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그리스에 가기도 전에 반응 폭발한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tvN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은 첫 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겨버렸다.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10%, 최고 12.5%를 기록한 것. 보통 첫 회 시청률이란 전작을 통한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 거기에는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이고 <삼시세끼>를 통해 확고하게 구축된 나영석 PD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 또한 들어있다.

‘그리스편’이지만 그리스는 아직 가지도 않았다. 경유지인 두바이에 내려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 아쿠아리움, 두바이 음악분수 등을 보면서 새로운 초보 짐꾼으로 들어온 최지우의 면면에 첫 회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여기에 대해 이서진과의 썸에 집중하느라 할배들의 이야기가 너무 뒷전으로 밀려난 건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이건 첫 회가 가진 특징 때문일 것이다.

이번 ‘그리스편’의 첫 회는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최지우가 처음 초보 짐꾼으로 들어왔으니 프로 짐꾼인 이서진과 또 할배들 사이의 좀더 편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게 여행의 시작이 될 것이니 말이다. 또 이것은 새로 들어온 인물에 대한 당연한 배려이면서 이번 여행의 착수점이기도 하다. 최지우라는 변수를 통해 앞으로 ‘꽃할배’들의 여행이 이전과는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만들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재미있는 여행도 똑같은 관점과 이야기를 반복하면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꽃보다 할배>는 이미 파리, 대만, 스페인을 다녀왔다. 그리고 이제 그리스로 떠난다. 그러니 늘상 청춘에 대한 이야기만을 반복할 수도 없는 일이고, 연기 인생에 대한 어르신들의 생각을 또다시 듣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 꽃할배 4인방과 이서진이라는 상수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줄 최지우라는 변수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살짝 맛보기로 보여준 여행을 통해 보면 최지우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즐거움’이다. 최지우라는 밝은 에너지가 들어가 웃음꽃이 피어나는 여행은 이번 그리스편에서 어르신들이 가질 특별한 정서적 체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지우라는 변수는 또한 이서진이라는 프로 짐꾼의 면면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가능케 한다. 사실 제작진에게 투덜대면서도 어르신들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이서진의 모습은 지금껏 계속 봐왔던 것들이다. 그 얘기를 또 반복한다는 건 자칫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니 최지우라는 처자와 이서진이라는 남자가 여행을 통해 어떤 달달한 관계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는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시선은 분명 이 여행의 신선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최지우라는 변수의 투입은 그 캐스팅이 되면서부터 이미 이번 여행에 대한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나영석 PD의 저력을 느끼게 만든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끌게 만드는 캐스팅은 그의 프로그램이 왜 시작부터 반응을 폭발시키는지를 잘 알려준다.

기존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변함없는 기대감을 유지하면서도 최지우 같은 새로운 인물 투입을 통해 또 다른 새로움의 갈증을 채워주는 방식. 이것은 나영석 브랜드가 견고하게 자리 잡은 이유를 들려준다. 이제는 그래서 나영석 PD가 만들면 일정부분의 재미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있는 눈치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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