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진실공방, 폭로는 쉬워도 해명은 어렵다

[엔터미디어=정덕현] 김준호가 장문의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 23일 디스패치가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거래내역을 근거로 김준호가 회사를 회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 주장이 일부분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를 낸 것에 대한 반박자료다. 무려 11장이 넘는 보도자료에는 디스패치의 보도가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디스패치가 제기한 의혹은 총 다섯 가지. 그것은 1) 김준호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적금을 깼고 4억 원을 빌렸다고 했지만 통장거래내역에는 그 입금사실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고 2) 도주한 김우종 대표가 가져간 1억 원이 마지막 희망이었다고 한 말과 달리 통장잔고에는 더 많은 돈이 찍혀있었다는 것이며, 3) 무리한 외식 사업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외식사업으로부터 수익을 가져가 세월호 사건 이후 휘청하던 회사가 유지됐다는 것이고 4) 김준호가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에 수익의 10%씩을 준다는 것이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근로소득을 가져가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또 법인카드도 사용했다는 것이며, 5) 회사의 회생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주주들을 찾아가 폐업동의서를 서둘러 받는 등 사실상 폐업을 종용했다는 의혹이다.

김준호가 낸 보도자료는 이 모든 내용들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걸 다양한 회사 내부 자료를 동원해 반박하고 있다. 즉 1)의 내용은 “내가 직접 요청하여 빌린 4억 원에 대한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모씨의 지분 담보설정이 사기였기에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요청한 4억 원은 결국 코코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개인 빚으로 상환을 약속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즉 회사 통장거래내역에는 김우종 대표의 입금사실로 기록되어 있지만 사실 김준호가 요청해 김우종 대표의 지분 담보설정으로 빌려서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 실상은 자신이 빌렸고 결과적으로는 그 담보설정이 사기이기 때문에 그가 책임지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2) 디스패치가 당시 코코의 통장에 1억 이상이 있었기 때문에 파산절차에 들어갈 수준은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준호는 “11월말 기준 코코엔터테인먼트가 지급해야할 임직원 급여, 연기자 계약금, 연기자 미정산금은 총 8억여 원으로 현금흐름 측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김우종 대표가 횡령 사기 배임한 금액이 무려 36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1억 원 남짓으로 회생 가능성을 얘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게다가 보도자료는 디스패치가 공개한 통장 내역이 입금한 부분만 들어가 있을 뿐, 출금 내역이 나오지 않아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즉 일부만 발췌해 보여줬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일부 자료만 발췌한 언론의 의도가 궁금해질 수 있는 일이다.

3) 오히려 외식사업을 통해 세월호 사건 이후 어려워진 코코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코코로부터 외식 자회사들로 유출된 자금 내역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2014년 9월말 장부 기준으로 보면 이렇게 유출된 자금이 27억 7천여만 원에 달했고 유입된 자금은 총 8억 7천여만 원으로 결과적으로 보면 19억여 원이 코코에서 외식 자회사로 유출된 자금이라는 것. 여기에 회계실사에서 김우종 대표는 외식 자회사 코코푸드시스템을 통해 6억3천여만 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고소절차를 취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외식사업은 코코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유출해갔다는 것.



4) 김준호가 계약서도 없이 회사에 10%씩 줬다는 내용은 사실상 에이전트 계약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즉 본래 김준호가 콘텐츠 대표라는 직책이 있어 자신의 활동 부분에 대해서는 코코엔터테인먼트와 에이전트 계약으로 하는 것으로 정리되어 있었고(다만 계약서는 김우종 대표가 차일피일 미뤄 작성되지 않고 대신 계약조건만 이행됐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벌어들인 일정 부분의 활동 수익 역시 그렇게 코코에 입금되었다는 것이다.

또 법인카드로 매달 300만 원 정도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용도로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유류비 및 콘텐츠 영업제반비용과 연기자 관리를 위한 매니저의 활동비로 쓰여진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모씨는 월평균 1000만 원 이상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였고, 타 임원들 또한 월 평균 300만 원 이상의 법인카드 지출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5) 회사의 회생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주주들을 찾아가 폐업동의서를 서둘러 받는 등 사실상 폐업을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체당금 신청이 지연돼 직원들이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어 등기이사들과 만남을 통해 신속한 폐업을 신청하겠다는 확인을 받고 직원들에게 통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코F&B (제시카키친)는 세무서에 폐업증명을 신청하여 현재 체당금 수령 절차를 밟고 있으나 코코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노동지청에 출석요구를 거절한 등기이사로 인해 체당금 수령이 지연되고 있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또한 김준호는 김우종 대표가 파산전문가들에게 오피스텔과 고급 차량을 제공하며 파산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걸 자료를 통해 보여줬다. 오히려 김우종 대표는 회생은 관심도 없었고 파산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에 모든 악의성 제보는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모씨의 옹호 세력으로 추측 되는 바”라고 밝혔다.

김준호가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한 자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억울한 위치에 놓이게 된 입장을 밝히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읽어내게 된다. 즉 보도라는 것이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들어보고 전달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폭로하듯이 내놓는 것으로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폭로는 쉬워도 이에 대한 반박이나 해명은 어렵다. 여론은 한 번 기울어지면 쉽게 되돌아오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마지막으로 주주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걸 재차 확인했다. 사실 액면의 내용을 보면 지금의 여론 상황은 다소 이상하게 흘러가는 면이 있다. 즉 결국 회사를 망하게 만들고 돈까지 빼돌려 도주한 김우종 대표에 대한 질타는 잘 보이지 않고 대신 김준호가 나서서 했던 말들에 대한 의혹제기만 있는 셈이니 말이다. 이것은 다분히 사안의 핵심보다 더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김준호라는 연예인에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말을 전도시키는 일부 여론의 흐름은 정당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김준호의 반박자료로 이 진실공방의 공은 다시 디스패치 쪽으로 넘어가게 됐다. 과연 디스패치는 어떤 반박자료를 내놓을까. 만일 그 반박자료가 다시금 명확한 어떤 사실을 증명한다면 김준호의 반박은 오히려 역풍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반박자료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 문제는 언론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다.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연합뉴스TV,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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