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싱스타' 이덕화, 이소라의 도움이 절실하다

[서병기의 프리즘]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이하 댄싱스타)는 금요일 밤 동시간대 최강 콘텐츠다. MC인 이덕화(59)는 안정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애드립을 활용해 생방송을 대처해나가는 노련함과 순발력도 연륜이 있어서인지 괜찮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살려준다는 평가를 얻기도 한다.

이덕화는 80년대 중후반 MBC 쇼버라이어티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MC로 이름을 날렸다. ‘부탁해요~’라는 느끼한 코멘트는 유행어가 됐다. 이덕화는 이런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댄싱스타’를 보는 층이 중년들도 적지 않아 이덕화의 MC 기용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우 좋아, 덕화는 이 시간이 제일 좋아” “아우 좋아 김규리” “(탈락자 발표에 들어가며) 이 시간 너무 싫어, 이건 안하면 안돼” “오상진씨, 속상하다~” 같은 애드립이 너무 느끼하다.

시청자들은 80년대 진행법을 고수하는 이런 이덕화식 진행에 대해 “80년대식 촌스러운 진행”“너무 느끼하고 거북하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정감있다” “부드럽고 유연하다” “흐믓하다” “귀엽다”는 전혀 상반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사람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으니 이덕화의 진행법을 좋다, 안좋다는 식으로 단정짓기는 여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이덕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 차원을 너머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애드립은 적당할 때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되기 쉽다. 이덕화는 애드립이 과한 차원을 너머 심사나 분위기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듯한 인상이다.이덕화가 배려 없이 공동MC인 이소라의 말을 잘라먹는 건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만 심사위원을 질책하는 듯한 사회자의 발언은 진행자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다.

네 번째 방송인 지난 1일 황선우 심사위원에게 계속 “짜게 준다”면서 너무 한다느니, 혹평이라느니 하고 말했다가 제 말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는 발언 자체가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이다.

또 제시카 고메즈에게는 연기를 잘 하겠다면서 “내가 회장으로 있는 연기자협회에 등록부터 해라”고 말하는 등 진행마다 사족을 달기도 했다. 새로 산 시계임을 밝히면서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라고 계속 말하는 것도 군더더기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는 심사위원의 평가에는 개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MC인 이덕화는 “너무 짜게 준다”며 강요하고 참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댄싱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MC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욱 조심하며 객관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시청자의 문자투표까지 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이나 시청자의 심사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문자투표의 비중이 심사의 50%나 차지하기 때문에, 그래서 지난 1일 실수를 많이 한 이봉주조나 오상진조보다 훨씬 좋은 무대를 보여준 김동규조가 탈락하는 현상이 나오기 때문에 진행자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이덕화는 8일 방송에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하지만 생방송에서 진행하며 짝다리를 짚고 한쪽 손은 심사위원대에 올린 자세로 진행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거슬린다.
 
공동MC인 이소라도 충분한 준비와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인터뷰에서 질문을 던져놓고 성의있게 듣는 것 같지도 않는 등 진행이 산만하다. 시간에 쫒겨서인지 여유를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이덕화의 간결한 애드립을 특징으로 하는 중립적인 진행과 열심히 준비한 도전자에게 호응하면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소라의 진행이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기자 > wp@heraldm.com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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