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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황석정에게 이렇게까지 열광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5-06-05 12:57 ]


백종원·황석정, 어떻게 가장 뜨거운 스타가 됐나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2014년 상반기의 가장 뜨거운 스타는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과 천송이(전지현)였다. 그들은 각각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이자 지구에 살지만 아무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까칠한 슈퍼스타였다. 1년이 지난 지금 2015년 텔레비전 속의 가장 뜨거운 주인공은 너무나 쉽게 스파게티를 뚝딱 만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나 혼자 살지만 까칠하지 않은 여배우 황석정이 아닌가 싶다.

물론 2015년 이전에도 두 사람은 각각의 영역에서도 뛰어난 재량을 보여주는 인물들이었다. 백종원은 요리연구가인 동시에 한국에서 크게 성공한 유명 외식사업가 중 한 명이었다. 황석정은 몇 년 동안 KBS <비밀>의 산드라 황, TVN <미생>에서 재무부장을 연기하며 분량은 적지만 저 배우가 누굴까 궁금증을 느끼게 하는 배우였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갑작스레 2015년의 뜨거운 스타가 된 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백종원은 최근까지 여배우 소유진의 슈가대디 같은 남편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백종원은 요리와 진짜 설탕 그리고 식재료인 고추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미생>의 얼굴은 못생겼지만 몸매는 예쁜 재무부장으로 확실하게 얼굴도장을 찍은 황석정도 마찬가지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자연 그대로 눈을 뜨는 아침장면이 노출되면서 그녀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그런데 2015년의 뜨거운 스타인 두 사람 모두 공유하고 있는 매력 포인트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웰빙 라이프’가 아닌 ‘그냥 편히 사는 삶’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성공한 사업가라는 타이틀과 달리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백종원은 시종일관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슈’나 ‘~유’로 끝나는 사투리는 느릿하지만 정겹다. 물론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네티즌을 반죽 주무르듯 밀고 당기며 노는 솜씨가 보통은 아니지만 말이다.



더구나 백종원의 요리 비법 역시 특별하거나 새로운 건 아니다. 혹은 웰빙 라이프를 위해 건강에 좋은 식재료가 무엇인지 강연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비타민음료로 샐러드드레싱을 대신하는 괴상한 모험 역시 하지 않는다. 그는 그냥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간장, 고추장, 참기름, 설탕, 신김치 등등을 조합해도 입안에 침 고이는 쉽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려줄 따름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따라할 수 있는 맛있는 요리를 위한 1%의 팁을 알려준다고나 할까.

황석정의 경우 얼굴을 알린 건 <미생> 쪽이 크지만 그녀의 개성이 드러난 건 KBS <비밀>을 통해서였다. <비밀>에서 짝퉁 물건의 대모 산드라황은 그 특유의 요란한 패션은 물론 살짝 정신 나간 듯 우아한 태도와 말투가 배꼽 잡는 캐릭터였다. 도대체 저 독특한 분위기의 배우가 어디서 왔을까 싶은 인물이었다.

<미생> 이후로도 황석정은 <식샤를 합시다2>나 최근 SBS의 <가면>을 통해 감초연기자로서의 폭을 넓혀가는 추세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의 감초 캐릭터와는 별개로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이제는 그녀 자체가 어느새 캐릭터로 다가왔다.



물론 그 캐릭터는 실생활에서는 익숙한 인물이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쉽게 보이지 않던 유형의 인물이다. 바로 남들 눈치 안 보고 제멋에 살지만 그래서 더 인간미가 느껴지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마치 <나 혼자 산다>에서 황석정이 직접 싼 투박하고 큼지막한 김밥처럼 말이다. 더구나 황석정은 특유의 느릿하고 낮은 목소리로 지난 시절의 힘들었던 세월들을 가식적인 눈물 뚝뚝이 아니라 꾸밈없는 웃음 큭큭으로 전달할 줄 아는 재주를 지녔다. 그런 까닭에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김밥을 싸는 김밥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이나 외모에 대한 편견으로 놀림 받던 시절의 일들이 짠하지만 웃음 터지는 개그로 다가온다.

그런데 백종원과 황석정 두 사람이 보여주는 ‘편안함’ 코드를 따라가다 보면 반대로 2015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각박한 삶이 읽히기도 한다. 초능력을 갖춘 외계인과 도도한 여배우도 필요 없다. 까다롭게 골라먹고 악착같이 운동해야 잘 사는 웰빙과 상류 1퍼센트의 삶을 꿈꾸는 장밋빛 환상도 시들해졌다. 이 시대에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그저 내일의 걱정 없이 지내는 편안한 삶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사는 즐거움조차 누리지 못하는 세상에서 대중들은 TV 속의 캐릭터들을 통해서나마 겨우 편안함을 공급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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