 제작진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의도한 일은 아니지만 어찌 어찌 흘러가다 보니 손호준은 같은 시간대의 다른 두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다. 손호준이나 나영석 PD 입장에서는 미안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손호준도 나영석 PD도 <정글의 법칙> 제작진들에게 미안함을 얘기했다.



‘겹치기 출연’이라는 표현이 가진 뉘앙스는 부정적인 인상을 더 많이 남긴다. 그것이 잘한 일이라는 건 아니지만 이번 일은 특별한 의도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되지 못할 일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겹치게 된 부분에 대한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아쉬움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논란이 될 만큼 큰 사안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손호준이 메인은 아니라는 점도 이런 과한 논란에 의구심을 남긴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시청자들이 손호준을 그만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시청자들은 <삼시세끼> 강원도편에서 주목받았던 손호준을 어촌편에서도 보고 싶어 한다. 그 낯선 어촌 환경에서 그는 또 차승원, 유해진과 어떤 흥미로운 관계를 보여줄 것인가. 또 시청자들은 이 괜찮은 남자의 ‘정글 생존’의 모습도 궁금하다. 그는 <정글의 법칙>을 통해 어떤 매력을 보여줄 것인가. 이번 논란에 옹호 의견이 다수를 이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작진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얘기일 수 있겠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손호준이라는 괜찮은 인물을 두 프로그램에서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청률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콘텐츠가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tvN, 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